토요타 시에나는 북미 전략모델이다 . 토요타 북미법인이 직접 개발했고 생산도 북미에서 이뤄진다 . 1997년 토요타 캠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 하고 탑승자에게 편안한 거주성을 제공하는 미니밴이다 . 2006년 북미에서 16만대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누린 시에나는 SUV 인기로 다소 판매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그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 2014년에 총 14만 6천여 대가 팔리며 경쟁모델인 혼다 오딧세이 (11만 9천여 대 ), 크라이슬러 타운 앤 컨트리 (13만 8천여 대 )를 누르고 미국(캐나다 제외) 미니밴 시장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
국내엔 2010년 데뷔한 3세대 모델이 2011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3세대의 부분변경 모델로 내외관의 디자인 변화를 줘 상품성을 강화한 모델이다 . 특히 이번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외관보다 내관에 힘을 실어 실내 공간 활용성을 중시하는 모델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이 큰 특징이다 . 현재 시에나는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3.5 리미티드 트림과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3.5 리미티드 AWD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 . 이번에 시승한 트림은 3.5리미티드 AWD다 .
큼직큼직하고 볼륨감 넘치는 외 관
시에나의 전장 /전폭 /전고 (mm)는 5,085/1,985/1,790이며 축거는 3,030mm에 이르는 7인승 미니밴이다 . 미니밴의 목적은 뚜렷하다 . 넓은 실내 공간과 좌석의 자유로운 배치로 실내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전면부 디자인은 부분변경 전 캠리와 많은 디자인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 . 부메랑을 연상시키는 프론트 그릴과 눈매가 한껏 치켜 올라간 헤드라이트가 조화를 이룬다 . 헤드라이트에는 새롭게 주간주행등이 장착됐다 . 범퍼는 뚜렷한 라인이 없이 풍만함을 강조하고 있다 .
5미터가 넘는 미니밴답게 옆모습에서 풍기는 덩치가 상당하다 . 특히 큼직큼직한 창문은 이를 더욱 배가시킨다 . 2열 도어는 전자동 슬라이딩 도어 방식이다 . 문의 두께도 상당해 측면 충격에도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 휠은 기본적으로 18인치가 장착돼 있으며 펑크가 나도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 장착됐다 . 이로 인해 스페어 타이어 공간을 비워 적재함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 커다란 차제로 다소 둔해 보일 수 있는 뒷모습에 스포일러를 장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준다 . 이 스포일러 속에 리어 와이퍼를 숨겨 깔끔한 뒷모습을 완성했다 . 리어램프 주변을 검은색 마감재로 둘러 이전 모델과 소소한 디자인 차이를 보여준다 .
운전자 중심의 새로운 인테리어와 우수한 2 열 착좌감
이번 부분변경 모델의 가장 큰 변화점은 실내다 .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 계기반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변경됐다 .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방식이다 . 은색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마감을 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 계기반도 클래식한 형태로 변경됐다 . 좌측엔 엔진회전계 , 우측에 속도계가 위치하며 가운데는 정보 확인 LCD가 위치하는 전형적인 자동차 계기반형태다 .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두 개의 LCD표시창과 공조버튼 , 기어 시프터는 운전자를 향해 기울어져 있어 시안성과 조작편의성을 높였다 . 인포테인먼트는 조작은 터치식으로 바뀌어 센터페시아 버튼 수를 줄여 깔끔히 정돈했다 . 룸미러 쪽에는 조명장치와 양쪽 슬라이딩 도어를 여닫을 수 있는 버튼이 달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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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7명이 탈 수 있는 2-2-3의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 2열의 독립된 2개 시트는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연상시킬 정도다 . 좌석 하단부에 다리 받침대가 있다 . 최대 650mm 앞뒤로 슬라이딩 되며 약 40도 정도 시트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다 . 3열은 3명이 앉을 수 있고 60:40으로 접히는 구조다 . 성인남성은 2명 정도 앉을 수 있는 , 그리 넓다고 할 순 없지만 여성이나 아이들이 앉기엔 부족함이 없다 . 유아용 시트도 2열과 3열 2개씩 총 4곳에 장착할 수 있다 . 적재함은 꽤 깊다 . 이곳으로 3열 시트를 접어 넣을 수 있어 접었을 시 위로 튀어 나오는 부분을 최소화 했다 . 공간 활용을 중요시 하는 미니밴답게 좌석 곳곳에 수납공간을 마련했고 10개의 컵홀더를 구석구석 배치했다 .
조용하고 꾸준한 가속력 ,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과 만나다
시에나에는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 이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만나 최고출력은 266ps, 최대 토크는 33.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 시에나의 공차 중량은 2.1톤 정도며 다수의 승객과 화물을 싣는 경우가 많은 미니밴 활용목적으로 보면 토크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진다 . 복합연비는 리터당 8km대를 갈 수 있다 . 국내 미니밴 시장의 강자인 기아자동차 카니발은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가솔린 엔진만 출시된 시에나에게 다소 불리한 점으로 작용된다 .
자동차 브랜드별로 유독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있다 . 토요타와 렉서스의 경우는 바로 정숙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 시에나 역시 브랜드가 강조하는 주행 정숙성에 맞춰져 있어 주행 간 소음 유입이 상당히 억제돼 있다 . 국내에서 SUV나 미니밴에 디젤엔진 장착 모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연비와 토크면에 디젤엔진은 장점이 있지만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이런 면에서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시에나는 큰 이점이 있다 . 특히 가족 구성원이나 뒷좌석 승객의 이용이 많은 미니밴의 특성상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감은 장거리 이용 시에도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
운전석에 앉으면 비행기 조종석에 앉은 것처럼 운전자 주위에 스티어링 휠 , 기어 시프터 , 공조장치 등이 둘러싸고 있다 . 특히 운전자 쪽으로 기운 기어 시프터는 위치도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 높이와 비슷해 운전 중 조작하기 정말 편리했다 . A필러가 조금 두꺼워 전방 시야는 조금 답답하지만 양측 창문이 워낙에 크고 널찍해 이를 보완한다 .
초기 거동은 조용한 실내와 어우러져 상당히 부드럽게 이어진다 . 평소 접하던 디젤엔진 기반 미니밴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에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다 . 운전자보다 승객에 초점을 맞춘 미니밴답게 가속페달 응답성도 상당히 느긋하며 얌전하게 속도를 올린다 . 가성비가 좋은 맥퍼슨 스트럿 (전 )과 토션 빔 (후 ) 방식을 사용한 서스펜션은 말랑하게 세팅돼 편안한 승차감을 전해준다 . 속도를 점점 밀어 부쳐도 토요타 자동차 특유의 조용한 실내는 이어진다 . 우람한 차체로 인해 풍절음이 심할 법도 한데 시속 120km 부근까지는 확실히 외부 소음을 막아낸다 . 가속페달을 급하게 밟지 않는 이상 엔진음도 귀에 거슬릴 정도로 크게 들리지 않는다 . 최고속력은 시속 180km로 제한돼 있다 . 연비는 디젤 엔진기반 모델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편이다 . 시승간 주로 1인 혹은 2인 구성으로만 승차했는데 평균연비는 리터당 7km 초반대를 유지했다 . 도심 구간의 시승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비는 좋지 않은 편이다 .
독립된 2개의 시트로 인한 2열 공간은 시에나 좌석 중 가장 우수하다 . 시트 포지션이 조금 높게 돼 있어 전방 시야가 좋고 좌우 암레스트와 다리받침대가 달려 있어 비지니스석 못지않은 편안한 착좌감을 준다 . 3열 시트 역시 크게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다 . 시트 기울기 적당히 누워 있어 장시간 앉아 있어도 편안함을 준다 . 다만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시 긴 차체로 인한 출렁거림이 온 몸으로 전해진다 . 3열 좌우 창문은 운전석에서 조절 가능한 틸트창으로 구성돼 답답함을 줄여준다 .
시에나는 가솔린 엔진 기반으로 디젤 엔진기반 미니밴에 비해 월등한 실내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감 , 북미 전략모델답게 큼직한 창문과 넓은 실내로 우수한 거주성의 장점을 갖췄다 . 또한 6개의 기본 에어백을 포함해 무릎 에어백 , 동반석 시트쿠션 에어백 등과 사각지대 감지장치 , 후측방 경고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 ·편의 사양을 갖췄다 . 하지만 국내 시장 반응은 냉랭한 편이다 . 시에나는 2011년 국내 판매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약 2천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 매달 4천대가 넘는 판매량을 보이는 기아자동차 카니발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 한발 더 나아가 기아자동차는 지난 3월 30일 시에나와 좌석구성이 같은 7인승 카니발 리무진 모델을 출시했다 . 확대되는 미니밴 시장에서 한국 토요타가 이 난국을 극복하고 시에나를 어떻게 어필할지 궁금하다 .
글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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