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폭스바겐 코리아는 2015년 마수걸이 모델로 2세대 투아렉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 투아렉은 2002년 그룹 계열사인 포르쉐의 첫 번째 SUV 카이엔의 출시와 함께 등장한 대형 SUV다 . 투아렉은 폭스바겐과 아우디 , 포르쉐가 공동으로 개발한 모델로도 유명하며 ‘스포츠카처럼 핸들링 할 수 있는 오프로더 ’라는 개발 목표로 완성된 모델이다 . 이러한 개발 목표에 맞게 투아렉은 ‘지옥의 랠리 ’라 불리는 다카르 랠리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
최근 폭스바겐 투아렉이 주목 받는 이유는 프리미엄 SUV 시장 확대에 있다 . 포르쉐의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해내고 있는 카이엔은 출시 초기 만해도 ‘포르쉐 변절 ’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골수팬들에게 큰 미움을 받았다 .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간 고성능 GT카나 스포츠모델에만 집중하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 다퉈 카이엔을 벤치마킹해 고급 SUV 개발과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 투아렉은 포르쉐의 카이엔 뿐 아니라 아우디의 Q7, 앞으로 등장하게 될 벤틀리 벤테이가까지 상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모델이다 .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2011년 등장한 2세대 투아렉의 부분변경모델로 V6 3.0리터 디젤엔진이 올라간 V6 3.0 TDI BMT 프리미엄 트림이다 .
폭스바겐 패밀리룩으로 통일한 내 · 외관
날고 기는 카이엔이나 Q7과 같은 형제 모델과 비교하면 투아렉의 디자인은 과묵하게 중심을 잡으며 집을 지키는 장남과 같은 이미지다 . 화려하게 기교를 부리지 않았지만 내실이 꽉 찬 모습이다 . 전면부는 최근 폭스바겐 브랜드의 패밀리룩으로 자리 잡고 있는 좌우로 길게 뻗은 프론트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띤다 . 범퍼 하단부에도 이 가로형 크롬 그릴을 추가했고 두꺼운 한 줄의 크롬 라인이 차제를 두르고 있고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라이트와 주간 주행등이 적용됐다 . 옆모습은 티구안을 부풀려 놓은 듯 한 모습이다 . 뚜렷한 캐릭터 라인 없이 면으로 다듬은 옆태는 단정하고 잘 정돈된 이미지를 준다 . 뒷 창문쪽에는 스포일러가 추가 됐는데 R라인의 경우 이 스포일러의 깊이가 좀 더 깊다 . 뒷모습은 유선을 통해 볼륨감을 잘 살렸다 . 특히 D필러 라인과 동글한 리어램프의 디자인이 이를 더욱 강조한다 . 배기구는 양쪽에 하나씩 달려 있다 .
내부 역시 폭스바겐 모델과 큰 틀을 같이 한다 . 외관에서 느낀 좌우 대칭의 미가 잘 살아 있다 .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방식이다 . 센터콘솔에는 몇 안 되는 랠리에서 검증된 SUV답게 운전행태와 지형에 맞게 서스펜션을 조절할 수 있는 조그 다이얼이 위치한다 . 이번 투아렉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새롭게 장착됐다 . 타 독일브랜드와 달리 직접 화면을 터치하며 조작할 수 있는 점은 편리하나 맵의 그래픽이나 사용법에 대해 아쉬움이 많다 . 대시보드와 도어 쪽 내장은 우레탄 재질과 플라스틱으로 마무리 됐다 . 실내 전장과 필러를 덮고 있는 천재질과 통일감을 이루며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글로브박스 위 플라스틱 재질은 고급스러운 통일감을 해치는 옥에 티다 .
뒷좌석은 차체에 비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시트 포지션이 꽤 안락하다 . 2단계로 2열 시트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장거리 주행 시 피로감을 줄여준다 . 또한 양쪽 2열 창문에 기본적으로 수동 햇빛 가리개를 부착해 열차단과 사생활 보호에 유용하다 . 적재함은 자동으로 여닫힌다 . 모션감지를 통해 뒷범퍼 밑으로 발을 내밀면 자동으로 트렁크 도어가 열리는 기능도 추가했다 . 기본 적재용량은 580리터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642리터까지 늘어난다 .
고속 주행 시 실내 정숙성은 대형 SUV 중 손꼽을 정도
시승차에는 3.0리터 V6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방식의 TDI엔진과 8단 팁트로닉 변속기가 사용됐다 . 최고출력 245마력 (4,000~4,400rpm), 최대토크 56.1kg·m(1,750~2,25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 투아렉은 전장 /전폭 /전고 /축거 (mm)가 4,801/1,940/1,709/2,893이며 공차중량이 2.4톤 달하는 우람한 몸집을 자랑한다 . 하지만 실용영역에 최대 토크가 집중돼 있어 가뿐한 초기 거동을 보여준다 .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7.6초 정도로 우수하며 복합연비는 리터당 10.9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
운전석에 오르며 확 트인 시야와 넓게 펼쳐진 대시보드 , 센터페시아를 마주할 수 있다 . 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기반의 SUV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내부로 디젤엔진 소리가 유입되지 않는다 . 이는 시승 간 지속된 부드러운 가속페달 반응과 어우러져 플래그십 세단과 같은 주행감각을 선사한다 . 변속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순식간에 스포츠카로 돌변한 듯 까랑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
전후 에어서스펜션의 적용으로 모드변화에 따른 승차감 차이가 극명히 갈린다 . 서스펜션은 스포츠 , 노멀 , 컴포트로 조정할 수 있으며 스포츠모드로 주행 시 차고가 25mm정도 낮아지고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면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상쇄시킨다 . 서스펜션 모드와 함께 차고를 주행도로에 맞게 변경할 수도 있다 . 투아렉은 최대 300mm까지 차고를 높일 수 있어 오프로드 주행 시 유용하며 시속 140km 이상으로 주행하면 자동으로 차고가 낮아져 고속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
투아렉에는 시속 7km 이하로 떨어지면 엔진이 정지되는 스타트 -스톱 시스템과 정속 주행 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과 기어의 연결을 끊어 연료의 추가적인 공급이 없이 주행이 가능한 코스팅 모드가 추가됐다 . 코스팅 모드는 타력주행으로 연료 소비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인데 다시 가속페달을 밟아도 주행 속도와 rpm에 맞게 기어를 선택해 이질감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 시승 간 연비는 리터당 8.9km 대를 유지했다 . 짧은 시승 구간과 시간을 감안한다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
폭스바겐 투아렉은 엔진 스타트 -스톱 기능과 코스팅 기능을 추가해 연료 소비효율성을 향상시켰고 개선된 에어 서스펜션과 고품질의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해 상품성을 높였다 . 또한 넓고 편안한 실내와 프리미엄 SUV 못지않은 탄탄한 기본기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 하지만 지난 1월 출시 당시부터 폭스바겐 코리아는 소비자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 정작 중요한 유로 6 디젤엔진 교체는 미뤄두고 값비싼 장신구만 잔뜩 두른 채 비싸진 가격으로 똑똑해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 했기 때문이다 . 올 9월부터 국내 시장에도 유로 6 규정이 적용된다 . 6개월 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폭스바겐 코리아는 투아렉을 통해 원하는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
글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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