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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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뉴 푸조 508, 플래그십의 프렌치 스타일 해석



지난 11월 17일 푸조의 한국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주)는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 뉴 푸조 508을 런칭했다. 푸조의 CUV인 2008이 받은 관심을 이어나가려는 듯 보도자료에서도 “푸조 2008의 열풍을 잇는 고품격 프렌치 프리미엄 세단”임을 앞세웠다. 한불모터스로서는 오랜만에 찾아온 관심의 끈을 놓치지 않고 이어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새롭게 바뀐 푸조 508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 였다. 근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국내에 출시된 것이다. 



자동차는 그 나라의 문화와 기술력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단면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평등·박애를 국가이념으로 삼는 프랑스의 푸조는 모든 세그먼트의 자동차들이 과시적이지 않고 실용적이며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푸조의 508은 플래그십이면서도 독일 3사의 플래그십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탈리아산 천연가죽을 쓰지도 않았고, 엄청난 엔진 배기량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고유의 품격은 그대로 살아있다.





기능에 충실한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푸조 508은 세대변경 모델이 아니라 부분변경 모델로 외관을 비롯해 많은 부분에 개선을 거친 모델이다. 특히 전면부의 변화를 헤드램프를 중심으로 강한 인상을 남길 만큼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좀 더 확실하고 또렷한 인상으로 바뀌었다는 것인데, 크기에서도 전장은 늘어나고 전폭과 전고를 줄여 플래그십다운 면모를 갖췄다. 특히 헤드램프는 풀 LED 방식으로 야간에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전면부 본넷의 볼륨감도 과하지 않게 표현했고, 리어부의 트렁크 상단도 볼륨감을 주면서 부드러운 세단임을 강조했다. 리어램프는 사자의 날카로운 발톱을 형상화해 멀리서도 시안성이 좋고 간접조명방식을 써서 부드러운 색감을 자아낸다. 안개등 부분으로 자리를 잡은 주간주행등도 확실하게 제 역할을 해낸다. LED로 빛을 표현하는 방법은 최근 푸조의 모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데 이번 508은 그 정점을 찍은 듯하다. 밝고 부드러우며 직접적이다.



실내는 공간의 거주성을 높이면서도 실용적인 면에 주안점을 뒀다. 대부분의 푸조의 모델들이 그러하듯이 철저히 기능을 따르는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점이 푸조 508이 지향하는 바를 알려주는 듯 했다.

2열의 공간도 상당히 넓었다. 그리고 실내의 에어컨디셔닝을 좌석 개별로 다룰 수 있는 공조기능도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여기에 컵홀더를 비롯한 트렁크 수납공간 등도 충실하게 마련되어 있다. 다만 인테리어 재질이나 검정색 일색인 색감 등은 좀 더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휠 디자인이 바뀌지 않은 것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발군의 연비와 탄탄한 하체



푸조 508의 시승은 고속도로와 국도 그리고 시내 구간을 다양하게 상정해 시승했다. 국내에 출시되는 푸조 508은 1.6 e-HDi와 2.0 HDi다. 추가로 에스테이트 모델인 푸조 508 sw도 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2.0 HDi다. 이 모델에는 1.6 e-HDi에 탑재된 3세대 스탑 앤 스타트 시스템이 없다. 대신 최고출력이 163마력에 이르고 디젤엔진의 호쾌한 토크를 34.6kg·m이나 발휘할 수 있다.



시동음은 다소 거친 편이다. 하지만 귀에 거슬릴만한 수준까지는 아니다. 운전석은 전동식 시트로 조절하기가 편하고 계기판의 시안성도 탁월해 정보전달이 확실하다. 게다가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계기판 바늘의 색상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기어봉 아래 좌우측으로는 눈꽃표시와 S모드 버튼이 있다. 각각은 눈길 급출발을 제한하는 것이며 S모드에서는 스포츠 모드로의 주행을 의미한다. S모드에서는 높은 rpm이 유지되면서 감각적인 주행이 가능해 진다. 다만 서스펜션의 변화나 급격한 출력의 증가 등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티어링은 다소 무거운 편이며 2.7회전으로 편안한 세단의 감각을 지향하는 편이다. 디젤 모델답게 초반 가속력이 상당하다. 하지만 초반 토크가 강한 편이어서 약하게 가속페달을 밟아 부드럽게 주행하는 것은 가솔린에 비해서 부드러움이 덜하다. 푸조 508에서 MCP 대신 6단 자동변속기를 만난 것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플래그십 모델과 MCP의 조합은 아직까지 시기상조라고 그들도 판단했던 것일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서스펜션이다. 이전에 시승했던 푸조 2008에서도 서스펜션이 기억에 남았는데, 신형 푸조 508에서도 서스펜션은 노면과 탄탄한 줄다리기를 계속하며 주행안정성을 높여줬다. 앞은 맥퍼슨 스트럿, 뒤는 토션빔의 일반적인 구성인데도 전륜구동방식과 어울려 탄력 있는 주행감성을 만들어 냈다.



강하게 코너링 파고들어도 전장 4,830mm의 푸조 508의 뒤는 순종적으로 따라왔다. 고속에서의 NVH 저감능력도 탁월했다. 특히 디젤엔진은 초반 토크감이 강한 반면에 가솔린 엔진처럼 고rpm으로 올라가면서 시원한 드라이빙 감각을 보여주지는 못하는데, 푸조 508은 그대신 시속 120km에서도 2,000rpm 정도의 회전수를 유지하며 정숙한 엔진상태를 유지한다. 연비도 동급에서는 우수한 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18.4km 도심에서는 12.8km다. 실제 주행해본 결과 도심에서는 표시연비를 기록할 수 있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표시연비보다 약간 낮은 수치가 나왔다.



뉴 푸조 508은 디젤엔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단점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띈다. 결과적으로 높아진 정숙성과 탄탄한 주행감각 그리고 든든한 연비로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높아진 상품성에 주목해야 한다. 전체적인 주행감성은 가솔린 세단만큼 부드러운 편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운전의 재미와 더 높은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



최근 한불모터스의 행보는 한마디로 ‘물 들어올 때 노젓는’격이다. 지난달에 출시한 2008에 이어서 플래그십 모델인 푸조 508 그리고 다음에는 시트로엥 C4 피카소까지 나온다.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는 수입차 시장에서 푸조-시트로엥은 아직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신차의 지속적인 출시는 자동차 회사들과 소비자들에게 모두 호재로 작용한다. 자동차 회사들은 신규모델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새롭게 펼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새로운 자동차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기회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푸조 508이 국내에서 경쟁할 D세그먼트는 그야말로 격전지다. 아우디와 벤츠 그리고 BMW는 모두 라인업에 더 다양한 트림의 모델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국산브랜드는 가격경쟁력에 상품성까지 뒤지지 않는다. 푸조 508의 갈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매력은 확실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낼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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