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라인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자동차 메이커는 아마도 단연 현대ㆍ기아차일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자동차 기사 중에서 가장 덧글이 많이 달리는 기사들도 현대ㆍ기아차와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현대ㆍ기아차와 관련된 기사에 부정적인 덧글들이 달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현대ㆍ기아차와 연관성이 없는 타 메이커의 기사에도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부정적인 덧글들이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기사에서 누수나 에어백 등의 얘기가 나오면 가차 없이 현대ㆍ기아차에 부정적인 덧글들이 달리곤 한다.



물론 현대ㆍ기아차 사람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는 있다. 인터넷이 한정된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듯 현대ㆍ기아차 직원들도 그러한 사람들의 반응들을 매일 살펴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나본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들 역시 강도 높은 부정적 덧글에 대해 아쉬워했다. 이미 외부로 드러난 문제를 굳이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덧글에 나타난 소비자들의 격한 반응에 대부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현대ㆍ기아차의 이 같은 문제를 제품의 품질이나 기술적인 문제를 떠나 소통의 문제라 지적하고 있다. 무엇인가 문제가 일어나면 해당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물론 현대ㆍ기아차의 입장도 이해는 가는 것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서 수십 년간 적극적인 소통 없이도 자동차 사업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내수시장의 과반수이상을 넘어 독과점에 가까운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고객들과 적극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온라인에서의 소통이 중요하게 인식된 것이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었으니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지금의 결과를 초래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대ㆍ기아차의 위기를 논하듯 이제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내수 점유율은 전보다 많이 내려갔으며 문제를 회피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하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더 커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을 현대ㆍ기아차 담당자들도 절실히 느끼고 있을 것이라 본다.



얼마 전 라이드매거진은 기아자동차 쪽으로부터 행사 취재를 요청하는 연락을 받았다. 기아자동차 담당자는 이번 행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평가받고 싶다는 말을 전해왔다. 하필 행사가 주말이었지만 주말을 포기하고 온라인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기아자동차가 고객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행사장을 찾았다.



파주 헤이리 및 통일동산 카트랜드에서 진행된 행사의 공식 타이틀은 ‘기아 팬 페스티벌(KIA Fan Festival)’로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참가 인원은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한 100가족이었고 한 가족 당 약 3명씩 총 300명 정도가 참석했다. 기아자동차는 이번 행사가 기아자동차가 최초로 기획한 ‘패밀리 데이(Family Day)로 고객들이 가족, 친구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기획한 서비스차원의 이벤트이며 기아자동차가 고객들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하는 의미로 기획됐다고 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토요일의 이른 아침에 신청자 가족들의 출석률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사정이 생겨서 오지 못했다고 알려온 한 가족을 빼놓고 99가족 모두가 참석했다고 했다. 물론 3인의 가족이 참가할 경우 10만원에 가까운 참가비가 적은 액수는 아니었기에 높은 참석률은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행사의 진행은 오전에 올 뉴 쏘울을 소개하는 순서와 과거 자신의 히트 드라마 추격자를 컨셉으로 K3 홍보 영상을 촬영했던 탤런트 손현주 씨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올 뉴 쏘울 소개는 라이드매거진이 참석했던 미디어 런칭행사의 자료를 일반인용으로 좀 더 쉽고 이해하기 쉽게 준비한 것으로 보였다.



또한 손현주 씨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는 기아자동차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배우 손연주 씨와 함께한 부담 없고 편한 시간이었다. 오전 일정을 마친 참가자들은 점심 식사 후 주변의 갤러리들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오후 일정이 진행되는 통일동산 카트랜드로 각자 이동했다.



거짓말처럼 비가 그친 통일동산 카트랜드에서 참가자들은 올림픽처럼 자동차를 이용해 여러 가지 참가할 종목들을 총칭하는 일명 카-림픽(CAR-LYMPIC)을 비롯해 네일아트체험, 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 도자기 제작교실, 비즈 공예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행사 하나하나를 따로 놓고 본다면 그렇게 기발하지도 특별하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았다.



그리 거창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많이 즐거워했고 참가자 가족들 대부분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취재하면서 찍은 참가자들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보며 다들 참 즐거운 하루를 보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행사는 기아자동차로서 최초로 진행한 패밀리 데이(Family Day) 개념의 행사다. 이미 수입차 쪽에서는 패밀리 데이가 평범한 행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기아자동차로서는 최초의 시도이자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물론 동호인들과 많은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는 기아자동차지만 이렇게 나름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 본다.



행사를 직접 취재한 기자의 눈에는 이번 행사를 기획한 기아자동차가 고객들과의 새로운 소통의 방법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통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선택했다고 보여졌다. 물론 참가자들은 이미 기아자동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고 참가비를 내고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기아차에 긍정적이거나 신뢰도가 높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참석률이 높았던 것에도 나름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본다.



기아자동차에게 긍정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소통을 시작한다는 것은 기아자동차로서는 꽤나 안전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런 패밀리 데이 행사는 기아자동차에게 나름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위험도가 없지는 않다. 요즘은 현대ㆍ기아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불만도가 꽤나 높고 행사의 만족도가 낮을 경우 기아자동차에 긍정적인 사람이라도 한 순간 안티팬으로 변신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다수의 사람들에게 행사의 만족도를 물어봤으나 다들 칭찬 일색이었다. 가을 하늘처럼 만족도는 높았으며 일부는 이런 행사를 기획해준 기아자동차 담당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몇몇 참가자들의 반응을 가지고 행사를 평가하기는 무리일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기아자동차가 기아 팬 페스티벌을 기획하면서 기대했던 반응들은 충분히 얻었다고 판단이 될 정도로 호응도 역시 좋았다.



솔직히 이 기사에 어떤 덧글이 달릴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그리고 그 짐작이 맞을 것이라는 확신도 든다. 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기아차가 앞으로 어떻게 고객들과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만 언급하려 한다. 말 그대로 행사와 관련된 기사이니 차에 대한 결함이나 소비자들의 불만은 잠시 내려놓고 순수하게 행사와 고객과의 소통에 대해서만 논하려 하는 것이다.  



취재를 요청받아 방문했던 기아 팬 페스티벌은 기아자동차가 칭찬받을 요소가 가득한 행사였다. 준비도 철저했고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으며, 가장 중요한 사실은 참가자들이 무척이나 즐거워했다는 점이었다. 기사 작성을 위해 참가자들의 반응을 엿보려 온라인을 뒤져봤지만 점심식사에 대한 불만글을 봤을 뿐 행사 자체에 대한 불만글은 보지 못했다.      



기아차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더 적극성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 또 다양한 이슈들을 만들어내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기아차는 더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고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고 그들의 의견을 귀 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아 팬 페스티벌에서처럼 말이다.



일부가 잘못됐다고 몽땅 싸잡아 평가절하 할 필요는 없다. 칭찬받을 것은 받고, 혼날 것은 혼나야 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조직도 건강해지고 문제도 개선이 되는 법이다. 기아자동차가 이번 기아 팬 페스티벌의 횟수인 '1회'처럼 고객과의 소통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진실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말이다. 그렇게 소통하면 고객들의 얼굴에도 이번 기아 팬 페스티벌에 참가한 참가자들처럼 웃음꽃이 가득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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