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진 멕시코의 이미지는 남미의 개발도상국으로, 슈퍼카나 고성능 스포츠카의 이미지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멕시코의 자동차메이커들이 독특한 경량 스포츠카들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요타나 포드와 같은 대형 자동차 메이커들은 엔진에서 차체, 인테리어에 이르는 모든 것을 스스로 개발하고 생산한다. 하지만 이같이 광범위하고 복잡한 영역의 개발능력이 없는 소규모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섀시와 차체를 디자인하고, 엔진과 변속기 같은 부품은 다른 제조사에서 사와 조립하는 형태로 자동차를 생산하기도 한다. 일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자동차 메이커 로터스도 토요타나 포드의 엔진을 자사의 스포츠카에 탑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메이커들은 보통 자동차를 대량생산하기보다는 차별화된 모델을 주문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가리켜 ‘백야드 빌더’라고 부른다.



백야드 빌더란 말은 뒷마당에서 차를 조립한다는 뜻으로 소규모 자동차 제조업체를 다소 낮춰 부르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차까지 우습게 볼 것만은 아니다. 소량 생산이 이루어지는 만큼 기존 자동차 업체가 시도해보지 못한 과감한 디자인이나, 독특한 설계를 반영한 작품이 나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멕시코의 백야드빌더 론 오토모빌은 RXX라는 경량 스포츠카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론 오토모빌은 RXX가 아리엘사의 스포츠카 아톰을 베이스로, 차체와 운전석의 구조를 바꾸고, 튜닝 한 모델이라 밝혔다. 아리엘 아톰은 일명 도로 위의 포뮬러1 레이싱카라 불리는 초경량 고성능 스포츠카다.




섀시의 기본 구조는 아리엘 아톰과 큰 차이가 없지만,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아톰과는 달리 RXX는 거의 전부를 새롭게 제작한 차체가 씌워져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알루미늄 섀시를 베이스로 보디워크는 카본파이버를 이용했으며, 인테리어 역시 카본파이버로 제작했다. 이는 경량화를 위한 것도 있지만, 사실 금속이나 플라스틱보다 소량생산에는 카본파이버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단가 절감에 유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운전석의 배치다. RXX는 2인승 모델이지만, 운전자와 동승자의 좌석이 세로로 배치된 탠덤 구조를 채택했다. 앞자리가 운전석이며 동승자는 뒷좌석에 탑승하게 된다. 뒷좌석의 시야는 다소 답답하겠지만, 적어도 운전자는 F1 포뮬러카와 같은 싱글시터 레이싱카의 기분을 서킷이 아닌 도로에서 만끽할 수 있다.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멕시코의 백야드 빌더는 현대나 기아와 같은 국내 자동차 메이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다. 하지만 차량의 개조와 개인의 차량 제조가 법으로 엄격히 제한된 우리나라에서는 백야드 빌더들이 만들어 나가는 자유롭고 독특한 자동차와 문화가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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