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세닉 E-테크 일렉트릭

올해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신제품을 예고한 르노코리아가 사명과 로고를 바꾸며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3일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에서 ‘르노 누벨 바그’ 기자간담회를 개최, 사명을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로 변경하고 브랜드 로고도 기존 태풍 로고에서 르노의 로장주 로고로 변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유럽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인 전기차 세닉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2025년 출시 계획을 알렸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

‘누벨 바그(nouvelle vague)’란 ‘새로운 물결(New wave)’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195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 일어난 새로운 흐름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에 대해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르노가 제안하는 새로운 물결(nouvelle vague)이 한국에 다다랐다. 이제 국내 고객들도 글로벌 르노 브랜드만의 차량과 서비스를 함께 경험하실 수 있다”며 “르노코리아가 보유한 뛰어난 생산 및 연구개발 자산을 바탕으로 르노의 DNA에 한국의 역량을 더하겠다. 우리는 이를 ‘프랑스 생, 한국 산(Born France, Made in Korea)’이라 표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르노 벨로니 르노 브랜드 마케팅 총괄 부사장

간담회 현장에는 아르노 벨로니 르노 브랜드 마케팅 총괄 부사장과 질 비달 디자인 총괄 부사장도 함께 자리했다. 먼저 무대에 오른 아르노 부사장은 “르노 특유의 전통과 혁신이 독특하게 결합된 ‘일렉트로 팝’ 전략을 한국에 선보이게 되어 자랑스럽다. 르노는 프랑스의 디자인 감성과 첨단 기술력이 결합된 혁신적인 전동화 모델들로 한국 고객들에게 보다 매력적인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한 이 곳 성수동에 르노의 개성 넘치는 DNA를 표현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그 비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르노코리아의 계획을 발표하며 하이브리드 중형 SUV 오로라 1(프로젝트명)을 오는 6월 개최되는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하고, 2025년에는 순수전기차 세닉 E-테크 등 2026년까지 매년 1대씩의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며 2025년 선보일 세닉 E-테크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2월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2024 올해의 차’로 선정된 세닉은 전통화 트렌드, 실용적인 첨단 기술, 환경까지 고려한 디자인을 조합해 ‘매일을 함께 하는 차(voiture à vivre)’라는 르노의 DNA를 재해석해 담아냈다.

외관은 기존 르노의 SUV와 같은 볼륨감을 갖추고 있지만, 각을 세운 디자인으로 더 날카로운 느낌을 보여준다. 전기차인 만큼 그릴이 필요 없지만 입체적으로 표현한 커버 위로 그릴의 느낌을 주는 그래픽을 더해 다른 전기차보다 이질감이 덜하다. 실내는 2.78m의 휠베이스로 앞뒤 모두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며, 시트는 주로 사용하는 가죽이나 일반적인 직물 시트 대신 재활용 소재를 적용해 지속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 계기판은 디지털 방식으로,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세로형 중앙 스크린과 연결되어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반으로 한 오픈 R 링크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탑재해 50개 이상의 다양한 앱을 사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얼라이언스의 CMF-EV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닉은 160kW(약 220마력)의 전기모터와 87kWh 배터리의 조합으로 최대 625km(WLTP 기준)까지 주행 가능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 여러 주행보조 및 안전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불투명 글래스 루프와 독특한 아이디어의 뒷좌석 팔걸이 등 각종 편의장비도 갖춰져 있다.

르노 아르카나

르노 QM6

뒤이어 낯익은 2대의 차량이 무대에 올랐다. 르노코리아의 인기 모델인 XM3와 QM6인데, 이번 로고 변경으로 새로운 로장주 로고가 적용된 모델을 소개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XM3의 이름을 아르카나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모델만 이름이 변경된 것에 대해 질문하자 스테판 사장은 “QM6는 한국 시장에서 오랜 시간 큰 성공을 거둔 모델인 만큼 이름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SM6의 경우 이름과 로고 모두 바꾸지 않은 것에 대해선 “개발을 이어나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을 그어 조만간 단종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질의응답 과정에서 신제품 계획에 대해 스테판 사장은 “말씀드린 출시 계획에는 LCV(Light Commercial Vehicle, 경상용차)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조만간 국내에도 르노의 인기 제품들 중심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혀 르노코리아의 라인업 확대를 통해 판매량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 성수는 기존 르노코리아의 성수사업소를 리모델링한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로, 르노 본사 디자이너들이 로장주 로고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외관에 적용했다. 전시장과 정비실은 물론이고 고객들이 카페, 팝업스토어, 르노 브랜드의 아이템 판매 등 특별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앞으로 르노만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2022년 XM3 하이브리드 이후 이렇다 할 신제품이 이어지지 않아 힘든 시간을 겪었던 르노코리아가 사명과 로고를 바꾸는 대대적인 변화를 시작으로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까지 더해져 시장에 어떠한 파급력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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