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인간의 본능이고,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경쟁을 스포츠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모터스포츠의 꽃 레이스다. 자신의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등으로 다른 참가자들과 경쟁을 펼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기로, 자동차가 일찍 보급되기 시작한 해외에서는 널리 퍼져있는 문화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선수들이나 동호인들 위주로 치러지는 ‘그들만의 리그’로 펼쳐지는 수준에 불과하다.

2024 시즌 eN1 클래스 경기에 사용될 아이오닉 5 eN1 컵카

이런 모터스포츠 불모지에서도 꾸준하게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꾸준히 씨앗을 뿌리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현대자동차다. 국내 1위 자동차 브랜드답게 지난 2003년부터 클릭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코리아 스피드 페스터벌을 거쳐 현재의 N 페스티벌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쳐 레이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선데이 아마추어 레이스를 진행해오고 있다. 그리고 20년째인 올해, 그 어느때보다 성대하게 2023 시즌을 마무리하는 N 페스티벌 종합 시상식을 지난 8일 서울 성수동의 Layer 21에서 개최하고 내년 시즌 새로 개최될 ‘eN1 클래스’에서 활약할 레이스카인 아이오닉 5 eN1 컵 카를 최초로 공개했다.

경기용으로 튜닝된 아반떼 N

N 페스티벌은 누가 더 빠른 랩타임을 기록하는지를 겨루는 타임 트라이얼 방식과 예선을 거쳐 매긴 순위대로 그리드에 정렬 후 동시에 출발해 누가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지를 겨루는 스프린트 방식 두 가지로 진행됐다. 각 방식마다 아반떼 N, 벨로스터 N, 아반떼 N라인 3개 종목으로 나눠 차량별로 각기 다른 특성에 따른 재미를 극대화했다. 2023 시즌에선 아반떼 N컵이 8회, 벨로스터 N컵과 아반떼 N라인컵이 7회의 레이스를 진행했으며, 타임 트라이얼은 3회의 레이스가 펼쳐졌다.

N1 프로 클래스 수상자들

국내 최상위 드라이버들이 아반떼 N으로 펼치는 N1 프로 클래스 종합 우승은 DCT RACING팀의 김규민이 차지했고, 2위는 같은 팀의 김영찬, 3위는 서한GP 장준호가 차지했다. 김규민 선수에게는 클릭 페스티벌에서 N 페스티벌에 이르기까지 20년 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의 이름을 새긴 트로피가 전달되어 우승의 특별함을 더했다. 여기에 2023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로 최종 선정되어 2024년 펼쳐지는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주어졌다. 또한 DCT RACING팀은 ‘2023 현대 N 페스티벌’ 팀 부문 종합 우승까지 획득하며 기쁨을 두 배로 더했다.

N1 아마추어 클래스 수상자들

N1 아마추어 클래스는 신우진(서한GP)이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으며, 2위는 강승영(솔라이트 인디고 주니어), 3위는 이정웅(이레이싱X비테세모터스포츠)이 차지했다. 벨로스터 N으로 펼쳐진 N2 클래스는 정상오(브라비오)가 우승을, 2위는 김효겸(광주H모터스), 3위는 최윤민(TEAM HMC)이 차지했다. 아반떼 N 라인으로 진행된 N3 클래스는 1위 오민홍(Ghost), 2위 정연섭(피카몰 레이싱), 3위 강창원(장용석의 내차를부탁해)의 순이었다.

아반떼 N 타임 트라이얼 수상자들

타임 트라이얼 경기인 N TT 클래스의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아반떼 N 부문 1위는 김동영(ULSAN x DR), 2위는 박윤호(DCT RACING), 3위 이솔기(Team Apple)이 차지했으며, 벨로스터 N DCT 부문은 1위 김준희(ULSAN x DR), 2위 김형찬(비앙코웍스), 3위 한주렬(광주 H모터스)이, MT부문은 1위 이상진(GRID), 2위 민병전(개인), 3위 김선호(N Club Korea x 비앙코웍스)가 차지했다. 아반떼 N라인은 MT 부문이 1위 박민제(나인서클), 2위 김형순(S12모터스), 3위 이운영(그릿모터스포츠) 순이었고, DCT 부문은 1위 배지석(청주 N라운지), 2위 김주현(BiToE_Racing), 3위 양희지(ULSANxDR)가 차지했다. 각 클래스 수상자들에게는 트로피와 꽃다발이 전달됐다.

2024 시즌에는 용인 스피드웨이 추가 외에도 다양한 변화들이 있다

이어 2024 시즌 계획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우선 스프린트 경기인 N CUP의 경우 총 6라운드로 경기가 펼쳐지며, 그 중 5월 11~12일에 진행되는 2라운드와 4라운드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경기가 치러지고,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되는 1라운드와 5라운드의 경우 단축 코스와 풀 코스 2개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어 선수들이 코스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경기 결과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5라운드는 기존 스프린트 방식과는 다른 내구 레이스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연습과 준비도 이뤄져야 한다. N TT 경기는 총 5라운드이며, 그 중 2라운드와 3라운드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아반떼 N으로 원메이크 레이스가 펼쳐지는 미국과 중국 등에서의 경기에 국내 선수들이 참가하거나 반대로 중국이나 미국의 선수들이 국내 경기에 참가하는 레이스 교류도 실시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5 eN1 컵카(위)와 아이오닉 5N. 외장에서의 변화와 함께 레이스에 필요한 튜닝들이 더해진다. 다만 성능은 양산차와 레이스카 모두 동일하다

이어 이번 시즌부터 최초로 진행되는 전기차 레이스인 eN1 클래스를 위한 아이오닉 5 eN1 컵카의 디자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아이오닉 5N를 베이스로 하지만 레이스에 적합하도록 스포일러를 추가하고 차체를 낮추는 등 외관상의 변화가 이뤄졌으며, 200~250kg의 경량화, 280/680R18 사이즈의 레이싱 슬릭 타이어 적용, 배터리 보호 및 고전압 차단 장치 추가 등이 기존 양산차와의 다른 점이다. 여기에 아이오닉 5N의 특별한 기능들이 경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 중으로, 예를 들어 인공 사운드인 NAS+의 경우 팀마다 각기 다른 소리로 차별화하는 동시에 관객들 또한 사운드로 인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증폭된 사운드가 제공되며, N e-시프트의 경우 결승 레이스에 한정해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규정을 도입하는 것을 추진한다. 또한 N 그린 부스트를 추월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차량은 내년 2월 개발 완료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며, 3월부터 각 팀에 공급한 후 5월부터 시즌 개막과 함께 총 5라운드 동안 10회의 레이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매년 N 페스티벌에서 우승자들에게 제공된 트로피들

불모지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20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을 이어온 덕분에 자동차 마니아들의 축제로, 주말에 서킷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로 자리잡은 현대 N 페스티벌, 내년에는 전무후무한 전기차 레이스도, 그것도 강력한 N의 이름을 단 아이오닉 5N으로 펼쳐지는 만큼 더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가득한 이벤트로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레이스에 직접 참가하지 않더라도 그 열기를 관람석에서 체험해보고 싶다면 현장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특히 올해의 경우 서울에서도 가까운 용인 스피드웨이에서도 경기가 치러지는 만큼 주말 가족들과 색다른 나들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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