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4.16 화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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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베 혼다 CEO, 본격적인 전기차 출시로 2030년 200만 대 판매 목표

‘모빌리티’는 ‘이동 수단’이란 뜻이지만, 그 이동 수단의 범위는 흔히 생각하는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외에도 비행기나 선박 등 육해공을 아우르는 모든 수단을 일컫는다. 최근 전동화 추세에서 모빌리티 브랜드를 자처하는 곳은 많지만, 먼 미래에 그러한 모습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 현재 모빌리티 브랜드로 꼽을 수 있는 곳은 혼다 정도에 불과하다. 혼다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은 물론이고, 수상 이동을 위한 선외기, 비즈니스 제트기 등 다양한 탈 것을 생산하고 있다. 이런 혼다가 오래간만에 부활한 재팬 모빌리티 쇼 2023에 참가해 앞으로의 비전을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를 진행했는데, 프레스데이 다음날인 10월 26일, 국내 미디어들을 대상으로는 최초로 CEO를 비롯한 임원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아시아 및 대양주 지역에서 참가한 국가마다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기에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사전에 참가 미디어들의 질문을 모아 인터뷰를 진행해 지엽적인 부분보다는 큰 범위에서 혼다 본사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첫 번째 질문은 혼다 모빌리티 전반의 전동화 전략에 대한 질문이었다. 과거 하이브리드 도입 초기에는 일본 브랜드들이 시장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며 전동화 시대의 트렌드 리더로 자리 잡을 것이란 예측이 많았는데, 여러 브랜드에서 전기차들이 속속 출시되고 제 2, 제 3의 제품들까지도 연이어 출시되는 와중에도 일본 브랜드들의 전기차 출시 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특히 혼다의 경우에도 혼다-e, 그리고 유럽과 중국 시장을 겨냥한 e:Ny1 정도만이 시장에 선보였을 뿐, 전동화를 대비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쉬운 상황이다.

이에 미베 토시히로 CEO는 “EV라는 관점에서 지역에 따라 본격적으로 내년 이후부터 출시 예정으로, 모빌리티 쇼에서도 보여드린 GM과 협업한 ‘프롤로그’도 내년에는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N-박스 기반의)경형 상용 EV가 출시되며, 중국에서는 3종의 EV를 출시할 예정이다”라며 “2030년대에는 EV 200만 대 판매를 예정하고 있어 글로벌 각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선진국에서는 약 40% 정도의 비율이 될 것 같다. 그리고 2050년 탄소 중립화 달성을 위해 각각의 중요 단계와 목표치를 갖고 있고, 이를 위해 개발과 생산을 포함해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혼다의 준비 과정을 보여주는 모델이 이번 모빌리티 쇼에서 선보인 ‘프렐류드’다. 전주곡을 의미하는 프렐류드를 전동화의 전주곡으로 삼는, 즉 이 모델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전기차 출시에 나서겠다는 의미를 담은 모델인 것이다. 물론 프렐류드의 출시까지는 앞으로 몇 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때까지 준비를 거쳐 라인업을 확충해 2030년의 200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혼다는 향후 R&D 부문에 5조 엔(약 4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투자 금액을 어떤 부분에 투자할 것인지에 대해 아오야마 신지 혼다 부사장은 “5조 엔이라고 발표했지만, 투자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R&D 부문에는 가솔린 차량이나 하이브리드 차량 같은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것도 포함돼 있지만, 5조 엔이라 발표한 것은 기본적으로 배터리 EV 영역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 개발 측면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구분 지었다. 즉 완전 전동화 전환 전까지 기존 내연기관 기반 모델의 R&D에 투자되는 금액, 그리고 상황에 맞춰 늘어나는 금액까지 고려하면 그 액수는 어마어마한 수준으로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일단 EV만 놓고 봤을 때는 타 브랜드와의 협업이 가장 핵심이다. 전기차 시대에서 자체 기술을 개발하기엔 시간이나 비용적으로도 손해일뿐더러 그렇게 개발한 기술이 업계 선두 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기 때문. 대표적인 영역이 배터리로, 국내의 경우 삼성 SDI와 LG 에너지솔루션 등이, 해외에는 파나소닉이나 CATL 등 많은 업체에서 제품을 내놓고 있어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따라잡기는커녕 오히려 뒤처질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혼다는 전략적으로 주요 배터리 업체 중 한 곳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 이에 대해 아오야마 부사장은 “배터리 측면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의 조인트 벤처 공장을 2025년부터 미국 오하이오에서 가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한 GS유아사와 연구 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일본 교토에 설립해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생산까지 일본에서 전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즉 전동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을 위한 협업을 전개하는 동시에 연구 개발을 위한 협업도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전동화에 발맞추면서 자체적인 역량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러한 협력을 진행하기 위해 이미 혼다 핵심 경영진들이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LG엔솔이나 포스코 등 여러 업체를 방문했다고. 즉 혼다의 전동화 속도가 경쟁사에 비해 느리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혼다는 이러한 주요 부품 업체들과의 협력 외에도 완성차 브랜드와 손을 잡는 것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GM으로, 이번 모빌리티 쇼에서도 두 브랜드가 함께 만든 크루즈 오리진과 프롤로그 두 모델이 공개되어 전기차 시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GM과의 협력 중 보급형 전기차 개발 부분에 대한 중단 소식도 들려와 양 브랜드 간의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해 보고자 질문을 던졌다.

이에 미베 CEO는 “GM과는 앞으로의 다양한 비즈니스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완성차는 물론이고 연료전지 부문에서의 공동 개발 후 조인트 벤처를 통해 생산도 진행하려 한다. 그리고 이번 크루즈 오리진과 같은 다양한 모빌리티 역시도 함께 머리를 맞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확대해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급형 EV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지만, 소형 배터리 기반의 EV는 비용이나 사업성에서 난이도가 높아 사업 성공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만은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대응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즉 일정 이상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중장거리 대응의 EV는 양사의 협력 체계를 이어 나가지만, 적은 용량으로 도심 주행을 염두에 둔 EV의 경우는 각자가 준비해 나간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에서도 이러한 도심형 EV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판매가 저조한 상황에서 배터리 공급 속도까지 더딘데 무리해서 제품을 내놓기보단 시장 상황에 맞춰 각자도생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이미 두 브랜드는 이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으로 혼다-e와 쉐보레 볼트 같은 모델들이 있기 때문에 수요도 적은 시장에 굳이 라인업을 늘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혼다의 수소연료전지차 FCV

전동화의 주요 흐름은 BEV(배터리 기반 전기차)가 이끌고 있지만, 인프라 문제만 해결된다면 BEV의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FCEV(수소연료전지차)다. 이 시장을 두고 현대자동차와 토요타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인프라의 걸림돌이 상당히 커 보급 속도가 그리 빠르지만은 않다. 이런 와중에 내년 혼다의 FCEV 출시에 대한 계획이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미베 CEO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대형 모빌리티에 잘 맞는 기술”이라며 “먼저 자동차에 탑재해 기술을 향상시키고, 최종적으로는 버스, 소형 트럭, 건설기계, 발전기 등 산업용 디젤 엔진을 접목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혼다의 경우 이러한 대형 차량은 생산하지 않고 있어 마치 포뮬러1에 엔진을 공급하는 것처럼 수소연료전지 유닛의 공급사 형태로 전개해 나간다는 것이다.

HySE-X1(목업 이미지)

한편 모터사이클 부문에서는 일본 4대 브랜드인 혼다, 야마하, 스즈키, 가와사키, 토요타가 협력한 협동조직 HySE를 통해 수소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을 탑재한 HySE-X1이라는 ATV로 2024 다카르 랠리에 참가한다는 계획이 공개됐다. 이러한 기술의 상용화에 대해 미베 CEO는 “수소 엔진은 이미 수십 년 전에 연구를 중단했으며, 수소 내연기관보다는 연료전지 쪽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소 엔진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즉 혼다에서는 수소 엔진에 대한 개발이나 양산화보다는 수소 충전 시스템이나 수소 저장 탱크 등 FCEV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연구 개발을 목표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수소엔진이 탑재된 야마하의 ATV

다만 이런 혼다의 부정적인 의견에도 다른 브랜드에서는 수소 엔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으로, 토요타는 야마하와 손을 잡고 자동차용 수소 엔진을 개발해 이미 서킷에서의 테스트 주행까지 진행했으며, 가와사키의 경우 모터사이클용 수소 엔진 개발에 적극 나서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기도 했다. 야마하의 경우에도 수소를 동력원으로 하는 스쿠터와 ATV를 선보이는 등 여러 브랜드에서 수소 엔진 기반의 제품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물론 양산을 시작하려면 연료탱크 소형화나 연비 향상 등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충전소, 수소 생산 설비 등 인프라에 대한 부분도 함께 준비되어야 하는 만큼 당장은 어렵지만,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 본격 양산에 들어가게 될 경우 브랜드마다의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본 내연기관 구조에서 큰 변화 없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브랜드에서는 개발의 부담을 덜고, 기존 내연기관의 특성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오염물질 배출이 없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탄소 배출량을 조절해야 하는 제조사 입장에선 이런 제품들을 통해 목표량 조절이 더욱 수월해지는 장점도 함께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이번 재팬 모빌리티쇼 2023에 대한 소감을 묻자, 미베 CEO는 “모든 회사들이 EV 콘셉트카를 전시했는데, 충전 인프라까지 포함해 EV 시장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모빌리티 쇼는 본격적인 EV 시대를 향한 킥오프라고 생각한다”며 전동화 흐름에 일본 브랜드들도 서서히 발걸음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본은 하이브리드 기술이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고 글로벌적으로 볼 때도 하이브리드 분야가 과하게 높은 상황이라 다른 나라에서는 신기하게 생각할 것도 같다. 그러나 하이브리드는 결국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EV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일본 시장에서도 EV가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일본에 있어서도 EV의 원년이 되는 것이 이번 행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즉 일본 브랜드들 역시 하이브리드 중심에서 전동화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속도를 점차 높이고 있는 상황이고,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재팬 모빌리티 쇼라는 것이다.

채 30분이 되지 않는 짧은 인터뷰였지만, 국내 미디어와의 첫 만남을 진행한 미베 CEO를 비롯한 혼다 임원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혼다라는 브랜드가 전동화라는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오늘의 인터뷰처럼 혼다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들이 이번 재팬 모빌리티 쇼를 계기로 보다 빠른 전동화를 통해 전동화 시대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길 기대한다. 그래야 기업 입장에서는 앞서가기 위해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려 노력할 것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좋은 기술, 더 좋은 품질의 전기차를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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