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그렇지만, 구도심이 많은 유럽 역시 심각한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보니 주차가 불편한 대형차보다는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높고, 국내에선 외면받는 차급이나 차종들이 유럽시장에선 좋은 반응을 얻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유럽시장에서 가장 선방하고 있는 소형차로는 단연 푸조 208이 으뜸이다.

207의 뒤를 이어 2012년에 처음 등장한 208은 2019년 대대적인 풀체인지가 이뤄졌으며,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어 2세대 출시 3년만에 100만 대 가까운 판매를 기록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유럽 내 전 차급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이름을 올렸다. 이 2세대 208이 수명주기의 절반을 통과하는 시점에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푸조는 지난 6일 부분변경된 208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11월 출시를 예고했다.

디자인 면에서는 더욱 푸조다운 모습으로 변모하기 위한 변화가 이뤄졌다. 전면부에는 508 시리즈로 첫선을 보인 푸조 새로운 라이트 시그니처인 3줄의 사자 발톱 모양을 형상화한 헤드램프가 헤드라이트와 어우러져 기존과는 다른 느낌을 보여준다. 그릴은 차체와 색상을 맞추고 이전보다 살짝 크기를 키워 사자 이미지에 어울리는 근엄한 표정을 만든다.

측면에선 도어의 볼륨감을 높이고 독특한 휠 디자인으로 세련미를 강조했다. 후면은 전면과 마찬가지로 3개의 발톱으로 구성된 라이트 시그니처를 적용했지만, 전면과 달리 후면에는 가로 형태로 적용됐다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 테일게이트 스트립이 좌우 테일라이트를 이어주며 차체를 훨신 넓어보이게 한다.

실내는 기술과 연결성, 인체공학적 특성에 초점을 맞춰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푸조 아이-콕핏(i-Cockpit)의 최신 버전이 적용되어 편의성을 강화했다. 운전석에는 10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가 적용됐으며, GT 사양은 3D 디스플레이가 기본 사양이다. 여기에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10인치 센터 스크린과 푸조 아이-커넥트가 기본 제공되며, 홉션으로 최신의 아이-커넥트 어드밴스드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센터 스크린 아래로는 건반 형태의 단축버튼들이 마련되어 주요 기능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내연기관은 물론이고 하이브리드부터 순수전기차까지 다양하다. 우선 올 초 공개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되는 모델은 100마력이나 136마력의 차세대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에 21kW의 전기모터를 더해 저회전에서의 토크를 강화하고 연비를 15%가량 향상시킨다. 순수전기차인 e-208은 115kW 모터와 51kWh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400km(내부 테스트 결과)까지 주행할 수 있고, 100kW 급속 충전기 사용 시 2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단 25분이면 충분하다. 내연기관의 경우 75마력 혹은 100마력의 1.2L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이 5단 수동 혹은 6단 수동 변속기와 조합을 이룬다.

탑재되는 안전 및 편의기능으로는 스탑앤고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 제동, 교통표지 인식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운전자 주의 알람, 사각지대 모니터링, 사각지대 모니터링 등이 있다. 또한 편의성을 높이는 장비로는 15W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옵션(얼루어) 혹은 기본(GT)으로 제공되며, 고화질의 주차 보조 카메라, 전자기기 충전을 위한 USB-C 타입 소켓과 A타입 소켓 등이 더해진다.

제롬 미쉐롱(Jerome Micheron) 푸조 제품 디렉터는 “우리의 목표는 208의 본질을 유지함과 동시에 디자인과 성능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유럽 B-세그먼트 시장의 왕좌를 지키는 것이다“며 ”뉴 푸조 208은 외관적, 기술적,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매혹적이다“라고 밝혔다.

이미 강력했던 208이 달라진 모습과 전동화의 수혜를 더해 왕좌 지키기에 나섰다. 그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노하우가 있는 만큼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유럽 뿐 아니라 다양한 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도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달라진 외모와 파워트레인 다양화로 선택지를 크게 늘린 점까지 고려한다면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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