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부터 23일, 2일 동안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렉서스 일렉트리파이드 익스피리언스 데이가 열렸다. 본 행사는 렉서스 최초의 순수전기차 RZ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기념하며, 렉서스 대표 전동 모델들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과 렉서스의 관계자들과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구성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130여 명의 기자가 참석했으며, 질의응답 시간인 ’라운지 토크‘ 세션에서 렉서스 수석 엔지니어인 카사이 요이치로 부수석 디자이너와 수석 엔지니어인 오노 타카아키가 RZ와 RX의 개발 비하인드, 기술 설명, 개발 과정 등을 기자들에게 직접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RZ는 정숙하고 편안한 주행감으로 럭셔리 전기차의 새로운 시장을 견인할 것” by 카사이 요이치로

내연 시대의 렉서스를 상징하는 스핀들 그릴이 RZ에서는 ‘스핀들 바디’로 적용됐다. 그릴의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우리가 예상하는 그릴의 형태가 아니라 차대 외형에 녹아 들어갈 수 있는 형태로서. 그릴 자체의 냉각기능이 필요 없는 전기차이기에 RZ의 스핀들 바디는 꽉 막혀있다. 

디자인의 철학은 계승하되, 기능성은 간소화한 형태다. 보닛에서 A필러로 이어지는 곡선은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루프를 지나 떨어지며 리어루프 윙에서 돌출부를 맞이한다. 리어루프의 돌출면은 고속에서의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와류를 없애고 직진성과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채용됐다. 리어 램프는 렉서스 고유의 감성을 전달하면서도 측면까지 확장됐기에 좀 더 날렵하고 미래지향적이다. 

타즈나(말의 고삐, Tazuna, たづな) 콘셉트를 적용한 RZ의 인테리어는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기에 간결하고 단순하게 구성됐다. 14인치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와 개방감이 돋보이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천연 식물 소재를 가미한 스웨이드 시트는 포근함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RZ450h로 인제 스피디움 인근 약 20km를 시승한 체감은 ‘호쾌하다’라는 것으로 정리됐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의 장점을 끌어모아 만든 e-TNGA 플랫폼에 eAxle이 적용된 DIRECT 4 사륜구동 시스템이 급격한 헤어핀에서의 가속이나 고저의 차가 큰 도로에서도 낮은 무게 중심을 유지하면서도 ‘롤링’이 거의 느껴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렉서스가 강조하는 본연의 주행 감각을 생성했다. 

RZ는 전륜 모터(150kW)와 후륜 모터(80kW)가 합쳐 최고 312마력을 뽑아낸다. 충전구가 후면이 아닌 전면에 위치한 것을 보면 전방의 모터가 더욱 강력할 것이라 예상될 것이다. 전륜에 더욱 강한 출력의 모터를 배치한 것도 직진성과 주행 안정성을 위한 결단이었을 것이다. 

 

수석 엔지니어에게 순수전기차의 숙명 같은 질문인 주행거리에 대해서는 ‘377km’라는 답변을 받았으나, 배터리 용량이 공차중량에 비해 높지 않은 (71.4kWh)이며, ‘안전충전율’을 고려해 주행거리보다, ‘렉서스 표 승차감’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주세요’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오노 타카아키 수석 엔지니어는 “이번에 최초로 도입된 ‘래디언트 히터(Radiant Heater)’는 효과적인 난방기능과 기존 대비 1/10의 전기사용량으로 기존 차량보다 배터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RZ를 ‘레인지 모드’로 설정하면 일반 모드 보다 주행거리를 약 15% 늘릴 수 있다.”라고 답했다.

시승에서 경험한 RZ는 전기차 특유의, ‘발사되는 감각’은 아니었지만 묵직하고 강력한 전진성을 보여줬다. 핸들링은 가벼웠으며, 좌·우가 평탄치 않은 코너 길에서도 속 시원한 가속력과 안정성을 전달했다. RZ는 RZ450e 수프림(8,480만원)과 럭셔리(9,250만원) 2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기준)

 

“RX는 렉서스의 핵심모델이기에 보수적으로 지키는 것이 아닌, 혁신을 시도하겠다.” by 오노 타카아키

‘럭셔리 크로스오버’라는 독창적인 세그먼트를 개척한 렉서스의 RX는 1998년 출시부터 작년인 2022년 9월까지 전 세계 95개국에서 360만대 이상을 판매한 인기 차종이다. 이번에 발표한 All New RX는 이번이 5번째 세대이며 렉서스 개발진의 깊은 고심이 담긴 차량으로서, 개발 비화를 답했던 오노 타카아키는 “회장님이 개발 중인 차량을 시승하셨는데, 평소보다 일찍 내리셨다. 그리곤 저희에게 ‘코어 모델인 만큼 지금보다 운전의 즐거움을 더욱 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저희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라며 순탄치 않았던 과정을 소개했다. 

RX는 렉서스의 핵심모델이기에 개발진들은 ‘보수적인 자세로 지키기보다 혁신을 시도’하고자 했다. 지향점은 렉서스 승차감인 ‘자연스럽게 미소짓는 승차감(LEXUS Driving signature)’이었다. 동적 퍼포먼스를 추구하면서도 정숙성을 지키고자 하는 것 말이다. 4세대 RX에 비해 무게 중심을 낮췄고(15mm), 전장을 유지하되 휠베이스를 넓힌 것도 같은 맥락(차량의 관성 모멘트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RZ처럼 극단적으로 닫힌 구조가 아니라 호쾌하게 벌어진 심리스 타입의 스핀들 바디와 타즈나 인테리어 콘셉트도 채용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제공한다. 주행상황에 맞춰 4륜에 각기 다른 토크를 제공하는 다이렉트4도 RZ와 함께 적용된 RX는 실제 시승 때 기대했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다이나믹 리어 스티어링’은 차량 속도에 맞춰 후륜을 역상 혹은 정상으로 변화되는 기능으로서 품격있는 승차감을 제공한다. RX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세 종류의 파워트레인을 선보였는데, RX350h(9,740만원), RX450h+(1억850만원), RX500h F SPORT 퍼포먼스(1억1,560만원)이다.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기준)

양일간 진행된 시승 행사는 ‘렉서스가 추구하는 승차감을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고 꽤 효과적이었다. 서킷 주행과 짐카나와 공도 주행을 위해 제공된 렉서스의 차량들(LS500h, LS500CV, ES300h, RZ450h, RX500h F SPORT 퍼포먼스)에게서 공통적으로 부드러운 질감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동차의 최종 형태란 무엇일까?’란 호기심이 있었다. 나와 같은 호기심일까? 시승 행사의 끝에서 카사이 요이치로 부수석 디자이너도 이렇게 말했다. “‘탄소 중립 사회의 실현’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지금,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전동차의 역사가 새겨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전동차의 역사가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RZ & RX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RZ의 후속작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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