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9 금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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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의 파워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만난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2023년이 갖는 의미가 제각기 다르겠지만, GM에게는 ‘재도약의 해’가 될 예정이다. 한동안 한국 시장에서 생각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GM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철수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정도였지만, 국내 생산 공장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여러 신제품들의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그런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그리고 이미 지난해 10월 본격 생산을 앞둔 상태에서 국내 미디어들을 창원으로 초청해 준비된 시설을 소개하며 신제품 중 하나인, 'C-CUV'로 부르던 준중형 크로스오버 모델은 창원과 부평 2곳의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로 수출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11월, 이 신제품은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돼 GM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 6,000대가 수출됐는데, 계속해서 물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받을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차세대 인기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드디어 국내에도 출시되며 준중형 시장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2일 출시 행사와 시승회가 동시에 진행되어 킨텍스를 찾았다.

쉐보레는 이번 출시행사 장소를 ‘트랙스 크로스오버 애비뉴(Avenue)’라고 명명했다. 무슨 의미일까 생각하며 행사장으로 들어서니 넓은 전시장을 마치 어느 도시의 교차로로 변신시켜 놓았다. 무엇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까 싶었는데, 본격적인 쇼케이스 행사가 시작되자 ‘애비뉴’를 마치 런웨이 삼아 오늘의 주인공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마치 하나의 뮤지컬을 보듯 음악에 맞춰 움직이던 차량들이 멈추고, 전문 댄스팀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지자 마치 하나의 공연을 보고있는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가 펼쳐졌다. 쉐보레가 이번 신제품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본행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서기 전 차량을 살펴보았다. 이름 그대로 SUV라고 말하기엔 조금 납작한 느낌이고, 세단이라 부르기엔 조금 껑충한 느낌이다. 세단과 SUV 사이의 크로스오버인 만큼 세단의 주행감과 SUV의 실용성을 모두 갖춘 것이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특징이라고.

전면부는 묘하게 낯이 익은듯도 하다. 주간주행등과 상단부 그릴이 하나로 이어지며 최근 디자인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수평 라인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다행히 RS 트림은 그릴 중앙을 가로지르는 그릴바가 차체 색상이 아닌 블랙 아이스 크롬으로 바뀌며 상하로 나뉘었던 그릴을 하나로 이어놓은 듯한 모습이어서 느낌이 달라진다. 측면에선 살짝 낮아지는 루프라인으로 스포티함을 보여주고, 굴곡을 살려 볼륨감을 드러낸다. 후면 역시 D자 형태의 테일램프와 조형미를 살린 테일게이트가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RS는 19인치 카본 플래시 머신드 알로이 휠을, 액티브는 18인치 글로스 블랙 알로이 휠을 적용했는데, 차량의 느낌이 크게 달라져 여기서도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갈리지 않을까 예상된다. 차량의 전체 크기는 전장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에 휠베이스 2,700mm이다.

실내는 최신 쉐보레 디자인을 이어받은 모습이다. 시승차는 RS 트림이어서 8인치 클러스터와 11인치 터치스크린이 대시보드에 자리하는데, 터치스크린과 공조 조절부를 운전자쪽으로 살짝 기울여 조작성을 높였다. ‘Rally Sport’라는 트림명의 의미에 걸맞게 대시보드와 송풍구, 스티어링과 시트 등 실내 곳곳에 더해진 붉은색의 포인트 컬러가 스포티함을 끌어올린다. 공간적인 면에선 차급 대비 널찍한 구성이고 뒷좌석 역시 레그룸이 꽤 넉넉하다. 눈길을 끄는 건 뒷좌석 바닥면을 센터터널 없어 평평하게 구성됐는데, 향후 전동화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예상된다. 트렁크도 넉넉하고 바닥면 아래로 스페어 타이어 수납공간이 있어 국내 소비자들은 이 부분까지 활용하기 좋겠다. 뒷좌석 등밭이를 접어 내리면 2열까지 평평하게 이어지므로 큰 짐을 싣거나 차박 등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충분하다.

드디어 시동을 걸고 시승에 나섰다. 코스는 왕복 1시간 반 정도인데, 동승자와 차량 교대까지 생각하면 30분 전후의 짧은 시승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체크하기엔 문제가 없는 코스이니 차를 몰고 자유로로 향했다. 가장 궁금할 부분은 역시 주행 성능과 변속기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엔진은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과 비교할 때 배기량이 낮은 편으로, 탑재된 E-터보 프라임 엔진은 1.2L 가솔린 터보 방식에 GEN3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139마력/5,000rpm, 최대토크 22.4kg‧m/2,500~4,000rpm의 성능을 갖췄다. 엔진 이름의 ‘E’는 전동화, 효율, 친환경을 뜻한다고. 다운사이징을 통한 효율과 친환경적인 측면은 이해가겠지만, 전동화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리송할텐데, 기존에는 엔진에 물리적, 즉 벨트 등으로 연결되던 워터펌프나 웨이스트게이트, 과급 냉각 시스템 등의 장비들을 전자식으로 변경한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엔진 동력은 오롯이 구동에만 집중되므로 훨씬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효율성까지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2.0 가솔린 자연흡기 방식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내면서도 최대 12.7km/L의 복합연비(17인치 휠 기준)의 우수한 효율성까지 보여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여기에 CO2 배출량까지 크게 줄인 덕분에 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아 공영주차장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 덤이다.

차량이 뜸해지는 구간에서 가속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이 정도 배기량이면 고속도로 등에서의 추월 가속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 하지만 규정속도를 넘기는 가속에서도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거침없이 속도를 쭉쭉 올려붙인다. GEN3 변속기 역시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실제 주행에서도 급가속을 위한 저단 변속 상황에서도 버벅이거나 하지 않고 제자리를 찾아가 빠르게 가속이 이루어져 시원한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코스가 코스인지라 저속 급커브 구간 등에서의 차량의 움직임을 확인하긴 어려웠지만, 전반적으로 안정감있는 주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눈길을 끈 건 고속 커브였는데, 조금 높은 속도로 이어지는 좌우 커브에서도 좌우로의 쏠림이 크게 나타나지 않아 불안한 움직임 없이 안정적으로 커브를 돌아나갈 수 있었다. ‘SUV의 실용성’과 함께 ‘세단의 편안함’을 구현했다는 쉐보레 측의 설명이 이해가 갔다.

여기에 한국 시장만을 위해 탑재한 사양들이 다양하다. 쉐보레 차량에서는 처음으로 ‘오토 홀드’ 기능을 국내 사양에만 탑재해 시내 구간이나 극심한 정체 구간에서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사이드미러 커버에 방향지시등을 매립해 실용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향상시켰다. 이 밖에 샤크핀 안테나, 통풍시트 등 한국 시장에서 사랑받는 옵션들도 모두 기본 사양이다. 한국에서 개발, 생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주행보조 및 안전 기능은 조금 아쉽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옵션으로 추가해야 하고, 차선 이탈방지 및 유지보조 기능이 있지만 ACC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차선을 벗어날 때 스티어링휠을 반대로 살짝 꺾어 이탈만 막아주는 수준 정도다. 그래도 스테빌리트랙 자세제어 시스템, 긴급 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뒷좌석 승객 리마인더 등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된다.

편의장비는 반가운 요소들이 많다. 가장 의외였던 것은 차음 글라스 윈드실드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기본 사양부터 적용됐다는 점이다. 보통 한두 차급 위 모델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기능인데, C 세그먼트 차량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니 실내 정숙성이 크게 올라간다. 혹시나 싶어 주행 중에 창문을 열어보니 이 두 조합의 효과에 새삼 놀라게 된다.

내비게이션은 기본 탑재되지 않았다. 대신 커넥티비티 기능,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트를 탑재해 스마트폰 연결로 자주 사용하던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유선과 무선 모두를 지원하기 때문에 편리하게 쓸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무선 충전 패드까지 더해지면 실내를 더욱 깔끔하게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되겠다. 2열 탑승자를 위한 송풍구 역시 국내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사양이라는 점.

이런 다양한 구성에도 가격은 동급과 비교해 강한 경쟁력을 갖는다. 기본인 LS 사양이 2,052만 원에 LT 2,366만 원, 액티브 2,681만 원, RS 2,739만 원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델인 만큼 미국보다도 저렴하게 책정됐다. 이렇게 파격적인 가격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크게 낮췄기 때문이라고 쉐보레 측은 설명한다. 즉 ‘박리다매’ 전략인 셈. 여기에 트레일블레이저가 지난 1~2월 수출 1위를 달성할 만큼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상황인데, 내부적으로도 이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연 50만 대 생산의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잇따른 모델 단종으로 불안해보이던 쉐보레에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등장한 만큼 앞으로의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단종된 모델의 빈 자리를 채우기에 충분해보이고, 경제적인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구성을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 앞으로 이어질 다른 신제품들까지 더해 쉐보레가 다시 예전의 지위를 되찾길, 그래서 국내 자동차 시장이 건강한 경쟁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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