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이 점차 바뀌는 것은 각 브랜드들이 내놓는 콘셉트카를 통해서 느낄 수 있다. 특히 전동화와 자율주행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탑승객들이 이동 중 휴식을 취하고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들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우디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스피어(sphere, 구)’라는 이름을 붙인 콘셉트카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데, 첫 번째로 2021년 가변 휠베이스 기능을 갖춘 자율주행 GT카인 스카이스피어(Skysphere) 콘셉트를, 그리고 같은 해 IAA 2021에서 진보적 럭셔리의 미래를 정의하는 4인승 대형 세단인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 콘셉트를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대도시에서의 이동을 위한 대형 SUV 어반스피어(Urbansphere)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 어반스피어 콘셉트의 한국 방문에 맞춰 아우디코리아는 브랜드 전시관인 ‘하우스 오브 프로그레스(House of Progress)’를 오픈해 현장을 찾았다.

아우디 AG 최초 여성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박슬아 씨

아우디코리아 임현기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곳 ‘하우스 오브 프로그레스’를 통해 아우디가 생각하는 미래 모빌리티, 그것이 우리의 생활과 의미 있게 연결되는 진보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사회적인 변화, 그리고 자동차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써 아우디는 지속 가능성, 디지털화, 디자인, 퍼포먼스라는 주제를 설정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에 대해 고민하며 고객에게 의미 있고 매력적인 프리미엄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어반스피어 콘셉트를 디자인한 아우디 AG 최초의 여성 익스테리어 디자이너인 박슬아 씨가 참석해 차량 소개를 함께 진행하며 특별함을 더했다.

어반스피어의 크기는 전장 5.51m, 전폭 2.01m, 전고 1.78m로, 그동안 선보였던 아우디 콘셉트카 중 가장 큰 모델이다. 큰 차체와 전기차의 특징인 긴 휠베이스로 이뤄진 넓은 실내공간을 통해 이동 중 차량 내부를 제 3의 생활 공간의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자율주행 기술로, 레벨 4 자율주행을 바탕으로 라운지나 모바일 오피스, 영화관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로 목적지 정보를 입력하면 탑승자를 픽업하고, 주차 공간을 찾아 배터리를 스스로 충전할 수도 있다.

차량 외관은 마치 흐르는 듯한 실루엣으로 전통적인 아우디 디자인 요소들을 담고 있다. 전면의 대형 라이트 그릴은 수많은 픽셀을 통해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어 다른 도로 사용자들에게 신호를 보내거나 소통을 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후면 역시 픽셀 라이트들이 테일게이트의 대부분을 덮고 있어 후방 차량에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B 필러가 없다는 것이다. 덕분에 ‘넓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어반스피어의 콘셉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4개의 개별 좌석은 최상급의 편안함을 제공하도록 설계됐으며, 문을 열면 문이 바깥쪽으로 살짝 회전해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게 했다. 휴식이나 엔터테인먼트 모드에서는 등받이가 최대 60°까지 기울어지고 다리 받침대가 함께 확장되며 편안함을 극대화한다.

이번 하우스 오브 프로그레스 행사에는 어반스피어 콘셉트 외에도 RS e-트론 GT, Q4 e-트론을 비롯해 국내 출시된 아우디 전기차 5종과 아우디 플래그십 세단 A8 등도 함께 전시된다. 8일부터 16일까지 공개되어 별도 예약 없이 자유롭게 방문 가능하며,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현장에서는 아우디 도슨트가 상주해 현장에서 신청 후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전동화, 그리고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 브랜드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가운데 가장 최근 실루엣을 공개한 액티브스피어 콘셉트까지 아우디는 각기 다른 성격의 스피어 시리즈를 통해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콘셉트들이 양산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나, 양산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브랜드가 선보일 미래 제품들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들이 갖는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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