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2.1 목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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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디자인으로 끌어올린 강력한 효율성,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브랜드를 앞세워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 번째 모델로 자사의 역사적인 모델 포니를 오마주한 아이오닉 5로 좋은 출발을 보여준 현대차가 두 번째 순수전기차인 아이오닉 6를 선보였다. 이전 모델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의 아이오닉 6 역시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 미디어 시승회가 개최되어 현장을 찾아 직접 확인해보았다.

각진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던 아이오닉 5와 달리, 아이오닉 6는 디자인에 큰 변화가 이뤄졌다. 브랜드 로고를 떼고 나란히 세워놨다면 전혀 다른 브랜드의 차로 인식할 만큼 닮은 구석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아이오닉 5는 박스카 형태에 각을 바짝 세운 디자인이었던 반면, 이번 아이오닉 6은 유선형의 곡선미를 앞세운 것이 인상적. 유션형의 차체나 루프에서 후미까지 부드럽게 떨어지는 라인은 언뜻 포르쉐 911과도 닮아있지만, 911은 ‘개구리’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헤드라이트 부분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오는 디자인인 것과 달리, 아이오닉 6은 평평하다고 할 수 있을만큼 굴곡이 심하지 않은 매끄러운 라인으로 다듬어졌다. 후미부에는 덕 테일 형상의 스포일러가 있지만, 트렁크 리드 끝단 역시 스포일러의 역할을 하도록 마무리해 공기역학적 효율을 높여 0.21Cd라는 놀라운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전체적으로 아이오닉 5와 닮은 점을 찾기 어렵지만, 그래도 자세히 살펴보면 테일라이트나 트렁크 스위치 등을 픽셀 형태로 처리한 점에서 약간의 콘셉트 공유는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4,855mm, 전폭 1,880mm, 전고 1,495mm에 휠베이스 2,950mm로, 쏘나타보다 약간 작은 크기이지만 그랜저보다 긴 휠베이스를 확보했다. 덕분에 차량에 오르면 외관에서 볼 때와 달리 훨씬 넓은 공간에 놀라게 된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훨씬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전기차의 특성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아이오닉 6의 실내 공간은 상상 이상이다. 도어에 부착되는 핸들과 스위치류를 삭제하고, 스위치는 센터 콘솔로 보내고 트림 일부를 손잡이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현대차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대시보드에는 계기판 역할의 12.3인치 스크린과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인포테인먼트용 12.3인치 터치스크린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공조장치 조절용 터치스크린을 별도로 배치해놓았고, 주요 조절 다이얼과 단축버튼 등은 물리적인 방식으로 구성해놓은 점이 좋다. 변속기는 스티어링 휠 칼럼에 레버식으로 옮겨놓아 그 자리에 컵홀더와 창문 스위치 등을 배치해놓아 공간이 훨씬 넓고 깔끔하다. 콘솔 아래쪽으로도 넓은 수납공간을 배치할 수 있는 건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전기차의 장점 중 하나다.

뒷좌석은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겠는데, 키가 큰 사람이라면 유려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때문에 천장에 머리가 닿기 때문. 여기서 선택지가 갈리는데,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아이오닉 6를, 적재공간과 같은 실용성을 선호한다면 아이오닉 5를 선택하게 될 듯하다. 헤드룸에 불편함이 없다면 기본적으로 레그룸도 널찍하고, 바닥 중앙에도 터널이 없어 뒷좌석에 3명이 나란히 타도 불편함이 덜하겠다. 뒷좌석 아래로는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주요 편의 기능 중 하나인 V2L 플러그가 마련되어 최대 3.52kVA의 전력을 제공하는데, 이 정도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노트북 등은 물론이고 캠핑 등을 목적으로 전열기기를 이용하기에도 문제없는 수준이다.

차량을 살펴봤으니 본격적으로 시승에 나설 차례다. 시동을 걸고 차가 구르기 시작하자 독특한 소리가 들려온다. 전기차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라는 것으로, 쉽게 말하자면 ‘전기차용 인공 사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기차의 장점이 정숙성이긴 하지만, 아무 소리도 없으면 차가 움직이는 건지 서 있는 건지 혼동할 수도 있고 운전의 재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 차가 움직일 때 인공적인 소리를 더한 것이다. 소리는 ‘강하게, 보통, 약하게’로 조절할 수 있고 아예 끌 수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데, ‘강하게’는 조금 소리가 커 거슬린다고 느낄 수도 있을만한 수준이다. 바로 소리를 줄여주고 도로로 나선다.

도로에 올라 가장 먼저 한 일은 ADAS 기능을 켜주는 것이다. ‘Assist’, 보조로 사용하면 운전을 엄청나게 편하게 해주는 기능이니 시내에선 없으면 피곤해지는 기능이다. 당연히 크루즈 컨트롤은 내비게이션 기반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최신이며, ‘고속도로 주행 보조 2’까지 탑재되어 장거리 운전도 걱정할 필요 없는 수준이다. 작동 방법이나 방식이 내연기관과 다르지 않아 사용에 불편함도 없다.

엔진룸에 작은 수납공간을 마련해놓았다

고속도로에서 테스트할 건 역시 성능. 전기모터가 앞뒤에 각각 하나씩 장착되어 최고출력 239kW, 최대토크 605Nm의 성능을 내는 만큼 급가속을 하면 상체가 등받이로 밀릴만큼 힘있게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 같은 외관에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 미치는데, 현재 아이오닉 5도 N 버전이 준비되는 만큼 아이오닉 6 역시 N 버전이 출시된다면 기대했던 수준을 만족시킬 만큼의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3개가 마련돼있으며, 스티어링 휠의 버튼으로 변경할 수 있다. 길게 누르면 스노 모드와 사용자 설정 모드 중 선택할 수도 있는데, 사용자 설정에서는 출력 모드를 비롯해 스티어링 감도, 서스펜션 세팅 등 다양한 항목을 취향대로 설정할 수 있다.

차체 바닥에 위치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77.4kWh 용량으로, 롱 레인지 2WD 18인치 휠 모델 기준으로 복합 524km(도심 564km, 고속 477km)이고 WLTP 기준 610km이니 여름에는 500km 중반대까지의 실주행 거리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날 참가한 기자 중에는 공인전비를 훌쩍 뛰어넘는 7.3km/kWh를 달성한 사람도 있으니 주행 스타일을 좀 더 여유롭게 가져가면 넉넉한 주행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적극적으로 회생제동을 사용하는 것도 비법이다. 사실 말이 거창한데, 앞차와의 주행거리를 여유 있게 두고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액셀러레이터 오프, 즉 회생 제동을 여유있게 쓰면 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법이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패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를 사용해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은 전혀 개입하지 않는 0단계부터 가장 강력한 3단계까지 사용할 수 있고, 3단계에서 회생제동을 한 단계 더 높이면 내비게이션 정보를 사용해 회생제동 단계를 스스로 조절하는 i-페달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와인딩에서의 성능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준다. 전기차인 만큼 무게도 약 2톤 전후(스탠다드 사양은 1.8톤)로 상당하지만, 움직임에서는 무게를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가볍게 머리를 돌려나간다.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좌우로의 쏠림, ‘롤’도 거의 나타나지 않아 안정적으로 돌아나가는 덕분에 다음 코너를 빠르게 이어갈 수 있다. 이 정도라면 트랙에서의 주행도 기대되는데, 이번은 고성능보다는 효율성에 초점을 둔 제품인 만큼 추후 N 버전이 출시된다면 그 때는 서킷이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진면모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부분의 기능들은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아직도 적응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첫 차로 디지털 사이드 미러 적용 차량을 구입한 사람은 좀 낫겠지만, 기자처럼 아날로그 방식이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상당히 적응에 애를 먹겠다. 물론 아날로그 대비 더 넓은 화각을 갖추고 있어 사각지대를 줄여 안전운전에 도움이 되지만, 후진 주차 등에서는 감각이 달라 애를 먹다 결국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게 됐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구입 전 적용된 차량을 시승해보고 판단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작 단 하루만에 3만 7,000대 넘는 역대급 사전계약을 달성한 아이오닉 6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모델이 될 것임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이미 아이오닉 5나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에서 보여준 각종 첨단, 편의 기능들 역시 두루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 0.21Cd라는 뛰어난 공기저항계수로 보여주는 우수한 효율성, 넓은 실내 공간과 각종 편의기능까지 더해졌으니 올해의 자동차 후보 중 하나로 꼽힐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N 버전이 기대되는 건 기자만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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