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2.3 금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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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명가의 정통성을 잇는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자동차가 드디어 토레스를 공식 출시하며 재기의 청신호를 알렸다. 쌍용차는 지난 7월 5일 신제품 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를 인천 네스트 호텔에서 개최하는 동시에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이번 행사에는 쌍용차를 인수하는 KG그룹 곽재선 회장도 함께 참석해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쌍용차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먼저 무대에 오른 쌍용차 정용원 관리인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차에게 뜻깊고 의미있는 행사를 치르게 되어 기쁘다. 고객이 원하는 것, 기대하는 것, 쌍용차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우리의 정체성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되찾자는 결론으로 나온 모델이 바로 토레스다”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가격이나 성능 모두에서 동급을 능가하는 중형 전기 SUV를 출시할 예정이며, 2024년 중반에는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이, 2024년 하반기에는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하려고 한다. 어떤 도전이나 시련을 극복할 자신이 있다. 2년 내 SUV 명가의 지위를 회복하고 경영이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과 각오를 밝혔다.

KR그룹 곽재선 회장

뒤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KG그룹 곽재선 회장은 “쌍용차에 참여하는 마음가짐은 사명감을 넘어 소명감이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가치있는 제품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구성원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며, 투자자들에게 기여하는 것인데, 쌍용차는 그동안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쌍용차가 다시 태어날 것을 약속드리며, 균형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주방장이 되어 여러분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겠다”고 밝혔다.

토레스는 쌍용차가 새롭게 선보이는 중형 SUV로, 최근의 쌍용차 제품들과는 확 달라진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면은 성벽 흉곽을 본딴 슬롯 디자인과 북두칠성 모양의 주간주행등이 조화를 이루며, 측면에서는 강인함을 보여주는 휠 아치와 도어 가니시, 후면에서는 건곤감리 중 ‘이’의 문양을 본딴 테일라이트 디자인과 스페어 타이어를 연상시키는 리어 가니시 등 차량 전반에서 이전에는 찾아보지 못한 역동성으로 정통 SUV다운 이미지를 완성했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4,700mm, 전폭 1,890mm, 전고 1,720mm에 휠베이스 2,680mm다.

실내는 ‘슬림 앤 와이드’ 콘셉트를 바탕으로 디자인됐다. 대시보드는 슬림하게 디자인해 탁 트인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기 위한 8인치 통합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깔끔한 실내 디자인을 완성했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은 12.3인치로, 인포콘 시스템을 기반으로 네이버 클로바 음성인식 시스템 등이 더해져 편의성을 높였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같은 커넥티비티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 하지만 모든 사양에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통합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기본 적용한 점은 반갑다.

2열은 공간도 넉넉하고 리클라이닝 기능을 더해 성인도 불편함 없이 탈 수 있다

실내 공간은 중형 SUV에 기대하는 수준을 충족시킨다. 2열 레그룸은 성인이 불편함 없이 승차하기에도 넉넉한 수준이며, 2열 리클라이닝 시트 적용으로 훨씬 편안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703L에 2열 폴딩으로 1,662L까지 적재 가능하며, 2열 폴딩 시 내부 공간은 폭 1,375mm, 깊이 2,013mm, 높이 788mm로 캠핑, 차박 등 다양한 레저 활동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2열 폴딩은 시트 등받이 상단의 레버를 좌우 각각 젖혀줘야 하지만, 다시 세울 때는 한쪽만 올려도 다른 쪽까지 함께 올라오도록 한 아이디어가 좋다.

파워트레인은 1.5L 가솔린 터보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170마력/4,000rpm, 최대토크 28.6kg‧m/1,500~2,500rpm의 성능을 낸다. 성능 수치는 코란도와 동일하지만 세팅을 변경해 출발 토크를 10% 향상시켰고, 도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80~120km/h 구간에서의 토크를 5% 끌어올렸다고 한다. 또한 변속기 맵핑을 변경해 변속시의 이질감을 최대한 개선했다고. 신호 대기에서 엔진을 정지시키는 공회전 제한 시스템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되고, AWD 시스템은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그리고 토레스는 3종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받아 혼잡통행료와 공영주차장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후 시승이 진행됐다. 가장 먼저 와닿는 부분은 역시 엔진이다. 중형 SUV에 준중형 SUV인 코란도에 사용하던 엔진이 탑재됐으니 아쉬움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속도가 높지 않은 시내주행에서는 성능 부족을 느낄 일이 없지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쭉 가속해보면 부족함이 바로 체감된다. 쌍용차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하는 부분도 고려했으나, 개발 과정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1.5L 엔진의 성능도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내부적으로도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현 상황과 앞으로 다가올 전동화를 함께 준비하기 위해 1.5L 엔진과 전기차 2가지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이신 6단 변속기는 빠릿빠릿하게 제 역할을 다한다. 쌍용차 관계자의 “변속이 되는지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처럼 계기판에 신경 쓰지 않으면 언제 이렇게 변속이 됐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다. 주행 중 급가속을 할 때도 버벅거리지 않고 최적의 단수로 빠르게 찾아가는 덕에 성능의 부족을 만회하는 느낌이다. 주행보조 기능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 차선 이탈방지 보조 등이 있는데, 주행감이나 작동감 모두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이전 티볼리나 코란도에서 조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던 차로 유지 보조는 개입도를 낮춘 점도 인상적이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구성의 서스펜션은 오프로드까지 염두에 둔 것치고는 딱딱한 편이라 과속방지턱에서 속도를 제대로 낮추지 않으면 뒷좌석에 앉은 사람의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만큼 온로드(포장도로)에서의 핸들링이나 좌우 쏠림이 덜한 점은 좋은 점. 실제 이 차량으로 온로드와 오프로드 중 어느 쪽을 달리는 사람이 더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이쪽이 당연한 선택이긴 하다.

엔진 자체도 상당히 정숙하고 NVH 대응이 잘 되어있어 엔진 작동으로 인한 소음이 거슬리진 않으나, 문제는 외부에서의 소음이다. 토레스의 각진 디자인을 생각하면 풍절음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그렇다고 쳐도, 주변을 지나는 다른 차량들의 소음도 꽤 크게 들려오는 건 문제다. 이중접합 차음유리나 노이즈 캔슬링 같은 차단 방안을 기본으로 적용할 경우 가격이 인상되어 경쟁력이 떨어지겠지만, 옵션으로 제공해 선택권을 주면 더 좋지 않을까.

통합 컨트롤 디스플레이의 사용은 어렵지 않으나, 문제는 그만큼 도로에서 시선이 멀어지게 된다는 것. 깔끔한 실내 디자인도 좋지만 몇 가지 중요 기능 정도는 물리 버튼으로 배치해 놓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찬가지로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부재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고객들이 필요한 요소를 합리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고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고 쌍용차 관계자들이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대한 음성 인식 기능으로 차량의 기능들, 특히 공조 장치 제어가 가능하도록 세팅돼야 했지만, 현재까지는 에어컨을 켜고 끄는 정도만 가능하다. 다행히 이 부분은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요소인 만큼 추후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하니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꼭 반영해주길 바란다.

직접 토레스를 경험해보고 나니 칭찬할 점도,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토레스의 성공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건 2만 5천 명 넘는 사전 계약 고객들의 성원 덕분이다. 물론 여기에는 쌍용자동차에 가장 기대하는 ‘정통 SUV’ 다운 디자인도 한몫했을 것이고, 과거 쌍용차를 경험해본 사람들의 애정 어린 선택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이번 토레스가 소비자들의 기대를, 만족을 채워줄 수 있는 모델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을 시작으로 쌍용차가 다시 SUV 시장에서 강력함을 보여주는 브랜드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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