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8.9 화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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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전기차 도전, 그리고 확 달라진 인테리어, 렉서스 UX/NX 시승회

전기차 시장의 포문을 연 건 테슬라지만, 이후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의 반격과 함께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각 브랜드들마다 특색을 담은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지만, 그동안 이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일본 브랜드들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가장 먼저 선보였지만, 전동화의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업계에서 한참 뒤처지고 말았다. 이런 부진은 기술이나 실력의 부족보다는 최대한 안전한 선택을 선호하는 일본 브랜드 특유의 보수적 성향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 NX350h

시장에 전기차가 널리 보급되고 인프라도 확대되자 드디어 칼을 빼 들기로 결심한 걸까, 토요타에서는 지난해 말 토요타와 렉서스 2개 브랜드로 총 16종의 전기차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국내에는 가장 먼저 렉서스 최초의 양산 전기차 UX300e를 시장에 선보였고, 이와 함께 첫 번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NX450h+도 함께 판매에 나섰다. 이에 맞춰 렉서스코리아는 친환경 자동차가 가장 활성화된 도시 제주도에서 UX/NX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해 현장을 찾았다.

토요타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여러차례 경험해봤지만, 순수전기차는 이번이 첫 번째 모델이라 어떤 특성일지 기대된다. 물론 배터리+전기모터 조합은 모든 전기차의 공통적 특징이니 크게 다를 건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의 특색을 어떻게 담아냈을지 궁금했다. 렉서스의 첫 전기차는 엔트리 SUV인 UX를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최근 선보이는 전기차들의 상당수가 크로스오버(CUV, SUV와 세단의 중간 정도인 차량)의 형태로 만들어지니 UX 역시 튄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다.

번호판을 가리면 외관에선 전기차라는 것을 금방 눈치채기란 쉽지 않다. 그나마 뒷문 하단에 전기차를 뜻하는 ‘일렉트릭’을 적어놓은 게 눈에 띄는 부분.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주유구가 2개인 것도 찾았을텐데, 왼쪽은 DC차데모 방식 급속 충전구를, 한쪽은 5핀 타입 1 방식의 완속 충전구를 배치했다. 전 세계적으로 DC 콤보 방식으로 충전 포트가 변경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 실내 역시 기존 UX250h와 다른점을 찾으려면 한참을 찾아봐야 한다. 계기판 하단 주행 잔여거리 표시에 주유기 모양이 전기 플러그로 바뀌었다는 점 정도일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전기차 전용 메뉴가 갖춰져있지 않아 아쉬웠는데, 그래도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같은 스마트폰 연동을 지원한다는 점은 다행이다.

오늘의 시승은 최근 문을 연 토요타‧렉서스 제주 전시장에서 시작이다. 이곳에서 UX는 제주도의 유명한 산간도로인 516 도로와 1100로를 거쳐 서귀포 인근 목적지로 이동하고, NX는 해안가를 따라 난 편도 2차선의 지방도를 달리는 코스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특색을 보여주는 코스인데, 여기에 UX는 와인딩 구간을 시승코스에 꼭 넣어달라는 개발자의 당부가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잘 달려줄지 직접 확인을 하러 출발했다.

UX의 첫 인상은 자연스러움이다. 이 자연스러움이란 느낌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생각해봤다. 물론 여러 차례 토요타나 렉서스 브랜드를 시승하며 쌓인 경험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 그와는 조금 다르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달리다 516 도로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깨달았다. 개발자들은 최대한 내연기관과 비슷한 주행 특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을 말이다.

초반 토크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도록 설계되어 내연기관과 유사한 감각으로 운전할 수 있다

UX300e는 전륜에 150kW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300Nm)의 성능을 낸다. 전기모터는 최대토크 발생구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작동하는 그 순간부터 바로 최대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주지만, 반대로 내연기관과는 다른 전기차의 주행감각이 처음 접한 운전자에게는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UX300e는 내연기관과 유사한 주행감각을 보여주기 위해 초반 토크가 최대한 서서히 올라가도록 조절했다. 덕분에 와인딩 코스에서 가속 페달의 조작이 거칠어도 점진적으로 토크가 올라오는 덕분에 훨씬 운전이 수월하다. 여기에 초반을 넘어선 이후부터는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와인딩을 달릴 수 있다. 관계자들의 조언대로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코스를 달리니 익숙한 짜릿함이 몰입감을 높인다. 마치 고성능 해치백을 타는 느낌이다.

경쟁모델보다 주행거리가 짧은 점과 구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UX300e의 약점이다

첫 번째 전기차로 UX를 택했기에 망정이지, NX나 RX같은 더 크고 높은 모델을 선택한다면 이렇게 달릴 수 없을 듯한데, 콤팩트하면서도 CUV에 가까운 형태의 UX를 선택한 덕분에 코너를 돌아나가면서도 불안함이 없다. 차량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는 총 54.35kWh로, 국내 인증 기준 233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하지만, 국내 전기차 인증은 겨울철이나 난방 사용 등 배터리 소모를 늘리는 요소들까지 고려한 결과이므로, 실제 주행에선 겨울철만 아니라면 300km 전후의 주행거리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경쟁모델이 300~400km의 인증거리를 받아드는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 산악구간의 오르막 와인딩 코스를 달리며 배터리가 눈에 띄게 소모돼 주행가능거리가 실제 달려온 거리보다 크게 줄었지만 걱정은 되지 않는다. 올라온 만큼 내려가며 회생제동을 통해 적잖은 양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잠시 휴식 후 NX로 갈아탈 차례다. 토요타나 렉서스의 하이브리드를 여러 번 타봤으니 이번엔 첫 번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NX450h+를 경험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배정된 차량은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인 NX350h였다. 그래도 이번 신형은 완전변경 모델이기에 바뀐 부분들이 곳곳에서 눈에 보여 위안이 된다.

우선 외관에서의 변화도 상당하다. 전면부 스핀들 그릴의 형태가 U자형 패턴으로 바뀌며 훨씬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헤드라이트도 더욱 날카로운 눈매로 바뀌었고, 측면부에서도 민첩함을 강조하는 굴곡들이 볼륨감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경됐다. 후면부는 최근 추세중 하나인 바 형태의 테일램프로 차체가 넓어진 느낌을 줄 뿐 아니라, L 로고 대신 렉서스 레터링 엠블럼을 장착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조화시켰다.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며 드디어 아날로그 시계와 DVD 플레이어가 사라졌다

실내에서의 변화폭은 더 크다. 우선 탑재되던 아날로그 시계가 드디어 사라졌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훨씬 젊어진 감각이다. 시계가 있던 자리에는 시동 버튼을 배치해 느낌만은 남겨놓은 데서 디자이너들의 고집이 느껴진다. 전반적인 조작부도 터치 방식의 버튼들을 사용하고, 온도조절 다이얼 내부에도 스크린을 더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여기에 성에제거나 볼륨조절, 온도조절 등의 조작부는 물리 조작계를 남겨 쉽고 빠르게 한 점도 좋다.

크고, 선명하고, 빨라진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덕분에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무려 14인치로, 앞서 탔던 UX는 구형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적용되어 작고 답답했지만, NX로 넘어오자 넓고 선명한 화질의 스크린이 속을 탁 트이게 하는 느낌이다. 별도의 터치패드로 조작하던 기존 시스템 대신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바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고, 조작에 대한 반응이나 화면 전환 속도 모두 빨라졌다. 그리고 구시대의 유물인 DVD 플레이어도 사라졌다. 드디어 렉서스도 젊은 층을 공략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 것일까.

터치 감응형 버튼이 적용되어 손만 대도 HUD를 통해 어떤 기능인지 알려준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들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복잡했던 버튼들의 숫자를 줄여 깔끔하게 정리됐다. 여기에 버튼 자체에도 터치 기능이 내장됐는데, 버튼에 손가락을 갖다대는 것만으로도 내가 입력하려는 버튼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적응을 도와준다.

e-래칫 도어핸들이 적용되어 실내에선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린다

실내에서는 도어 열림 레버가 사라졌다. 새롭게 ‘e-래치 도어 핸들’이 적용되어 문을 열려면 도어 핸들 측면에 내장된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럭셔리 브랜드다운 선택인데, 이번 NX를 시작으로 렉서스 전 라인업에 두루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에서는 도어 핸들이 남아있어 핸들 안쪽 버튼을 살짝 눌러주면 마찬가지로 전동으로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전자식 룸미러도 보다 넓고 선명하게 후방 시야를 보여주는 점도 좋다.

풀 하이브리드와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함께 선보였다

파워트레인은 2.5L 4기통 엔진을 2개의 모터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맞물렸다. 이 중 하나는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기로, 나머지 하나는 주행을 위한 동력을 생산하거나 회생제동 시 배터리 충전을 담당하는 역할이라고. 이렇게 구성된 시스템의 총 출력은 242마력으로 넉넉한 파워를 보여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보다 강력한 307마력의 파워에 18.1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더해 전기모드로만 56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 경험해보지 못한 게 영 아쉬움이 남는다.

기본적인 주행감은 최근 경험했던 토요타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내 구간에서 규정 속도에 맞춰 달리면 전기모터를 중심으로 구동이 이뤄져 연비가 쑥쑥 올라간다. 파워 넘치는 고성능을 기대할 수 없는 모델이지만, 이 모델을 선택했다면 성능보다는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있을테니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최대한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주행모드가 마련되어 있는데, 기존 계기판 커버 우측에 있던 것이 기어 레버 앞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포츠 모드에선 엔진이나 모터 모두 구동에 힘을 쏟기 때문에 시원하게 달릴 수 있지만 기본 엔진 세팅 자체가 효율성 중심의 앳킨슨 사이클 방식이라 그 이상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NX와의 복귀길은 해안 쪽의 지방도를 달려 출발지로 되돌아가는 코스다. 기본 내장된 내비게이션도 선명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알기쉽게 보여주니 운전에 부담이 없다. 게다가 시내로 접어들 무렵은 퇴근시간과 맞물려 고속 성능을 테스트하기엔 여건이 좋지 않으니 일찌감치 마음을 놓고 여유있게 달리기로 했다.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을 작동시키고 차선 추적 어시스트 기능까지 덧붙이니 운전에 여유가 생겨 다양한 기능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LG U+드라이브를 기반으로 국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수입차 브랜드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 기능을 한국시장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들과 손을 잡는데, 렉서스는 신형 NX에 LG와 손을 잡고 U+드라이브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기능들을 탑재했다. 음성 인식 기능은 네이버 클로바를 통해 이뤄져 경로 설정이나 정보 검색, 공조장치 제어 등의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음악 기능은 지니뮤직이나 바이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U+ 드라이브 내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 시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제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은 지속적인 테스트 후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UX300e의 자연스러운 주행감각이 여러 아쉬움을 만회한다

이번 UX와 NX의 시승은 앞으로의 토요타, 렉서스 브랜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UX에서는 전동화의 흐름에 발맞출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NX를 통해선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100% 완벽하다고 말하기엔 부족한 점들이 곳곳에서 보이긴 하지만, 이번을 시작으로 점점 더 진화한, 발전한 제품들을 계속해서 선보여주길 바란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도 시장이 더욱 다양화할수록 더 좋은 제품을 더 좋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신형 NX의 확 달라진 인테리어는 보수적인 브랜드 성격이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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