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7 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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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즐겁게 달리며 오프로드의 매력에 흠뻑! 뉴 포드 브롱코

모터사이클 라이더들 사이에선 ‘모터사이클의 끝은 산이다’라는 말이 있고, 여기에 덧붙는 말로 ‘산뽕에는 약도 없다’는 것도 있다. 온로드에서 오랫동안 모터사이클을 경험했던 사람도 오프로드의 재미를 경험하고 나면 흠뻑 빠지게 된다는 뜻이다. 단순히 어드벤처 모터사이클로 임도 정도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모토크로스나 엔듀로 모터사이클로 사람도 걸어올라가기 힘든 산을 정복하는 재미를 즐기는 라이더들도 적지 않다.

이 얘기는 자동차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와인딩 코스나 서킷에서 즐기는 재미도 있지만, 오프로드를 달리는 재미는 일반도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이 더해지며 금세 사람을 중독시킨다. 기자도 본격 마니아는 아니지만 시승을 통해 여러 차례 체험해보고 나니 오프로드의 재미에 눈뜨기 시작했고, 그래서 이번 포드 브롱코 시승행사 안내메일을 받자마자 주저 없이 신청하고 선정되기만을 기다렸다.

4월 15일, 초대 메일의 안내에 따라 경기도 안성에 마련된 포드 브롱코 플레이그라운드를 찾았다. 깊은 산으로 들어가며 평범(?)하게 임도를 달리는 체험행사인가 했는데, 도착하고 보니 한국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풍경의 행사장이 시작 전부터 사람을 압도한다. 행사장 뒤로 거대한 절벽은 예전 이곳이 채석장 부지였음을 짐작케 한다. 꽤 오랜 시간 사용되지 않았는지 평지에는 풀이 크게 자라 마치 유럽에서나 볼 듯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런 멋진 곳에서의 시승이 1시간도 안되는 건 아쉬운 점이지만, 포드 코리아 소유가 아닌, 임대한 공간인지라 어쩔 수 없다. 최대한 브롱코의 모든 것을 경험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차량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마친 후 배정된 차에 올랐다. 코로나 상황인 만큼 최근 시승엔 인스트럭터가 동승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브롱코 시승은 인스트럭터가 차량마다 함께 했다. 물론 이동 중 차량에 대한 소개나 기능에 대한 빠른 안내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코스가 험난하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시작 전 거창한 풍경을 보고난 뒤라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가 속한 조는 평지에 다양한 형태로 조성한 A 코스를 달린 후 행사장 주변 임도를 달리는 B 코스를 달리는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진행된 A 코스는 브롱코의 사륜구동을 비롯한 다양한 오프로드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들로 구성됐다. 범피 코스에선 사륜구동과 함께 디퍼렌셜(차동장치) 잠금 기능으로 한쪽 바퀴가 공중에 떠도 안정적으로 주행을 이어갈 수 있음을 확인하도록 했으며, 오프로드에 특화된 설계로 높은 진입각과 탈출각을 확인할 수 있는 웨이브 코스, 오프로드 체험에서 빠지면 섭섭한 도강 코스 등 실제 오프로드 주행에서 만날 수 있는 요소들을 굵고 짧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인상적인 기능으로 원 페달 드라이빙도 있다. 최근 전기차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인데, 이쪽은 강한 회생제동 기능을 기반으로 주행 효율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브롱코의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은 경사가 급한 내리막 구간에서 페달을 조작해야만 차가 움직여 조작 편의성을 높인다. 기능은 G.O.A.T. 기능 다이얼 중앙 버튼을 눌러 활성화시키면 급경사에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제동이 자동으로 걸린다. 덕분에 발이 바쁘게 두 페달을 오가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고, 그만큼 스티어링휠 조작에 더 신경쓸 수 있다.

최신 모델인 만큼 차량 외부 곳곳에 배치된 카메라가 미처 눈으로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보여주니 편리하다. 특히 험지를 운행할 때 사용하는 저속 사륜구동 모드(4L)로 바꿔주면 자동으로 전방 카메라가 활성화되어 차량 앞 노면을 센터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어 오프로드 주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요령 있는 사람들은 보닛 상단의 돌출부도 이용해 차량 폭을 가늠하며 보다 편하게 주행을 이어갈 것이다.

실제 오프로드 코스를 압축해놓은 A 코스 주행을 마치고 곧바로 B 코스로 진입한다. 행사장 주변 임도를 달리는 코스인데, 입구부터 만만치 않은 경사각이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님을 암시한다. 인스트럭터의 안내를 받아 서서히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하자 브롱코는 높은 경사를 가볍게 오르기 시작한다. 차량 무게가 2.3톤에 달하는데, 무게를 의식하지 못할 만큼 가뿐하게 오르막을 통과하는 모습에 탑재된 2.7L V6 트윈터보 엔진의 힘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성능은 최고출력 314마력/5,500rpm, 최대토크 55kg‧m/3,500rpm이니, 결코 부족함이 없다.

경사를 무사히 올랐는데, 이게 끝이 아니란다. 진짜배기는 다음에 나타나는 코스라고. 코스 진입 전 안전을 위해 앞 차량이 완전히 통과하길 기다리며 살펴보니, 아까 코스는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 걸어서 오를 엄두도 안 나는 코스지만 올라갈 수는 있을테니 일단 도전해보기로 했다.

코스에 들어서자 아찔한 경사로 덕분에 길이 안보인다. 자연스레 시선이 앞 유리와 센터 디스플레이를 오간다. 가속 페달을 반쯤 밟았는데 차가 올라가다 속도가 서서히 낮아진다. 인스트럭터의 다급한 외침에 페달을 끝까지 밟았음에도 속도가 확 붙지 않는다. 경사가 만만치 않은 탓이다. 사이드미러로 뒤를 볼 여유도 없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일단 뒤보다는 앞이 더 중요한 상황이니 스크린으로 도로 앞 상황을 보며 다시 서서히 오르막을 오르자 어느새 능선에 올라섰다. 올라서자마자 탁 트인 경치가 아름답긴 한데, 문제는 이곳이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바로 옆에 절벽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대문에 고소공포증이 엄습해온다는 것. 사진 찍을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차에서 내리지 못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찍은 사진은 없지만 제공 받은 사진이 있으니 이걸로 피치못할 상황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정상에 올랐으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급경사라면 원 페달 드라이빙을 적극 활용하겠지만,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할 수 없어 불편하기도 하고 기능을 사용할 만큼 경사가 급하진 않으니 두 페달을 오가는 쪽이 훨씬 낫다. 서서히 내리막을 달리며 앞서 달린 코스들을 복기해보니 오프로드임에도 머리를 부딪친 일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 노면의 요철이나 장애물로 길이 마냥 평탄하지 않았고, 좌우로 요동치는 구간이 분명히 있었지만 서스펜션이 충격들을 잘 흡수해줬다는 뜻이다. 이는 브롱코에 탑재된 고성능 오프로드 안정성 서스펜션(H.O.S.S.) 덕분인데, 그 수준이 상당한 편이라 이 정도면 록 크롤링(Rock Crowling, 바위 등을 타넘는 코스) 같은 극한의 코스만 아니라면 가족들과도 함께 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매직 카펫 라이드’라고 할 만한 최상의 편안함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편하게 오프로드를 달려 평소 보기 힘든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레트로가 유행이기도 하지만, 포드가 브롱코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든 건 단지 그런 이유에서만은 아닐 것이다. 분명히 오프로드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이 있고, 단지 역사 속의 모델로만 잠재우기엔 아쉬웠기 때문이리라. 물론 레인저 시리즈 역시 오프로드에서 충분한 실력을 보여주는 모델이지만, 브롱코의 실력은 그보다 한 수 위라고 보면 된다. 강력한 파워와 오프로드 특화 기능들에 편안한 승차감까지 더했으니, 오프로드의 대중화를 이끌만한 모델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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