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2 금 10:46
상단여백
HOME 자동차 시승기
6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저력을 확인하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가 6세대째를 맞이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E-클래스와 S-클래스에 비해 판매량에서 밀리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는 모델이다. C-클래스라는 이름만으로도 30년의 역사가 쌓였는데, 여기에 C-클래스의 원조라 할 수 있는 190까지 포함하면 40년의 역사를 지닌 상당한 장수 모델이다.

C 200 4MATIC 아방가르드

이번 모델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역시 전기차로 전환되기 전 마지막 내연기관 모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 세대교체 주기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2028년에 7세대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기는 하나, 벤츠가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생산할 것’이라고 공언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6세대 모델이 마지막 내연기관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벤츠가 전동화에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적용해온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라인업 전반으로 확대돼가고 있으며, 이번 C-클래스 역시 하이브리드의 수혜를 받았다. 여기에 향후에는 25.4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1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이 신형 C-클래스가 고객 인도 개시와 함께 미디어 시승회가 마련되어 지난 4월 5일 현장을 찾았다. 익숙하지만 뭔가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의 C-클래스가 쭉 늘어서 있다. 처음 시승할 모델은 C300 AMG 라인인데, 벤츠의 삼각별이 촘촘하게 늘어선 전면 그릴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후 C200 아방가르드 모델도 함께 시승했는데, 세로선이 더해진 그릴보다는 이쪽이 훨씬 보기 좋다.

‘감각적 순수미(Sensual purity)’라는 벤츠의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패밀리룩을 입은 덕분에 전체적으로 S-클래스와 닮은 구석이 곳곳에 보인다. 차량의 전체적인 측면 형상도 그렇고, 주간주행등이 더해진 헤드라이트나 역삼각형의 테일라이트가 더해진 후면부 등 ‘리틀 S-클래스’라 불러도 될 듯한 모습이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4,751mm, 전폭 1,820mm에 전고는 C 200이 1,440mm, C 300이 1,455mm이다.

실내에선 라인업에 따라 취향이 갈릴듯하다. C 300 AMG 라인은 대시보드 하단을 카본으로 덮어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 반면, C 200 아방가르드는 우드 트림에 알루미늄 라인으로 세로 스트라이프를 더해 심플하면서도 세련미를 보여준다.

실내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11.9인치의 거대한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중앙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공조장치 등의 설정도 모두 여기에서 조작이 이뤄진다. 국내 출시되는 전 라인업에는 통풍 시트와 무선 스마트폰 연결 기능, 전동 트렁크 등이 기본 탑재된다는 점이 좋다.

스크린 하단에는 일부 기능들의 물리 버튼이 남아있는데, 다이내믹 셀렉트와 360도 카메라, 볼륨 조절과 같은 기능들이 있는데, 이곳과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볼륨 조절은 손가락을 대고 서서히 움직이면 조절이 가능한 스와이프(swipe) 방식이어서 사용이 어색하지 않다. 다만 선루프 커튼을 여닫기 위해 센터 스크린에서 몇 단계의 메뉴를 거쳐야 한다는 불편함은 아쉬운 요소다.

S-클래스나 E-클래스에 비해 작은 C-클래스라고 하지만, 그래도 중형 세단인 만큼 공간에 있어서 부족하지 않다. 물론 뒷좌석 탑승자가 ‘덜 불편하게’ 타는 것과 ‘편안하게’ 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신형 C-클래스는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우선 휠베이스가 2,865mm로 이전 대비 25mm 늘어났고, 앞좌석 등받이 뒤쪽을 오목하게 파내어 레그룸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2.0L 4기통 가솔린 엔진에 48V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를 더해 20마력을 더한다. C 200 아방가르드는 최고출력 204마력/6,100rpm에 최대토크 32.6kg‧m/2,000-4,000rpm이고, C 300 AMG 라인은 최고출력 258마력/5,800rpm에 최대토크 40.8kg‧m/2,000-3,200rpm의 성능을 낸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인 만큼 전기 모드 주행을 지원하진 않으나, 일정 속도 이상에서 탄력 주행을 하면 엔진 구동을 멈춰 연비를 높이는 ‘글라이딩’ 기능도 갖추고 있다.

처음 시승한 모델은 C 300 AMG 라인으로, 에코나 컴포트 모드에서 교통 흐름에 맞춰 달리면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다이내믹 셀렉트로 주행모드를 바꾸면 스포티한 면모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주행하며 레드라인 전까지 엔진을 회전시키며 가속하니 시원스레 쭉쭉 뻗어 나가는 맛이 상당히 일품이다.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한 AMG 모델이라면 더 재밌게 달리겠지만, 트랙을 즐기는 취미가 없다면 이 정도만으로도 일상에서 부족함을 느낄 일은 없겠다.

주행 보조 기능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과 차로 유지 보조, 차선 이탈 경고(액티브 스티어링 어시스트) 등의 기능이 있는데, 차로 유지 보조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편이다. 교통표지판 어시스트의 경우 도로 제한 속도를 지속적으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속도 위반의 위험을 줄일 뿐 아니라 도로 공사 표지판이나 정지 신호, 적색 신호등도 인식하기 때문에 안전 운전에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기본 적용된 C 300 AMG 라인은 HUD로도 안내가 이뤄지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다.

목적지에서 C 200 아방가르드로 옮겨탔다. 세로 스트라이프의 인테리어가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목적지까지 차량 성능을 테스트해봤으니 돌아갈 때는 승차감을 살피기로 하고 교통흐름을 따라 느긋하게 달려보기로 했다.

정숙성에 대해선 별다른 말이 필요하지 않다. 오랫동안 차를 만들어온 만큼 어떻게 소음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할 터. 노이즈 캔슬링과 같은 기능 없이도 실내는 충분히 조용하다. 이번 C-클래스의 슬로건인 ‘Stay in your comfort zone’을 괜히 내세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스펜션은 상위 모델에 탑재되는 에어 서스펜션이 아닌 스프링 방식이 적용됐지만, 국내 도로에서라면 이 정도로도 충분히 편안한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C 200 아방가르드로 옮겨타며 가장 와닿은 부분은 HUD의 부재다. 있던 기능이 사라지니 주행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계기판으로 내리는 과정에서의 불편함이 확 와닿는다. 도로에서 주행 중의 1초는 사고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 다음 업그레이드에선 전 라인업에 기본 적용되면 안전에 대한 브랜드의 철학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본 탑재된 내비게이션은 증강현실 기술이 더해져 낯선 길을 찾아갈 때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산에 비해 안내가 덜 적극적인 건 단점. 그래도 스마트폰 무선 연결 기능이 있어 다른 선택지를 활용할 수 있어 그렇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벤츠를 고르는 이유로 일명 ‘하차감’을 꼽는 사람도 있지만, 브랜드를 살짝 걷어내고 살펴보면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에 깔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30년이란 긴 시간 동안 5번의 변화를 거치며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변화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동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바탕으로 이뤄지겠지만, 그 속에서도 바뀌지 않는 건 탑승자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세련된 스타일을, 차분함 속에 녹여낸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C-클래스가 추구해온 목표였고, 그 목표는 C-클래스의 이름이 지속되는 한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지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상단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