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1 목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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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달리기 실력에 가성비까지 갖췄다, 볼보 C40 리차지

‘환경을 생각한다’는 이미지를 앞세워 남들보다 빠르게 내연기관에 작별을 고하며 전동화로 나아가는 볼보지만, 수입 브랜드의 한계로 인해 이제야 자사의 첫 번째 전기차인 XC40 리차지와 브랜드 최초의 쿠페형 차량이자 처음부터 순수전기차로 개발된 C40 리차지가 국내에 들어왔다. 최근의 전기차 열풍에 반도체 이슈까지 겹치며 전기차의 몸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상황에서 올해 물량은 일찌감치 동나버렸다. 이런 분위기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C40 리차지 시승현장을 찾았다.

그동안 볼보는 세단, SUV, 왜건 3개 형태로만 차를 내놨을 뿐, 쿠페 스타일을 적용한 차량은 이번 C40 리차지가 처음이다. 볼보와 쿠페, 묘하게 안 어울리는 조합 같지만, 실제 제품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루프라인은 차량 후미로 이어져 살짝 솟아오른 스포일러에서 마무리됐는데 이 라인을 더욱 강조하고 싶었는지 점선 형태로 다듬은 테일라이트의 선을 루프라인에 얹어 밋밋하게 마무리될뻔한 차량 뒷부분에 포인트를 더했다. 헤드라이트 주위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은 차량 전반을 가로지르고, 벨트라인은 C필러 상단으로 솟구치는 라인을 통해 차량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전면부만 아니었다면 이게 볼보 디자인이 맞나 싶은 모습이다. 전면부에서 역시 눈에 띄는 건 토르의 망치와 그릴일 것이다. 그릴은 하단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막혔지만 엠블럼은 같은 자리에 배치해 기존 볼보 제품들과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실내는 익숙한 볼보 스타일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무리하게 물리 버튼을 없애는 추세와 달리 엔터테인먼트 버튼 일부가 남아있어 반갑다. 실내 트림은 기존 제품에 적용되는 것을 공유하는지 시동 버튼의 자리를 막아놓은 점도 눈에 띈다. 변속 레버는 같은 집안의 경쟁자인 폴스타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가로로 뚫려있는 형태의 레버를 채택했는데, 신선함은 좋으나 플라스틱이 두드러져 조금 싼 티 나는 느낌이라 아쉽다.

도착 시 배터리 잔량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효율적인 전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

디지털 계기판과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 조합 역시 익숙한 구성이나, 내용물에선 일부 달라진 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티맵과 공동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이미 볼보는 내연기관 모델에도 자체 내비게이션 대신 티맵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번에는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티맵과 함께 개발, 적용한 것이다. 특히 전기차에 특화된 기능들이 적용되어 충전소까지의 경로 안내를 비롯해 경로 탐색 시 최적의 충전소를 포함한 안내 등도 제공하며, 내비게이션 상에서 주변 충전소 위치를 표시하고 클릭하면 충전소 정보와 현재 사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경로 안내 시 도착지까지 이동했을 때 예상 잔여 배터리도 볼 수 있고, 반대로 현재 배터리 용량으로 갈 수 있는 대략적인 거리를 지도로 보여주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나들이도 불편함 없이 소화할 수 있다.

티맵 내비게이션 외에도 아니라 AI 음성 명령 기능인 ‘아리아’ 역시 편의성을 높여주는 요소다. 특히 공조 장치의 경우 터치스크린으로만 조작할 수 있어 운전 중에 이를 제어하는 게 쉽지 않은데, 온도, 풍속, 열선 시트 작동 여부 등 공조 관련 기능 제어를 음성으로 할 수 있어 전방 상황을 주시하며 안전하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 AI 스피커 등을 통해 쌓은 수많은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학습이 이루어져 정해진 문장이 아닌, 자연스럽게 이야기해도 내용을 이해하고 맞는 기능을 실행시켜주는 점이 좋다.

스타일을 선택할지 실용성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몫이지만, 다행히 양쪽 선택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실내 공간에서 아쉬운 점은 딱 하나, 쿠페형 SUV라는 점이다. 뒷좌석은 평균 키 정도의 성인이 앉아도 머리가 천장에 닿아 불편할 듯한데, 여기서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 중 선택지가 갈리겠다. 그래도 2열 등받이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있어 조금 더 편하게 탑승할 수 있고, 등받이를 완전히 접으면 평평한 공간이 나오기 때문에 화물 적재나 차박 등의 용도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하겠다. 엔진룸 자리에도 추가적인 수납공간이 있어 충전 케이블 등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적합해 보인다.

전기차임에도 뒷좌석 레그룸 중간에 센터 터널이 올라와 있어 이게 뭔가 싶겠지만, 여기에는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특히 차량 중앙부와 후방에 배터리가 2단으로 적재되는데, 중앙부에 배터리를 추가함으로써 충분한 용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롤(roll)을 억제하는 효과를 준다고 한다. 차고가 높은 SUV의 특성으로 코너가 이어지는 곳에선 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배터리 적재로 줄였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실제 그런지 확인해볼 차례.

따로 시동을 거는 과정 없이도 내부 센서가 착석을 감지하면 시동이 걸리는 시스템이다

목적지인 파주까지 왕복 90km의 길지 않은 코스로 시승을 나섰다. 아까 실내를 설명하며 시동 버튼이 막혀있다고 했는데, 시트 내부에 센서가 있어 운전자가 시트에 앉으면 시동이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출발하기까지의 과정은 문을 열고 타서, 변속하는 것이 전부다.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얼마나 더 편리해질 수 있을까?

마음에 드는 기능 중 하나는 ‘크립(creep)’ 기능이다. 쉽게 말해 기어를 D에 넣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차가 앞으로 서서히 굴러가는 기능이다. 내연기관에선 놀라울 것 없는 기능이지만, 전기차는 구조 자체가 다르니 별도의 기능으로 넣지 않으면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야만 차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최대한 내연기관과 비슷한 주행감각을 준다는 점에서 있고 없고의 차이가 꽤 나타나는데, 특히 교통 정체가 심한 상황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해야 할 때 빛을 발한다.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을 사용하면 크립 기능을 사용할 수 없지만, 이 원 페달 드라이브가 전기차에 특화된 기능이라 어쩔 수 없다. 즉 전기차 스타일로 운전할 것인지, 내연기관차 스타일로 운전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차량 흐름이 한적해진 구간에서 가속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앞뒤 차축에 탑재된 204마력의 모터 2개가 힘을 보태니 속도계 숫자가 빠르게 치솟는다. 180km/h에서 제한이 걸리는 점은 다른 볼보 차량들과 동일한 설정. 하지만 제한속도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은 전기차답게 압도적으로 빠르다. 특히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등이 시트에 푹 묻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력한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상당히 가벼운 편으로 조향이 편하긴 한데 어색함이 느껴진다면 차량 설정에서 무게감 있는 조향으로 변경 가능하다. 커브가 많은 구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간간이 나타나는 곳에서 테스트해보니 움직임도 빠르고 경쾌하다. 배터리 탑재를 통한 안티롤 효과는 롤을 줄여주는 정도지, 롤을 완전히 없애진 못한다. 물론 고성능의 서스펜션을 탑재하는 것으로 이를 완전히 잡아주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쪽이 나을 수도 있겠다.

주행보조 기능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차선 이탈 방지 등의 기능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매끄럽게 작동하기는 하나,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의 경우 간혹 차선에 붙어 달리는 경우도 있어 너무 믿고 맡기지 말고 운전의 보조 역할로만 생각해야 한다. 이름도 차선 유지 ‘보조’니 말이다. 운행 중 실내는 조용하지만 노면 소음은 제법 들려오는 편이다. 전기차의 특성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 고속 주행 시에도 풍절음이 그리 크게 들리지 않아 주행 스트레스가 덜하다.

시승 시작 전, 볼보자동차코리아에서 차량에 대해 설명을 하며 표를 하나 보여줬다. 비슷한 성능, 비슷한 배터리 용량을 가진 직간접 경쟁 모델을 동일한 옵션으로 구성했을 때 실제 구매가격의 차이를 정리한 것이었다. 볼보에서 판단하는 직접적인 경쟁 모델로 EQA 250(AMG 패키지 플러스), 제네시스 GV60이 있고, 간접 경쟁 모델로 세단인 폴스타 2(롱레인지, 듀얼모터), 테슬라 모델 3를 꼽았는데, 이들 모델과 실구매가(각종 세금 및 정부 보조금 포함) 비교 시 C40 리차지의 실 구매가격은 6,318만 7000원으로, 가격이 최소 379만 원부터 최대 764만 원까지 차이났고, XC40 리차지(6,230만 6545원)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100여만 원씩 더 벌어진다. 볼보에 ‘가성비’라는 단어를 쓰게될 줄은 몰랐지만, 이 정도면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를 가성비 좋은 모델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부족하지 않은 성능과 한국시장에 특화된 편의기능들까지 더해졌으니, 이정도면 국산과 수입 모두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꼽을만한 가성비 최고의 모델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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