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26 수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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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자동차 산업의 양상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자동차 산업은 끊임없이 굴러갈 것이고, 신제품이라는 결과물들이 소비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산업의 흐름이 작년과 똑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특히 전동화 과도기에 서있는 이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과연 올해 자동차 산업의 모습은 어떤 양상을 보일지 현재까지의 소식을 토대로 예상해보았다.

 

내연기관 종말에 한 발 더

기아 니로 EV

한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의 친환경 정책에 맞춰 각 브랜드들도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확대 및 내연기관 모델의 축소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초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했다는 보도 이후 라인업에서 디젤 모델을 축소하는 것으로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엔진개발센터를 없애고 배터리개발센터를 신설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올해는 현대 아이오닉 6, 기아 니로 EV, EV6 GT, 제네시스 GV70 등 전기차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어서 발 빠른 전동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가 앞으로 내놓을 16종의 전기차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토요타의 전기차 라인업 공개도 주목할만한 뉴스였다. 하이브리드 출시 초기에는 앞서가는 친환경 정책으로 호평받았으나, 최근까지 이렇다 할 전동화 과정 없이 하이브리드만을 고집하는 방향을 고수해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무려 16종에 달하는 출시 예정 전기차 라인업을 한꺼번에 공개하며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특히 공개된 라인업 중에는 세단, SUV 외에도 스포츠카, 소형 상용차 등 다양한 형태를 준비하고 있어 전동화에 뒤처졌다는 비판은 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전기차 개발에 상당한 금액이 투자될 예정인 상황에서 실제 출시된 제품의 주행거리나 편의사양이 경쟁모델에 미치지 못할 경우 브랜드 전반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국내 시장에서는 제품 다양화를 통해 전기차 보급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브랜드 중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EQC, EQA, EQS에 이어 GLB와 E-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EQB와 EQE를 선보인다. BMW도 iX에 이어 i4로 라인업을 늘려가며, 아우디는 e-트론 시리즈로 e-트론 S과 e-트론 S 스포트백, Q4 e-트론을 출시한다. 폭스바겐도 ID4로 전동화의 시동을 걸 예정이고, 지난해 말 국내 출시를 알린 폴스타 역시 폴스타 2로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쌍용차 역시 전동화 흐름에 합류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현재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전기버스 등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회사인 만큼, 인수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기존 쌍용차 라인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전기차들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수자금 및 경영권 분쟁 등과 같은 잡음들이 이어지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율주행, 점차 현실이 되다

자동차 산업에서 전동화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는 이슈는 바로 자율주행이다. 단순히 운전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을 넘어 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기 때문. 자율주행 3단계부터는 특정 조건에서 운전 중 스티어링휠을 잡고 있지 않아도 되므로 차량에서 동영상이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단계가 점차 오를수록 차량 내 공간은 휴식이나 업무, 오락 등 활용도가 높아지며, 5단계가 도입되면 운송 업무, 택시나 버스, 화물차 등 운수업 종사자들의 자리를 자율주행 시스템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도 FSD(Full Self Driving)의 베타테스트를 진행중이다

그동안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테슬라로, 현재 3~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기능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혹은 다른 업체와의 협업이나 인수합병 등을 통해 빠르게 기술 적용에 가까워지고 있어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누가 나서게 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을 세계 최초로 인증받았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 벤츠는 자율주행 3단계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독일 당국으로부터 인증받았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표준에 따라 허가받은 최초의 사례로, 테슬라는 아직 이 인증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드라이브 파일럿’이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앞서 설명했듯 특정 조건에선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도로 상황을 파악해 운전한다. 시스템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 센서, 외부 마이크, 고정밀 지도 등을 기반으로 하며, 최고 60km/h 속도로 주행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남양연구소 내에 자율주행 연구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도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체인 앱티브와 함께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왔으며,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 내에 자율주행 기술 연구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에 제네시스 G90 신형에 3단계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선보일 예정이며, 자율주행 4단계 시범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실질적인 결과물 외에도 ‘대학생 자율주행차 경진대회’를 십수년째 꾸준히 운영하며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 발전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성장 발목잡은 반도체 문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펜데믹 상황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새 차를 사 국내 여행을 즐기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가 겹치며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수입차도 아니고, 국산차가 이렇게 공급난을 겪게 된 이유는 첨단 기능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한 최신 주행보조 및 편의 기능에는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최근의 자동차들은 전자제품화(化)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주행 보조를 비롯해 편의장치 등에 첨단 기능들이 투입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기능적 측면 뿐 아니라 조작부에도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데, 이러한 전자 기반의 기술에는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수요 급증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제재로 인해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의 기업들이 2020년부터 이뤄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제재로 인해 제조사들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게 됐고, 보유하고 있던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문제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이미 차량 구입을 결정한 소비자들에게 옵션을 뺄 것을 권유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당장 공급처를 구해도 수급이 정상화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동화 흐름 역시 이러한 반도체 수급에 영향을 주는 부분으로, 자동차보다는 전자기기에 더 가까운 전기차인 만큼 반도체 사용량 역시 기존 내연기관보다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기차가 각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어 반도체 수요는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 물론 다른 업체들을 통해 반도체를 수급, 차량에 장착하면 해결될 문제지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반도체 수급 문제를 겪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재고량 비축을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주문을 넣어 실제 반도체 문제가 정상화 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를 비롯해 다양한 자동차 관련 제품을 생산해왔다

다행인 점이라면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업체인 삼성전자에서 자동차 반도체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높은 기능과 기술이 투입되는 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개발, 생산해왔지만, 지난 2018년 자동차용 프로세서와 이미지 센서 등을 출시한 이후 차량용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여왔고, 아우디와 폭스바겐, 테슬라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도 협력하고 있으며, 여기에 미국 텍사스에 신규 공장 설립을 진행하고 있어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하면 문제가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진행한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해 협력이 현실화되면 반도체 수급 문제가 단숨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왕관은 누구에게?

 

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만큼 관련 분야 역시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가 가장 대표적인데, 이 분야를 꽉 쥐고 있는 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기업이다. 중국 CATL의 맹추격으로 인해 2021년에는 아쉽게 1위를 내줬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2위, 삼성SDI가 5위, SK이노베이션이 7위를 차지하고 각각 100%가 넘는 성장을 달성하는 등 호성적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세계 곳곳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세우는 만큼 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합작해 미국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다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요소로 대형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기차용 배터리 자체 공장 신설이 있다. 대표적으로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와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토요타 등이 자체적으로 배터리 제조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자체 기술력이나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무턱대고 독자 노선을 걷는 것은 무리인 만큼 기존 배터리 제조사들과 손잡는 형태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자동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우고, 포드는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등 제품을 직접 공급받던 관계에서 협력하는 관계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작년이 되어 버린 자동차 시장 상황의 흐름을 살펴보며 몇 가지 내용에 대한 예상을 해봤다. 확실한 사실은 자동차라는 재화가 생겨난 이후 변화의 속도가 그 어느 시대 보다 빠르고 올해 역시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게 변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시장의 흐름, 메이커의 전략, 기계적인 특성, 소비자의 선택 등 어느 것 하나 빠르게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다. 올 한해 자동차 시장은 또 어떤 변화를 겪게 될 것이고 소비자들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해진다. 자동차 마니아들이여 최고로 다이나믹한 2022년의 자동차 시장을 기대해보자.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더라도 그 이상의 변화와 속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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