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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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과 편리함을 동시에,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

현 상황에서 가장 친환경적이면서 효율까지 좋은 차는 단연 하이브리드일 것이다. 전기차는 초고속 충전기가 보급되고 있어도 아직 20분 이상의 충전 시간이 필요하고, 전기차보다 빠른 충전이 가능해 주목받았던 수소전기차는 충전 인프라의 문제와 수소 충전의 특성 때문에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는 현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은 전동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현 시점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시간을 벌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브랜드는 토요타이다.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장 먼저 개발, 도입한 덕분에 토요타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토요타에서 지난 10월 26일 하이브리드 시승회를 개최해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 마련된 차량은 캠리와 라브4, 시에나다. 세단부터 SUV, MPV까지 다양한 라인업에 적용하고 있을만큼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완성도를 갖췄다는 의미. 그 중 오늘 시승할 차량은 오래간만에 만나는 라브4다. 2019년 신형이 출시됐을 때 처음 만난 이후 근 2년여 만에 다시 만나니 반갑다. 새로운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형 라브4는 입체적인 외관과 강인한 스타일로 파워풀한 성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인 E-four를 적용해 오프로드 주파력은 물론이고 온로드에서도 우수한 주행 안정성을 두루 보여준다.

 

오늘의 시승은 서울 양재동을 출발, 고속도로를 지나 인천 영종도를 다녀오는 왕복 140km 정도의 코스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효율성을 확인하는 행사인지라 별도의 연비왕 선발 이벤트를 함께 진행한다고 하는데, 지난 렉서스 ES 시승에서 강자들의 엄청난 실력을 확인한지라 길게 생각하지 않고 포기. 대신 일상에서 연비에 신경쓰는 정도로 주행했을 때 어느 정도의 효율을 보여줄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주변의 흐름에 맞추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같은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다. 평소 스타일대로 운전하면 되니 편하기도 하고 부담도 덜어낼 수 있어 탁월한 선택이지 싶다.

행사장을 출발해 강남순환로에 올랐다. 그 전까지는 속도가 낮아 배터리만으로 주행하기도 했지만 그리 길지 않았고, 자동차전용도로에 오르고 나니 엔진이 지속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동력 흐름을 보여주는 메뉴가 있어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 가속에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모두 작동해 힘을 올려붙이지만, 어느 정도 속도가 오른 후에는 엔진의 동력을 나눠 배터리 충전에 사용하기도 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타력 주행을 하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즉시 회생제동 기능이 작동해 엔진은 잠시 뒤로 물러나고 배터리를 충전해 최대한의 효율성을 이끌어낸다.

 

주행보조기능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 강남순환로를 지나 제2경인고속도로에 오르니 인천항 쪽으로 향하는 많은 화물차들이 더해지며 흐름이 조금 전에 비해 크게 느려졌다. 다행히 주행 기록을 측정하는 것도 아니고 연비왕 경쟁도 일찌감치 포기했으니 여유로운 마음을 갖기로 했다. 어차피 가감속은 ACC 기능이 알아서 해주니 막혀도 그저 편하다. 날씨까지 좋았더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생각보다 뿌연 먼지 때문에 가시거리가 낮아 아쉬울 따름.잠깐씩 눈을 돌려 동력 흐름도를 지켜보지만 아무래도 불안하니 주행 보조 기능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라브4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모두 갖춰져 있다. 속도와 차간거리를 설정하자 운전에 훨씬 여유가 생긴다. 그렇다고 너무 방심하면 안 되는 것이, 다른 차들에 비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빠르게 경고 메시지가 계기판에 뜬다. 조금 더 여유있게 계기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로만 만족하기로 했다.

고속도로를 달려 드디어 영종도에 도착했다. 규정속도에 맞춰 50km/h 언저리로 낮추자 엔진의 개입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최근의 5030 정책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최적의 궁합을 보여준다. 급가속만 아니면 50km/h 정도까지는 엔진이 개입하지 않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모든 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기모터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기어 레버 아래쪽의 EV 모드 버튼으로 전기 위주로 주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배터리 양이 일정 이하로 내려가거나 급가속을 하면 엔진이 바로 개입한다. 이도 저도 귀찮다면 그냥 연비 주행의 원칙인 급가속과 급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정속 주행하면 된다. 그러면 나머지는 시스템이 알아서 다 해주니 말이다.

 

처음 출발 당시 오르막 구간과 가속 구간 등으로 10km/L를 갓 넘는 낮은 평균연비에 당황했지만, 주행하면 할수록 연비는 쑥쑥 오르기 시작했다. 전용도로에서도 상당히 올라가던 연비가 영종도 시내에 들어오면서 점점 더 올라 20km/L를 넘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신경 쓰지 않던 연비왕에 대한 욕심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스물스물 솟아나기 시작했다.

촬영을 마치고 복귀길에 오르며 잠시 고민이 됐다. 연비왕에 도전하려면 최대한 고속도로나 전용도로 주행을 자제하고 시내에서 낮은 속도 위주로 주행해 연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이 있지만, 복귀 예정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본인의 성격과도 맞지 않았다. 그냥 초심을 그대로 이어가기로 하고 ACC와 LKA 기능으로 편하게 복귀하는 길을 선택했다.

 

22km/L까지 치솟았던 연비가 고속도로 주행에서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내에서야 극강의 효율성을 보여주지만, 엔진이 지속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는 고속도로는 연비에 안 좋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연비가 일반 내연기관차만큼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고,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20km/L 아래로 살짝 내려간 정도? 그래도 강남순환로에 오르며 규정속도가 80km/h로 내려가자 다시 20km/L 선을 회복했다. 출발지로 되돌아올 때까지 기록한 최종 연비는 20.6km/L. 낮은 유지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정도면 충분히 선택할만하지 않을까? 여기에 가까운 주유소에서 언제든 휘발유를 넣을 수 있으니 충전의 부담도 없다. 현 시점에선 하이브리드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인 것이다.

하이브리드로 가장 앞서나갔던 토요타가 그 뒤로 이어지는 발걸음에선 조금 더딘 감이 있다. 다행히 전기차에 한 발 더 다가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출시할 예정이고,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세워 전기차 개발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또한 먼저 선보인 C-HR에 이어 내년 bZ 시리즈로 전기차 라인업도 조금씩 넓혀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토요타가 여기서 안주해선 안 된다. 과도기에 대해선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만큼, 이젠 시대 변화에 맞는 발빠른 준비로 예전처럼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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