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0.21 목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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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문화 확산에 발맞춘 편의기능 강화, 르노삼성 SM6

소비자들이 점점 더 큰 차를 원하는 추세가 이어짐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준대형차로 넘어가고 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큰 판매량을 보여준 차급은 중형차였다. 각 브랜드에서는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는데, 르노삼성에서도 이 시장을 겨냥한 모델을 선보여왔다. 바로 2016년 SM5의 뒤를 이은 새로운 주력 세단 SM6다. 역대급으로 호평받은 외관 디자인을 비롯해 각종 프리미엄 사양으로 무장해 당시 중형차 시장에서 1위를 위협할 정도로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까지도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이 SM6의 2022년형 모델이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이번 신형에서는 편의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XM3에서 첫선을 보인 차량 내 결제 기능인 인카페이먼트 기능을 탑재하고 기본 사양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달라진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미디어 시승회에 참여해보았다.

아직은 공식적으로 1세대 모델이기에 전반적인 디자인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뒤떨어지거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건 처음 출시 때 디자인이 정말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직선과 각을 강조하는 타 브랜드들과 달리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차체는 기존 디자인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외관에서 눈길을 끄는 포인트 중 하나는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다. 상황에 맞춰 상‧하향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오토 하이빔 기능과 함께, 사자 송곳니 부분의 주간주행등이 방향지시등으로 바뀌면서 밋밋하게 깜빡거리는게 아닌, 순차적으로 부드럽게 점등되어 훨씬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차량 크기는 전장 4,855mm, 전폭 1,870mm, 전고 1,460mm에 휠베이스 2,810mm로 경쟁차량들보다 약간 작은 수준인데, 아직 세대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세대에서는 추세에 맞춰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는 차급 이상의 고급스러움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특히 시승차량인 프리미에르 모델의 경우 나파 가죽 시트와 퀼팅 처리한 내장재들로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나 기대할 법한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르노삼성 제품의 특징이기도 한 9.3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사용 시에도 주변 정보를 더 많이 보여주는 점이 좋다. 디지털 계기판은 일반적인 ‘속도계+회전계’ 구성이 아닌 속도계 좌우에 수온계와 연료계를 배치한 구성, 멀티센스는 주행모드 변경과 함께 계기판 배경색이나 엠비언트 라이트 조명색을 바꿔 모드별로 분위기를 달리하는 효과까지 갖췄다. 오디오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되고 노이즈 캔슬링을 더해 실내 정숙성을 높였다.

이번 신형의 큰 변경점은 편의기능의 추가이지만 지난해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에서 밝혔던 승차감에 영향을 주는 부품들에서도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내용이 한 번 더 소개됐다. 르노삼성이 이 문제로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가 느껴지는 부분. 가장 약점으로 지적됐던 뒷좌석 승차감 개선을 위해 모듈러 밸브 시스템 댐퍼를 적용하고 리어 서스펜션에 하이드로 부시를 적용했다고. 자체 테스트 결과 이전 모델 및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승차감이 향상되는 동시에 전 영역에 걸친 소음이나 노면에서의 충격도가 상당히 줄었다고 한다. 실제 관련 동호회에서도 부분변경 이전 구매자들이 새로운 댐퍼와 부시로 변경해 상당한 개선을 느낀다고 호평할 정도다. 실제 시승에서도 서킷에서의 스포츠 주행과 같은 극한의 조건이 아닌 이상에야 불편함을 느끼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쟁모델 못지 않은 우수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또 하나의 변경 포인트는 울컥거림(저킹, jerking) 현상을 해소했다는 점이다. DCT는 자동변속기와 달리 구조상 수동변속기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출발할 때나 저속에서 울컥거리는 현상이 보고되어 DCT 엔지니어와의 협업으로 ‘안티-저킹’ 기능을 적용하고 변속 조건을 최적화해 이러한 현상을 줄였다고 한다. 이런 소소한 부분들이 승차감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독자들도 잘 알고 있을 듯.

이 두 변경점 덕분에 경유지까지 국도로 주행했는데도 시종일관 조용하고 차분한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차음 윈드실드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등 NVH 대책도 상당한 덕분에 음악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방해받거나 하는 느낌 없이 즐길 수 있는 정도. 중형차에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승차감 덕분에 편한 데다 마사지 기능까지 더해지니 장거리 운행도 문제 없겠다.

1.8 가솔린 터보의 TCe300 엔진은 시원한 가속이 일품. 최고출력은 225마력/5,600rpm에 최대토크 30.6kg‧m/2,000~4,800rpm의 성능으로 금세 원하는 속도에 도달한다. XM3에도 적용되는 1.3 가솔린 터보 TCe260 엔진이나 LPG를 사용하는 2.0 LPe 엔진을 선택할 수도 있는데, 세금을 낮추겠다면 TCe260을, 차량 가격이나 유지비를 낮추고 싶다면 2.0 LPe를 선택하는 것도 답이다. 2.0 LPe SE 플러스의 경우 2,560만 원(개별소비세 인하 적용시 2,513만 원)으로 거의 준중형급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니 상당히 파격적이다. 다양한 상황에 맞춰 여러 선택지를 갖춘 점이 좋다.

자동차 시장에서 보편적인 기능이 돼버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르노삼성에서는 ‘고속화 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라는 긴 이름을 쓴다)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은 국도나 고속도로 모두에서 만족스럽다. 앞차와의 거리를 시간(현재 속도에서 앞차까지 닿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표시하는 건 운전자가 경각심을 갖고 안전거리를 유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러한 기능들을 사용하기 위해선 최소 TCe260 중간 트림인 LE부터, 그것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건 아쉬운 점. 최근엔 이러한 주행 보조 기능들이 필수처럼 받아들여지는 만큼 더 낮은 사양에서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출발 전 안내에 맞춰 미리 인카페이먼트 기능으로 주문해놓은 제품을 찾기 위해 경유지에 들렀다. 미리 결제수단을 등록해놓으면 차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고, 수령할 때도 도착 알림을 매장으로 보내면 직원이 나와 제품을 받아 바로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이 인카페이먼트 기능의 장점. 아직은 편의점과 주유소, 카페 등으로 사용처가 한정되어 있지만, 제휴업체를 더 늘려나갈 예정이니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꼭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찾지 않아도 돼 부담을 덜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발맞추는 것은 어느 산업에서나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이번 SM6의 인카페이먼트 도입 역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적절한 선택인 셈. 타인과의 대면이 이렇게 불편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현실이 된 만큼 이제는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SM6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빠르게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달라진 사회상을 한눈에 보여주는 듯해 묘하게 씁쓸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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