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1 목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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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성과 편안함 사이 절묘한 균형잡기, 기아 EV6

요즘 현대차그룹의 기세가 무섭다. 내연기관에서는 현대차의 N 브랜드로 고성능 시장을 노리는 동시에 현대차와 기아차 양쪽 모두에서 하이브리드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에서도 강세가 이어진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로 국산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데 이어 기아도 EV6를 출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시장 모두에서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중 EV6의 미디어 시승회가 개최되어 서울 성수에 마련한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를 방문했다.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는 폐공장을 활용한 전시로 전기차의 '지속가능성'을 표현한다.

최근 폐공장을 개조해 기존 공장의 느낌을 살린 카페나 식당 등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데,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 역시 60여 년 전 지어진 방직공장 건물을 활용해 리모델링하며 최근 전기차 시장의 화두인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EV6가 담고 있는 개발 철학, 제품 특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여 전동화 모빌리티를 선도할 기아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조형물에 사용된 원사는 실제 EV6에도 사용되는 소재다.

시승에 앞서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살펴본 공간에서 가장 먼저 만난 것은 EV6 뒤로 475다발의 폐플라스틱 섬유 원사로 꾸민 미디어 아트다. 실제 EV6에도 사용되는 섬유 원사를 이용한 조형물은 EV6의 최대 주행거리인 475km(롱레인지, 2WD, 빌트인 캠 미적용)를 상징하기 위해 같은 숫자의 개수로 마련되어 이를 대형 벽면 위 475개의 LED 램프로 구성된 미디어월에 이은 것이다. 높은 공장 건물을 활용해 구성한 거대한 조형물은 아름다우면서도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초고속 충전과 V2L 기능 등 EV6의 특장점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다음은 EV6의 특장점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최대 주행거리, 800V 초고속 충전, 전기차를 이동식 에너지 저장장치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V2L, 0-100km/h 3.5초의 뛰어난 가속 성능 등 다양한 특징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EV6와 캠핑을 떠났을 때 V2L 기능으로 어떤 전자기기를 연결했을 경우 최대 몇 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지 등을 실제 제품을 전시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놓아 이해가 쉽다.

E-GMP 플랫폼과 업사이클링을 활용한 전시물. 줄에 매달린 것들은 모두 실제 자동차에 사용됐던 안전벨트, 에어백과 같은 소재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이번 EV6 출시에 맞춰 업사이클링 브랜드와 손을 잡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한 전시물 또한 전시했다. 여기선 실제 자동차에서 나온 안전벨트, 시트 가죽, 에어백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들도 구입할 수 있어 전기차의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관람을 마쳤으니 이제는 시승할 차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비교하면, 대단히 실용적인 느낌이 강하던 아이오닉 5와 달리 EV6는 상대적으로 납작한 차체가 스포츠성을 강조했음이 느껴진다. 전면부 헤드라이트는 그릴을 통해 자연스럽게 반대쪽 헤드라이트까지 이어지는 형태로, 헤드라이트의 패턴이 그릴 패턴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성이 조화롭다. 날카로운 표정이지만 위압감을 주기보단 귀엽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범퍼 하단 크롬 바는 측면을 지나며 솟아올라 후면 라이트 바로 이어지며 차체를 감싸는 동시에 차의 스포츠성을 부각시킨다. 휠은 공기역학을 줄이는 형태지만 검은색과 크롬의 대비를 통해 훨씬 민첩해보이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도어 핸들 역시 잠금을 해제하면 자동으로 튀어나오도록 해 주행 중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전반적으로 익숙한 모습이지만 내연기간 모델과 달리 훨씬 개방감 넘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실내는 개방감과 함께 깔끔함이 느껴지는 구성이다. 독특한 패턴의 대시보드에 계기판과 터치스크린을 묶은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얹었고, 아래로 송풍구가 좌우로 이어지는 구성이 깔끔하다. 공조 및 인포테인먼트 통합 조작계도 깔끔한 실내에 일조한다. 전기차답게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방형 센터 콘솔을 적용, 실내 공간의 단절감을 줄이고 더 많은 수납공간을 확보한 점이 좋다. 콘솔 위에는 시동 버튼, 변속기, 시트 기능 조작 버튼 등을 배치했고, 변속기 뒤편으로 스마트폰 충전 패드를 배치한 것도 좋은데, 여기에 무선 연결 기능(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을 더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래도 더 빠른 충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C 타입의 USB 충전 포트도 장착했다.

주행 모드별로 계기판 구성이 조금씩 달라진다.

전기차라는 특성을 고려해서인지 계기판 그래픽도 이전과 달라졌다. 주행모드에 따라 바뀌는데, 에코, 노멀, 스포츠 각각의 모드별 주행 특성에 맞춘 그래픽이 시각적으로도 느낌을 달리해주는 점이 좋다. 터치스크린에는 익숙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고, 여기에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 상태 확인, 충전 관리, 충전소 안내 등의 기능들이 더해졌다.

간단히 쉬어간다면 헤드레스트를 돌려 장착해 사용하는 방법도 괜찮을 듯하다.

전기차 특유의 널찍한 공간은 EV6 역시 마찬가지다.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기능을 더해 편하게 탑승할 수 있고, 바닥면이 전부 평평해 가운데 좌석도 그리 불편하지 않게 탑승할 수 있겠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V2L 기능과 함께 차박용으로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적잖으리라 생각된다. 키 196cm의 기자가 누워보니 발목이 살짝 나오는 정도여서 평균키 정도라면 차박이 문제 없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기아에서 차량 형태에 맞춘 에어매트와 멀티 커튼, 수납 가방 등 다양한 액세서리도 함께 출시하니 캠핑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좋은 선택이겠다.

EV6도 충분히 강력한데 GT 버전은 얼마나 놀라운 성능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달려보기 시작했다. 정숙성이야 말할 것 없고, 주행 성능 역시 기대 이상의 실력이다. 노멀 모드에서도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아주는 것만으로 상당한 가속을 경험할 수 있지만, 스포츠 모드에선 보다 즉각적으로 성능이 뿜어져 ‘스포츠’ 다운 고성능의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보다 성능을 높인 EV6 GT가 선보일 예정인데, 지금도 충분히 강력하다고 느껴지는 판에 GT 모델은 얼마나 놀라운 성능을 보여줄까? 출시 때 공개했던 드래그 레이스 영상이 과장이 섞이지 않은, EV6의 제 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경쾌한 핸들링 덕분에 차량의 무게를 의식하지 않게 된다.

배터리 등으로 2톤 전후에 달하는 무게를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핸들링이 가볍고 경쾌하다. 최근에 선보였던 아반떼 N의 경우 속도에 맞춰 스티어링의 무게감을 달리해 고속에선 더 세밀한 조작이 가능하게 했지만, 이번 EV6에는 탑재되지 않았다. 고성능 모델인 EV6 GT에서는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일관된 감각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서스펜션도 일상용에 초점을 맞춰 조금 무른 편으로, 코너에서 약간씩 좌우 흔들림(롤)이 나타나지만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아반떼 N에서 보여줬던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살짝 그립지만 역시 GT 버전에서나 만날 수 있을 듯.

증강현실 기술의 도입으로 시선 이동을 최소화해 운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성능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처음엔 다른 모델들에 장착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EV6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이 더해져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앞차와의 간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차선 변경 시 후방 차량과의 간격을 파악해 변경 가능 여부를 알려주고, 내비게이션으로 경로를 안내할 때는 방향을 변경해야 하는 곳과 목적지 등을 증강현실 기술로 알려준다. 골목길이 많은 시내 주행에선 골목을 잘못 들어 주변을 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정확하게 어떤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니 길을 헤매지 않고 정확하게 찾아갈 수 있는 점이 좋다. 자동차 산업에서 증강현실 기술의 도입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금방 다가올 줄이야.

현대차그룹의 ADAS 기술은 완성형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작동한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여기에 차선 변경 보조 시스템도 주변 상황을 파악해 안전한 타이밍에 변속을 시도해주니 초보 운전자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주차 보조, 360도 카메라 같은 기능도 있으니 운전에 금방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디오 시스템은 최근 기아차에 채택되고 있는 메리디안으로, 전기차의 정숙성과 어우러져 좋은 음질을 보여주지만, 노이즈 컨트롤과 같은 외부 소음 차단 기술이 어우러졌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 밖에도 공기 청정 시스템, 애프터 블로우 등 편의 기능이 두루 갖춰져 있다. 빌트인 캠의 경우 롱레인지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데, 장착 시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EV6 GT는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까?

이제는 전기차가 그리 희귀하지만은 않은 시대다. 많은 브랜드에서 각자의 개성을 담은 전기차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데, 기아 EV6는 일상과 스포츠성의 중간에서 균형을 잘 잡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첨단 기능들과 V2L을 비롯한 여러 편의기능이 갖춰져 있어 당분간 시장에서 아이오닉 5와 함께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고성능 모델인 EV6 GT인데, 4730만 원부터 5,680만 원 후반까지 책정된 EV6의 가격을 고려하면 보조금 대상에 속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앞으로 기아에게 던져진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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