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1.26 금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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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드라이빙에 걸맞은 실력 완비! 현대자동차 아반떼 N

현대자동차는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장에서 N 브랜드를 공식 론칭했지만 초기 시장의 반응은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N의 이름을 단 제품이 없으니 ‘고성능 브랜드라는 점은 알겠는데, 그래서 대체 뭐가 고성능이냐’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해외에서야 i20, i30 등이 N 브랜드로 선보이긴 했으나, 국내에서는 2018년이 되어서야 벨로스터 N이 처음 등장했을 뿐, 이후로는 외장 중심의 N 라인 제품만이 출시되어 N 브랜드에 대한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빨간색이 다른 차들보다 빠를 것 같아보이지만 단지 느낌일 뿐이다.

그랬던 분위기가 2020년 신형 벨로스터 N을 시작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아마도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이나 월드 투어링 카 컵(WTCR) 등의 경기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고성능 브랜드 제품 라인업을 넓히기에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21년 들어서는 코나 N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 7월 14일 아반떼 N까지 공식 론칭,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큰 틀에서의 디자인은 신형 아반떼와 다르지 않다. 

그러면 이제는 직접 만나볼 차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조금 늦어지긴 했으나 지난 8월 3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아반떼 N 시승행사가 진행됐다. 얼마 전 소개했던 코나 N도 충분히 즐거운 고성능 모델이었지만 현실과 타협한 부분들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 사실. 그래서 이번 아반떼 N의 시승이 더욱 기다려진 것이리라.

스포일러는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닌, 다운포스 형성으로 실제 주행에 큰 도움을 준다.

익숙한 듯하지만 달라진 느낌은 단지 차량 후미의 스포일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분명 큰 틀에서는 신형 아반떼와 다르지 않지만, 곳곳에서 N만의 특별함을 더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휠 사이로 보이는 대형 브레이크 캘리퍼 같은 것들 말이다. 빨갛게 도장된 캘리퍼는 언뜻 보기에도 상당한 크기여서 높은 성능에 걸맞은 제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고성능 모델답게 브레이크 역시 제동력이 뛰어나다.

실내에서는 푹신한 가죽시트 대신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N 라이트 스포츠 버켓시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N 라인 정도였다면 볼스터를 조일 수 있는 기능 정도로 타협했겠지만, 이 차는 진짜 고성능 버전인 아반떼 N이다. 고성능에 집중하려면 이런 시트들도 맞는 것이 갖춰져야 하는 법. 그렇지만 100% 레이스용이 아닌 일상용도 고려해 세미 버켓시트 정도로 정리한 듯하다.

일상에서도 편안하도록 세팅된 N 라이트 스포츠 버켓시트. 세미 버켓시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다른 실내 구성 요소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N 모드 버튼과 NGS 버튼이 추가된 N 전용 스티어링 휠, N 로고가 더해진 기어레버 등도 이 차의 특성이 일반 아반떼와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센터 스크린에도 N 전용 메뉴가 더해져 전후좌우로 가해지는 중력가속도(G)나 브레이크 압력, 스로틀 개도 정도, 엔진오일과 냉각수 온도 등 트랙 주행에 필요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랩 타임 계측 외에도 주행과 관련된 정보들을 제공하는 데이터 로거의 역할도 한다.

여기에 이번 아반떼 N에는 트랙 주행 시 자동으로 랩타임을 계측해주는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이날 시승이 진행된 인제스피디움을 비롯해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태백스피드웨이 등 국내 주요 서킷들의 코스가 저장되어 있어 트랙 주행을 시작하면 피니시 라인을 통과할때마다 자동으로 랩타입을 기록할 뿐 아니라 주행 정보까지도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자주 트랙 주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유용한 기능이 될 것이다.

N 모델답게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에 N 퍼포먼스 파츠가 적용됐다.

뒷좌석의 널찍한 공간도 인상적이다. 과거 ‘소나타’ 시절의 쏘나타를 경험해봤다면 비슷해진 덩치에 놀랄 수도 있겠다. 실내도 그만큼 넓어져 준중형 세단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졌을 만큼 넉넉한 뒷좌석 공간이 확보됐다. 여기에는 세미 버킷시트도 한몫한 것이, 그만큼 등받이 두께가 얇아지며 무릎 공간이 더 확보되기 때문. 평균 키 정도라면 성인 4명 정도는 큰 불편함 없이 장거리 이동도 문제없겠다.

기본적으로도 뒷좌석 공간이 넉넉하며, 여기에 N 라이트 스포츠 버켓시트를 선택하면 앞좌석 등받이가 얇아져 뒷좌석 무릎 공간이 더 많이 확보된다.

트렁크에는 스티프 바가 추가되어 차체의 강성과 핸들링 성능을 높이는데, 이 때문에 긴 짐을 싣는데는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아쉬운 건 아니다. 고성능 모델이라면 따로 추가해야 하는데 제조사에서 이런 부분까지 배려했으니 오히려 반가운 요소 아닐까.

차체 강성을 높이고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스티프 바가 기본 적용됐다.

엔진은 벨로스터 N, 코나 N과 마찬가지로 2.0 터보 엔진이 탑재되지만, 조금 달라진 요소가 있다. 바로 플랫파워 시스템이 적용된 것. 최고출력이 단일지점이 아닌, 5,500~6,000rpm의 구간에서 유지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성능이 더욱 향상됐다. 제원표상 수치는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0kg‧m이며 NGS 기능 사용 시 20초 동안 최고출력이 290마력으로 상승한다. 론치 컨트롤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 이를 사용하면 제로백(0-100km/h)이 5.3초에 불과하다고. 국산차에서 이 정도 수치를 보게 될 날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

신형 엔진은 일정 구간에서 지속적으로 최고출력이 발휘되도록 하는 플랫 파워 시스템이 적용됐다.

설명도 들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달려볼 시간이다. 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코스에서 슬라럼, 제동, 런치 컨트롤 등으로 몸풀기를 진행하고 일반도로, 트랙 시승 순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인 슬라럼은 좌우로 지속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세워진 고무 콘을 피하며 주행해나가는 것이다. 급격하게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상황이지만 SUV인 코나 N보다 차체 쏠림이 덜해 훨씬 부담이 적다. 핸들링은 가볍고 경쾌하지만 주행모드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달라지는데, 스포츠 주행 시 보다 섬세한 조작을 위한 것이라고. 센터 스크린에서 설정을 변경할 수 있으니 취향대로 맞추면 된다.

슬라럼에서는 빠른 몸놀림을, 브레이크 테스트에선 높은 수준의 제동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제동이다. 풀 브레이킹을 사용해 지정 장소의 고무 콘에 부딪히지 않고 최대한 가까이 세우면 된다. 상품도 걸려있다는 말에 잠시 혹하지만 이런 행사들에서 상복과는 거리가 멀었던지라 그냥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코스에 들어선다. 지정해준 속도에 맞춰 달리다가 눈으로 예상한 포인트에서 온 힘을 실어 브레이크 페달에 체중을 실었다. 엉덩이까지 살짝 들어가며 체중을 실은 덕분에 예상한 지점에 잘 멈춰섰는데, 기록이 10cm라고? 예상치 못한 호성적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덕분에 다음 시도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마지막 시도일 줄이야. 다른 참가자들도 내 기록에 자극을 받았는지 두 번째 참가자도 과감하게 제동을 시도했지만 고무 콘과 부딪혀버렸고, 다른 참가자들은 이에 영향을 받아 가까이 붙이는데는 실패. 덕분에 1:64 스케일의 i30 N TCR 모형을 손에 넣었다. 이런 행운이.

런치 컨트롤 기능을 사용하려면 센터 스크린에서의 설정이 필요하다.

런치 컨트롤 테스트는 몇 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주행 모드를 N 모드로 바꾸고, 센터 스크린의 설정 화면에서 론치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시켜야 사용할 수 있다. 이후에는 풀 브레이킹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단숨에 끝까지 밟으면 론치 컨트롤 사용 준비 완료. 시간 내에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체는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현대차에서 밝힌대로 5.3초만에 100km/h에 도달하는지 확인하기에는 별도 장비가 없어 불가능했지만,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마 되지 않는 짧은 거리에서도 순식간에 속도계가 치솟는 정도는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우승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아반떼 N이니 레이스를 위한 이런 기능들은 당연히 갖춰야 할 것들이다.

일반도로에선 노멀이나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부담없이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이렇게 몸풀기가 끝났으니 이젠 일반도로에서 주행 실력을 점검할 차례.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길을 나섰다. 노면이 그리 깨끗하지 않은 시골길이지만, 노멀이나 스포츠 모드에서도 꽤 편안한 승차감이 인상적이다. 서스펜션 세팅을 일반적인 주행모드와 N 모드에서 차이를 두도록 설정한 덕분에 예상했던 것보다 승차감이 꽤 편안하다. 다만 커브 구간에선 좌우 쏠림이 조금씩 발생하기는 하나 SUV인 코나 N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애교 수준. 승차감에는 시트도 한몫한다. 형태는 버킷시트지만, 오리지널 버켓시트가 아닌, 일상용과 적절히 타협한 세미 버켓시트여서 그리 딱딱하지만은 않은 덕분에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2개의 하늘색 버튼으로 주행모드 변경이 가능하고, 개인 설정인 N 커스텀 모드 2개 역시 선택할 수 있으므로 미리 설정해놓고 빠르게 불러 사용할 수 있다.

와인딩 구간에서 주행모드를 N 모드로 바꾸면 이러한 세팅은 또 달라진다. 세팅이 훨씬 딱딱해진 덕분에 노면의 진동이나 충격이 몸으로 전달되긴 하지만, 그 대신 커브에서의 쏠림 현상은 크게 줄어들어 다음 코너에 더 빠르게 집중할 수 있다. 세팅 변경은 센터 스크린 설정 화면에서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고, 이러한 개인 설정은 별도의 N 커스텀 모드 2개로 저장할 수도 있으니 와인딩용, 고속주행용과 같은 식으로 설정을 저장해놓고 사용하는 것도 좋겠다.

인공음이지만 주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단, 트랙이나 한적한 곳에서만 사용하자.

주행의 즐거움을 높이는 요소는 배기음도 한몫한다. 물론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가상 사운드가 섞여있지만, 채 연소되지 않은 가스가 배기구를 빠져나오며 폭발하는 ‘뱅 사운드’, 일명 ‘팝콘 사운드’는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WTCR에 사용한 차량에서 녹음한 사운드를 더하면 마치 랠리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사운드 외에도 특별한 배기음 없이 조용하게 달릴 수 있도록 설정할 수도 있으니 도심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조용히 다니는 매너를 보여주자.

일반도로용 세팅인 노멀과 스포츠는 트랙용 세팅인 N 모드와 다양한 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도로에서의 주행은 사실 맛보기에 불과하다. 이젠 아반떼 N의 참맛을 느끼기 가장 적합한 곳, 트랙에서 달릴 차례다. 헬멧을 착용하고 나니 스티어링 휠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준비를 마치고 코스로 줄지어 진입하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노멀 모드. 일반도로에 적합한 세팅이다보니 트랙에서는 확실히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 좌우 롤링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도 깊이 밟아야 맹렬한 반응이 올라오는 정도라 확실히 트랙과는 맞지 않는다.

속도를 충분히 낮추지 않으면 뒷바퀴가 미끄러지려고 하지만, 스포일러의 다운포스와 e-LSD 덕분에 금세 안정을 되찾는다.

예열도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달리기 위해 스포츠 모드로 바꿔 힘있게 가속하기 시작하자 아까와는 다르게 페달을 밟기 시작한 초반부터 파워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온다. 메인 스트레이트 진입 전 충분하게 가속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180km/h는 가볍게 도달한다. 코너 진입에 맞춰 속도를 서서히 줄여주며 스푼 코너의 커브에 맞춰 방향 전환을 시작하자 속도가 채 덜 줄었던 것인지 뒷바퀴가 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이 든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순식간에 미끄러짐이 사라진다. 가장 큰 이유는 후면의 스포일러 덕분일 것이다. 단지 외관을 스포티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겠지만, 다운포스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 주된 역할이다. 반대로 스포일러가 없었다면 후면이 더 크게 미끄러졌을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기본 장착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타이어도 주행 안정성에 한몫한다.

물론 스포일러가 전부는 아니다. 전자식 차동제어장치인 e-LSD도 있다. 코너에서 좌우 바퀴에 회전 차이를 만들어 안정적으로 돌아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능을 꺼보면 그 차이가 더 확연히 드러나겠지만, 프로 선수급의 실력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무모한 시도는 할 필요가 없다. 후륜구동 차량이 아님에도 속도가 높아질 수록 뒷바퀴가 미끄러지려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는데, 리어 스포일러와 e-LSD와 같은 기능들 덕분에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금세 자세를 바로잡고 달려나갈 수 있다.

변속기를 비롯해 엔진 반응, 스티어링, 서스펜션 등을 원하는데로 세팅, 2곳에 저장할 수 있다.

습식 8단 DCT는 점차 완성형을 향해 다듬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트랙에서 주행하다보면 조금씩 변속 타이밍에 불만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런 것 하나 없이 가감속에 있어 언제나 최적의 단수를 찾아 미리 준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딱딱 잘 맞물려 달려준다. 현재 레이스 선수로 뛰고 있는 인스트럭터도 “실제 수동모드로 변속할 때와 큰 차이 없이 거의 엇비슷한 타이밍에 변속이 이뤄져 입문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좋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것이 가능한 건 차량이 스스로 주행 조건을 판단, 변속 타이밍을 바꿔주는 기능인 ‘N 파워 시프트(NPS)’가 있기 때문이다. 주행 스타일을 분석해서 일반도로가 아닌, 트랙에서 주행하는 것이라고 분석되면 최대한 퍼포먼스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변속 타이밍을 트랙에 맞춰 최적화하기 때문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정신없는 트랙 주행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하나 줄어든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반길만한 요소다.

NGS 기능은 재사용 대기시간이 40초로 줄었다. 맘껏 부스트를 즐겨보자.

직선 구간에선 당연히 써야하는 기능, N 그린 시프트(NGS)도 훨씬 좋아졌다. 사용 시간은 이전과 동일하게 20초지만, 코나 N과 마찬가지로 대기시간이 40초로 훨씬 줄었다. 인제스피디움에서 비슷한 성능의 모델들이 2분 전후의 기록을 내는 것을 감안한다면 1랩당 2번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사용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기록 단축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NGS 기능을 사용한다고 해서 확 달라지는 출력의 변화를 느끼기란 쉽지 않지만,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코너 진입 전 도달하는 최고 속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이 기능의 유용함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N 모드는 트랙 주행에 가장 적합한 세팅이라 일반 도로에서 사용하면 승차감이 상당히 불편해질 것이다.

너댓 바퀴를 돌고 난 후 피트레인에 멈춰선다. 이제는 아반떼 N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N 모드로 주행할 차례다. 주행모드를 바꾸자 배기음부터 달라진다. 더 무거워진 스티어링 휠도 트랙 주행을 위한 세팅이 적용됐기 때문. 엔진 반응부터 핸들링 감각, 서스펜션의 단단함까지 스포츠 모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상당히 빠른 주행이 이어지지만 선두의 인스트럭터 차량인 벨로스터 N을 따라 달리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아반떼 N에 기본 장착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타이어도 명성에 걸맞은 그립력으로 주행의 안정감을 높인다. 안전한 시승을 위해 인스트럭터가 과하지 않은 속도로 대열을 이끌지만, 조금 더 속도를 높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반떼 N의 달리기 실력은 뛰어나다. 트랙에 막 입문하는 사람이 선택한다면 단기간에 쑥쑥 성장하는 자신의 실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반떼 N은 일상과 트랙 주행 모두 소화할 수 있지만, 트랙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주행 모드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달리길 1시간여, 예정됐던 시간이 모두 끝나니 아쉬움이 가득하다. 보통 이정도 달리면 지쳐서 얼른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아반떼 N은 달랐다. 트랙을 달리기에 부족하지 않은 성능, 더 즐겁고 안전한 주행을 보조하는 각종 장비와 기능들까지 트랙을 달리는데 필요한 것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니 무엇 하나에서도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오롯이 달리는데만 집중할 수 있어 피로감이 덜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반떼 N이 ‘트랙에서만 좋은 차’는 아니다. 일반도로에서도 충분히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모델이면서 동시에 주말 트랙에서 운전을 즐길 수 있는 세팅까지 갖춰진, 1석 2조의 모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N 로고가 붙었다는 건 그만한 성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코나 N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한 모델이라면, 아반떼 N은 이상에 한 발 더 가까워진 모델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선택지가 갈리긴 하겠지만, 주행의 즐거움 쪽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면 단연 선택은 아반떼 N이다. 물론 벨로스터 N은 인스트럭터의 표현을 빌자면 “가장 하드코어한 세팅”이 되어 있으니 가장 최상의 주행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인생에서 항상 이상만을 쫓을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전동화가 대세지만, 전기차 시대에도 고성능 모델의 재미는 이어질 것이다. 아반떼 N은 고성능 전기차로의 발판 역할인 셈이다.

‘전동화의 흐름 속에서 고성능 모델이 무슨 의미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연기관 모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란 것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성능 내연기관 모델을 시작으로 현대차에서는 전기차 버전의 고성능 모델도 선보일 예정인 만큼 아반떼 N과 같은 모델들은 미래 모델들의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그 전까지 아반떼 N과 함께 트랙을 달리는 즐거움, 놓치지 말길 바란다. 당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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