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모터사이클 브랜드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하면 대부분 주말에 일정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평일은 출근 등으로 참석이 어려운 고객이 많아서인데, 그래서 주말 행사를 참석하려면 고객들은 큰 결심을 하고 월요일에 연차를 쓰던지, 아니면 피로에 쪄든 채 월요일을 맞이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이도저도 안된다면 아쉽지만 그저 남의 얘기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수밖에. 이런 고객들의 안타까움을 이해한 것일까, BMW가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바로 BMW M 나이트다.

BMW 드라이빙 센터 내 M 타운. 누구나 둘러볼 수 있는 곳이지만 이 곳에서만의 특별한 행사는 M 시민권이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

BMW 오너들이라면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 센터 일부를 M 타운으로 꾸며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곳을 방문하면 다양한 M 차량들을 만나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가지 즐길 거리들도 마련해 놓았다. M 타운을 찾은 고객들 중에서도 M 차량을 구입한 고객에게는 M 시민권이 주어지는데, 이 시민권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차종별 상이)가 주어지고, 그 외에도 진행하는 M 고객들만의 특별한 이벤트에도 별도로 초청된다고 하니, 제품 뿐 아니라 이후 서비스에서도 만족을 주겠다는 BMW 코리아의 의지가 엿보인다.

BMW 드라이빙 센터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기에 야간 주행 행사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거창한 이벤트들을 준비해도 참석할 시간이 어렵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런 고객들을 위해 처음으로 야간에 진행하는 M 나이트 행사를 준비한 것이다. 행사는 오리엔테이션 후 일반도로 시승, 그리고 트랙에서 진행하는 드리프트 교육, 트랙 주행, 슬라럼 타임 측정 등(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음)으로 진행된다. 낮에 주행하는 행사와 다른 것이라고는 행사 진행 시각 뿐, 전반적으로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여유가 된다면 즐길거리들이 많으니 조금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정보다 일찍 BMW 드라이빙 센터에 도착해 M 타운에 들어서니 앞 시간 참가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시간을 떼울 걱정은 필요 없는 것이 수많은 전시차량들로 볼거리도 충분하고, 함께 온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놀거리들도 BMW 측에서 마련해놓았고, 출출한 배를 달래줄 간식거리도 있으니 취향껏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둑해진 하늘을 마주하게 된다. 그동안은 해가 떠있을 때만 왔던 BMW 드라이빙 센터를 밤에 마주하니 기분이 색다르다.

본격 주행 시작 전 안전 교육이 진행된다.

어느새 예정된 시간이 되어 M 타운으로 모였다. 오늘 행사는 고객 행사 전 미디어를 대상으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일단 교육 내용과 안전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일반도로 시승을 위해 자리를 옮겼다.

여름 밤의 오픈 에어링이지만 Z4의 방풍 성능이 뛰어나 시원하고 쾌적한 주행을 경험했다.

같은 시간대의 참가자들 중 가장 먼저 도착한 덕분에 일반도로 시승 차량을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특혜를 얻었다. 시내에서 떨어진 영종도에서 밤에 탈 차로 뭘 고를까 고민하다 Z4 M40i를 선택했다. 시원한 밤공기를 맘껏 즐겨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날씨가 나쁘지 않아 선택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다른 차량들도 함께 달리는 일반도로라 속도를 낼 순 없지만, 그래도 시원한 밤바람를 만끽하며 달리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20여분 남짓의 짧은 공도 시승이라 세밀한 평가는 어렵지만, 그래도 다른 시승차들과 마찬가지로 M 퍼포먼스 엔진이 탑재된 만큼 성능에서 아쉬움을 느끼진 않았다. 어쨌든 짧은 시승은 끝. 이젠 본격적으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M 차량의 퍼포먼스를 경험할 차례다.

M 로고가 붙어있다면 그건 파워풀한 성능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미이다.

다음으로는 드리프트 체험을 위해 M2를 타고 드리프트 전용 트랙으로 이동했다. 이미 몇 차례 이곳에서 드리프트 방법을 배워봤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성공해본 적이 없는 상황. 하지만 오늘만큼은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마음가짐으로 트랙에 들어섰다.

드리프트는 사실 이런 맛보기 체험 정도로는 익히기 쉽지 않다. 제대로 해보고 싶다면 M 드리프트 프로그램에서 본격적으로 배우는 걸 추천한다.

드리프트는 오버스티어(스티어링 휠을 꺾은 양보다 차체가 더 많이 회전하는 것)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후 카운터 스티어링(회전 방향의 반대쪽으로 조향하는 것)을 이용해 진행 방향을 제어하며 가속 페달을 적당히 조절하면 발생한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오버스티어를 발생시키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인스트럭터의 안내 무전에 따라 다시 저속으로 원을 그리며 선회 주행을 하다 강하게 가속 페달을 밟아보지만 카운터 스티어링이 늦어 차체가 거칠게 회전해버리고 말기를 수차례. 뭔가 어설프게 비슷한 움직임이 나오려는 즈음에 주어진 시간이 모두 끝나버렸다. 조금만 더 했으면 성공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 때 끝난 것이 아쉬움이 남는데, 다른 참가자들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따로 시간을 내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영하는 M 드리프트 프로그램에 참여해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다.

다양한 조명으로 곳곳을 밝히고 있어 안전하게 트랙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다음 프로그램은 트랙 주행이다. 이번엔 M4와 함께 달린다.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은 역시 밤에 달리는 것이어서일까. 하지만 트랙 전체를 조명이 환히 밝히고 있을 뿐 아니라 브레이킹 포인트나 커브 구간의 에이펙스(apex)를 알려주는 고무 콘에도 조명을 달아놔 낮과 똑같이 달릴 수 있다. 주행을 리드하는 인스트럭터의 무전에 맞춰 코스로 들어섰다.

야간 트랙 주행은 낮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이 있다.

밤에 트랙을 달린다는 생각을 그동안은 해본 적이 없는데, 낮에 달릴 때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 낮에 진행할 때보다 속도는 조금 낮아진 듯하지만, 어둠 속에서 오롯이 주행 코스만 환하게 보이니 집중도가 올라가 더욱 몰입하게 된다. 채 몇 바퀴 돌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예정했던 5바퀴 모두 돌았다며 주행이 마무리된다. 이쯤 되면 일부러 아쉬움을 남게 하려는 BMW 코리아의 철저한 계획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슬라럼 주행에서는 가속과 감속, 선회라는 주행의 기본 요령을 빠르고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은 슬라럼 코스. 세워진 고무 콘을 피해 누가 더 빨리 달리는지 시간을 측정하는 구간이다. 단순히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가속과 감속, 그리고 정확한 조향으로 콘을 건드리지 않고 달려야 하는 복합적인 주행 기술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본 경기 시작 전 두 차례의 연습 주행이 진행됐는데, 조금씩 줄어드는 시간에 뿌듯해하다가도 다른 참가자들의 빠른 기록에 주눅이 들고야 말았다.

잘 다져진 기본기가 슬라럼 주행의 기록 단축 방법이다.

그래도 결과는 끝까지 해봐야 아는 것이니 심기일전하고 본 측정을 위해 출발선에 섰다. 신호와 함께 풀로 가속하며 이리저리 콘을 피해가며 달리다 헤어핀 구간에서 급제동하며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데, 아뿔싸, 차 후미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자세제어장치 개입을 너무 약하게 해놓은 탓일까. 긴 구간을 달리는 것이라면 다른 곳에서 만회하면 되지만 슬라럼 코스는 20~30초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달리는 만큼 실수는 바로 결과로 이어진다. 마음이 급해져 제동을 늦추고 급하게 스티어링 휠을 돌리자 타이어 파열음과 함께 안전장비가 개입하며 동력이 끊어진다. 다행히 콘은 건드리지 않고 코스를 마무리했지만, 결과는 3명 중 2등. 욕심은 금물이라는 교훈과 함께 M 나이트 행사의 모든 체험을 마쳤다.

M 오너라면 주행의 즐거움을 야간에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번 행사가 특별한 것은 그동안 이러한 주행 위주의 행사를 밤에 진행하는 경우가 그동안 없었기 때문인데, 야간 행사를 통해 그동안 시간 문제로 참석할 수 없었던 고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고성능의 M 모델을 갖고 있어도 제대로 써먹지 못한 채 출퇴근길의 정체구간에서 답답함을 느꼈던 고객들에게 BMW는 M 나이트 행사로 더 많은 사람들이 M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일반도로보다 안전한 곳에서 주행하는 즐거움을 밤에도 경험하고 싶다면, BMW 드라이빙 센터를 찾아 M 나이트에 참가해보자. 색다른 주행의 즐거움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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