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7 수 11:49
상단여백
HOME 자동차 시승기
600마력의 짜릿함이 이어진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다루는 매체에서 일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신제품을 타볼 기회가 자주 주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타고 난 후 기사를 써야 하지만, 뻔한 직장인 월급 사정에 신제품 한 번 타보겠다고 수천만 원에서 수억에 이르는 돈을 쓸 형편이 안된다면 이만한 직업이 없다.

그렇다면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기회가 없을까? 찾아보면 있다. 각 브랜드에서 고객들을 초청 혹은 모집해 자사의 제품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처럼 말이다. 지난 6월 2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된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체험해보기 위해 강원도로 향했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건 콰트로를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능들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고객과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주행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도로를 비롯해 트랙, 심지어 핀란드와 같은 고위도 지역에서는 꽁꽁 언 얼음 호수 위에서 진행하는 아이스 드라이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건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를 비롯해 다양한 첨단 장비와 기능들을 갖추고 있어 안전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보조하기 때문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RS e-트론 GT도 이번 행사에 함께해 트랙을 달렸다.

이번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단연 e-트론 GT와 RS e-트론 GT일 것이다. 공식 출시 이전이지만, 트랙에서는 주행이 가능한 만큼 전기 스포츠카의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 이와 함께 트랙과 가장 잘 어울리는 R8을 비롯해 RS 6, RS 7, RS Q8 등 다양한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들이 총출동해 다양한 주행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총 3개의 체험이 마련됐다. 우선 서킷 주행을 통해 고성능 모델들의 진면모를 경험할 수 있는 트랙 드라이빙, 그리고 모델의 성능을 별도로 마련된 코스에서 집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USP 드라이빙, 그리고 경치 좋은 도로에서 특별한 모델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시닉(Scenic) 드라이빙으로, 각기 다른 차량과 테마로 체험이 준비됐다.

R8을 가장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단연 트랙이다.

기자가 속한 조는 가장 먼저 트랙 드라이빙을 위해 인제 스피디움 내 트랙으로 이동했다. 트랙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R8을 시승하기 위해서다. 헬멧을 착용하고 트랙에 입장하니 도열한 R8들의 모습에 황홀해지는 기분이다. 도심에서는 아무리 좋은 슈퍼카라고 해도 제 실력을 낼 수 없어 답답하지만, 여긴 아니다. 트랙에서 태어난 R8인 만큼 본 실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곳 역시 트랙이다.

터보차저와는 다른 자연흡기만의 매력이 있다.

스티어링 휠의 시동 버튼을 누르자 5.2L 자연흡기 V10 가솔린엔진이 잠에서 깨어난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자연흡기 엔진이라 그런지 우렁찬 엔진소리마저 약간은 애잔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우울해질 필요는 없는 법.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인스트럭터의 뒤를 따라 코스로 진입했다.

인스트럭터의 가이드에 따라 달리면 안전하고 즐겁게 R8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즉각적으로 힘이 뿜어져 나오니 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 610마력이나 되는 상상하기 어려운 출력도 다루기가 훨씬 수월하다. 물론 선수들이 타는 것처럼 빠른 페이스가 아니기에 그런 것도 있고, 현역 선수인 인스트럭터가 레코드 라인을 따라 달리며 가감속하는 적정 포인트를 알려주기 때문인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짧은 인제스피디움의 메인 스트레이트에서도 200km/h를 넘길만큼 R8의 성능은 강력했다.

컴포트 모드에서 워밍업을 마쳤으니 다이내믹 모드로 바꿔 R8의 진짜 성능을 확인해볼 차례다. 메인 스트레이트 시작점부터 1번 코너 150m 전까지 풀로 가속하니 200km/h를 살짝 넘는 속도가 찍힌다. 인제스피디움의 메인 스트레이트가 그리 길지 않음에도 강력한 R8의 성능으로 밀어붙이니 거의 정지상태에서 출발했는데도 예상보다 빠르게 속도가 올라간다. 이런 고속에도 겁나거나 하지 않는 건 노면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R8의 공기역학적 설계와 R8의 첨단 기능들, 아우디 마그네틱 라이드,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다이내믹 스티어링,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와 같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첨단 기능들이 보조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좀 익숙해져 본격적으로 달려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R8의 시승이 끝났음을 알리는 적색등이 들어온다. 다음 사람을 위해 운전대를 내줘야 하는 현실이 슬프지만, 익숙치 않은 차일수록 ‘더 잘 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끊어주는 것이 안전한 드라이빙에는 더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끝난 것은 아니다. 차량들이 피트 앞에 정렬을 마치자 다시 트랙 안쪽으로 RS6와 RS7, 그리고 R8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체험 주행은 R8의 맛보기 정도였다면,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해 고성능 모델들의 참맛을 느껴보는 시간인 것이다.

600마력에 가까운 파워를 품고 있는 RS 7은 트랙에서도 잘 어울리는 실력을 보여줬다.

RS6와 RS7 모두 딱 한 바퀴만 경험했기에 디테일한 주행 감각에 대해 말하긴 어렵지만, 확실히 느낀 건 RS의 이름을 붙이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600마력에 가까운 강력한 파워를 휘두르는 인스트럭터들은 프로 레이싱 선수로 활약하고 있을 만큼 실력에 대해선 말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연석을 넘나들며 타이어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아찔한 주행을 선보이니 도어 핸들을 잡고 있는 손이 어느새 축축해진다. 이렇게 얼떨떨해진 다음 최종병기 R8에 올랐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을 확인하니 아우디 본사의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인스트럭터. 괜히 안전벨트를 한 번 더 확인하게 된다.

600마력 전후의 괴물들을 타고 트랙을 달릴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것은 아니지만,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는 가능하다.

출발 전 타이어를 많이 소모하면 안 된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론치 컨트롤로 총알같이 달려나간다. 한국을 자주 찾는 것도 아니면서 매일같이 인제스피디움을 달린 것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주행에 눈앞이 아찔해진다. 이마저도 한 바퀴로 끝났지만, 직접 시승할 때보다 아쉬움이 덜한 건 살짝 멀미가 밀려오기 시작했기 때문. 600마력 전후의 엄청난 파워를 3바퀴 연속으로 경험하고 나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Q8과 RS가 어울릴까? 놀랍게도 어울리는 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다행히 다음 시간은 USP 드라이빙 차례다. RS Q8을 타고 성능과 첨단 기능을 테스트해보는 시간이다. 인제스피디움 B코스에 마련된 체험장은 체험 종류에 맞춰 3개의 코스로 구성됐다. 하나는 주행모드에 따라 특성이 바뀌는 RS Q8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드래그 레이스 코스와 슬라럼 코스, 올 휠 스티어링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A5 스포트백와의 비교시승 코스가 마련됐다.

RS 모드에서는 출력 특성과 서스펜션 세팅이 바뀐다. 론치 컨트롤은 RS2 모드에서만 가능하다.

드래그 레이스 코스에서는 기본적인 RS Q8의 성능과 함께 모드별로 달라지는 특성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으로 RS모드를 활성화시키면 RS1, RS2 2개 모드 중 선택할 수 있다. RS 모드에선 엔진 특성과 함께 서스펜션 세팅이 바뀌는데, 탑재된 에어 서스펜션이 차량 높이를 낮춰 역동적인 주행에서 차량의 흔들림을 잡고 타이어의 접지력을 더욱 높인다.

RS의 이름을 달고 있는 만큼 강력한 가속성능을 보여준다.

RS2 모드에서는 아까 R8에서 경험했던 론치 컨트롤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함께 밟아준 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순둥순둥해 보이던 덩치 큰 SUV가 일순간에 거대한 야수로 변신해 목표물을 노리고 맹렬하게 뛰쳐나간다. 짧은 구간임에도 노멀 모드에선 100km/h도 넘기기 힘들어하던 차량이 RS 모드를 활성화시키자 단숨에 100km/h를 넘긴다. 최고속을 확인하고 싶지만 구간이 짧은 관계로 제로백 테스트 정도로 마무리했다.

올 휠 스티어링 기능으로 20cm의 휠베이스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다음은 올 휠 스티어링 차례. 비교를 위해 기능이 없는 A5 스포트백 모델이 마련되었다. 정해진 구간에서 U턴을 해 얼마나 더 회전반경이 좁은지를 비교해보고 좁은 슬라럼 코스를 올 휠 스티어링으로 얼마나 더 잘 돌아나갈 수 있는지를 경험할 차례다.

올 휠 스티어링 기능으로 휠베이스가 20cm 짧은 A5보다 좁은 회전반경을 만들어냈다.

A5 스포트백과 RS Q8은 20cm 정도의 휠베이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정도를 보여주려는건가 싶었는데, 오히려 RS Q8은 A4가 한 번에 돌아나가지 못한 좁은 코스를 단숨에 빠져나가는 실력을 보였다. 올 휠 스티어링은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로 조향해 회전반경을 좁혀주는 기능인 건 이미 알고 있었는데, 20cm의 휠베이스 차이를 극복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해 놀라웠다. 이어지는 슬라럼 코스에서는 A5와 동일한 감각으로 조향했더니 코스 안내용 러버콘을 회전 방향 안쪽 바퀴로 밟아버릴 정도로 회전반경이 예상보다 훨씬 좁아졌다. 구매를 고려한다면 좁은 구간에서의 움직임에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SUV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올 휠 스티어링 기능에 주행모드 변경으로 차량 전반의 세팅까지 바꿔주면 움직임이 확 달라지는 것을 슬라럼 구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머리를 휙휙 돌릴때마다 좌로 우로 차체가 크게 기울고 움직임도 크게 날카롭지 않았지만,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는 순간부터는 이게 같은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좌우 흔들림이 억제되며 SUV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대형 SUV이기에 RS의 이름을 붙인 것은 무리수가 아닐까 싶었는데, 성능을 경험해보니 납득이 가는 작명이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e-트론 시리즈 중 둘째와 함께 시닉 드라이빙 체험에 나섰다.

마지막 코스는 시닉 드라이빙이다. 아우디의 전기 모델과 내연기관 모델을 타고 주변 지역의 일반도로를 달려보는 것. 왕복 60km 정도의 코스에 그마저도 동승자와 교대하며 타야 해 부족한 시간은 여기서도 아쉬움이 남지만,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모델을 타보는 기회이니 빠질 순 없다. 가장 먼저 타게 된 모델은 e-트론 스포트백으로, 왜건 형태의 전기차다.

정숙성이나 움직임 모두 아우디라는 브랜드에 기대하는 만큼 충분히 갖추고 있다.

오랫동안 차를 만들어온 노하우와 기술이 있는 만큼 전기차 역시 정숙성도 뛰어나고 차량 밸런스가 좋아 움직임이 매끄럽다. 요즘 SUV가 대세라고 하지만, 이런 코너가 많은 고갯길에선 흔들림을 잘 잡아주는 세단이나 왜건 형태가 훨씬 안정적이다. 달리고 싶은 본능과 위험을 막기 위한 이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나 싶던 것도 잠시, 금세 목적지에 도착했다.

일반 도로의 시승에선 변수가 많다.

옮겨탄 차량은 RS7. 일반도로에서의 시승은 조건이 받쳐주지 못하면 차의 특성을 파악하기 힘든데, 이때가 딱 그랬다. 역동성이나 파워를 체감할 수 있는 와인딩 구간에선 선행 차량이 여럿 있어 제 속도를 낼 수 없었고, 끝나고 나니 마을이 연이어 나타나 안전을 위해 속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 하지만 저속에서는 매끄러운 주행감각과 우수한 정숙성을 보여주는 점은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직접 시승이 아닌 동승하는 기회만 있었으나, 강력함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시닉 드라이빙까지 마무리됐지만 모든 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기다렸던 RS e-트론 GT의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쉽게도 직접 시승하는 것이 아닌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해 성능을 체험하는 방식이다. 본격적인 시승은 나중을 기약하고 일단 차량에 탑승했다. 운전자를 포함해 차량에 총 4명의 성인이 탑승했지만 그 정도 무게 증가는 RS e-트론 GT의 운동성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맹렬한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코너에서의 날카로운 방향 전환, 강력한 브레이킹 성능 등 앞서 탔던 R8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역동성이 넘쳤다. 다만 체험은 역시 단 한 바퀴로 끝났다는 것. 오후 세션의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더 긴 체험을 할 수는 없었다. 아쉽지만 살짝 맛보기라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이날의 모든 행사가 종료됐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놓쳐서는 안될 행사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 참가하기 위해선 홈페이지 신청 후 참가비를 납부하면 된다. 물론 20만 원(오전 세션은 전일 숙박 포함 30만 원)은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이 정도로 슈퍼카를 비롯해 다양한 차종을 안전하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으면 결코 비싸지 않다. 현명한 자동차 마니아라면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 꼭 참가해 그동안 상상만 하던 고성능 모델들을 직접 경험해보길 강력 추천한다. 이런 기회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지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상단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