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9.21 목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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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를 향한 패밀리밴의 첫 걸음,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패밀리밴, MPV 시장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기아 카니발이 독주하던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모델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모델의 특징은 버스전용차로 주행이 가능한 9인승이나 11인승 모델이 아닌, 이 부분을 포기한 대신 편의성을 강화한 7인승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스타리아를 7, 9, 11인승 3개 모델로 세분화하며 다양한 수요를 모두 흡수하려는 야욕을 보이며 집안싸움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

이렇게 선보인 모델들은 대부분 가솔린, 디젤 2가지 파워트레인에 최근 스타리아가 LPG 모델을 선보인 정도에 그쳐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토요타가 국내 시장에 시에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MPV의 전동화에 한 걸음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분야에 가장 먼저 뛰어든 덕분에 토요타와 렉서스가 가장 많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브랜드라면 단연 토요타와 렉서스일 것이다. 토요타는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점차 하이브리드 적용을 넓혀가고 있으며,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경우 라인업의 90% 이상을 하이브리드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출시되는 모든 모델에 하이브리드 사양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토요타가 풀 하이브리드(직병렬) 방식 관련 특허의 상당수를 갖고 있어 나머지 브랜드들은 플러그인 이나 마일드, 병렬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혼다만 토요타의 특허를 우회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현해냈다.

전동화 시대에 MPV가 예외일 순 없다. 사람이 더 많이 탈 수 있는 버스도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전기차로 점차 바뀌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버스의 경우 아직 장거리 고속 주행이 가능할 정도의 전기 모델은 아직 양산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MPV의 등장은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매길 수 있지 않을까.

외관은 내연기관 모델이나 하이브리드나 차이가 없다.

오늘의 시승 모델인 시에나는 7인승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선 카니발에 밀리는 신세일 수밖에 없었으나, 미국 등에서는 혼다와 MPV 시장 1, 2위를 다투는 인기 모델이다. 이 시에나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고 국내 시장에 선보였는데, 과연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낮고 넓은 인상의 전면부 디자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엠블럼에 파란색이 더해진다.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해서 모양이나 형태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순수전기차의 경우라면 많은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플랫폼부터 새롭게 구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든 순수전기차만큼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차량에 큰 변화를 가하지 않고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시에나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로, 외관이나 실내 모두 기존 내연기관에서 달라진 점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잘해봐야 엔진룸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고전압 시스템이 탑재된 것과 계기판이나 기어레버 주변에 하이브리드 기능을 위한 요소 몇 가지가 추가된 것이 전부다. 큰 변화가 없는 것이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기존 사용자들은 큰 이질감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2WD 모델의 경우 2열에 편안함을 높인 오토만 시트가 장착되고, 롱 슬라이드 레일을 더해 훨씬 넓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시트 구성은 2-2-3으로, 2열에는 독립형 시트를, 3열에는 벤치형 시트를 장착했다. 2열의 경우 열선 기능이 더해져 있고, 시트 측면의 그물 컵 홀더는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센스가 더해졌다. 3열에는 햇빛 가림막과 USB 포트 등의 편의 장비를 더해놨다. 2열에서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3열에도 성인이 탑승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공간이 나오기 때문에 성인 5인 이상이 탑승해야 한다면 어설픈 7인승 SUV보단 MPV 쪽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시승차는 4WD 모델이지만 2WD 모델을 선택하면 천장에 11.2인치 스크린이 장착된다. 유아가 있는 집에서라면 조용하고 쾌적한 여행을 돕는 필수 사양이 될 것이다.

평범한 구성이지만 덕분에 처음 탑승하는 사람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

운전석 주변은 평이한 구성이다.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스크린, 아래 공조장치 조작계 등 낯설지 않은 구성이지만, 오히려 최근에 시승한 렉서스의 인테리어보다 나아보이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시보드와 기어박스 주변, 도어 핸들 주변에는 목재 무늬 소재를 사용해 포인트를 더했다.

센터스크린은 반응 속도가 좋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내장되어 있어 취향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센터스크린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등의 커넥티비티 시스템이 더해져 있고, 이 밖에도 내비게이션(국산), 음악재생, 차량 설정, 공조장치 설정 등이 가능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이지만 주요 메뉴의 단축 버튼이 좌우로 배치되어 있고 음량 조절 등을 위한 다이얼이 있어 직관적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점이 좋다.

팔걸이 사이에도 넓은 수납공간이 있고, 그 앞쪽 작은 도어에도 작은 물품 수납이 가능하다. 기어 레버 아래쪽으로도 좌우로 뚫린 공간이 있어 정리만 잘 해주면 차량 내부를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수납공간은 차고 넘친다. 기본적인 글러브 박스나 컵 홀더 등을 비롯해 간단한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작은 수납함이 있고 그 뒤쪽 버튼을 누르면 더 크거나 많은 양의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함도 마련되어 있다. 대시보드 중앙 하단에는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무선충전패드가 배치되어 있고, 센터 콘솔 아래쪽으로도 공간이 있어 소지품이나 차량용 신발을 수납하기에도 적당하다. 전에는 보지 않았던 기능인데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주목하는 기능이 있다. 바로 아이소픽스(ISOFIX)의 유무다. 아동용 카시트를 보다 단단하게 장착할 수 있게 해주는 고리인데, 2열 좌석에 모두 장착되어 있고, 3열에도 좌우 모두에 장착되어 있어 아이가 3명 이상인 가정에서라면 이런 모델이 필수다.

트렁크 바닥면이 아래로 파여 있어 많은 물품을 수납할 수 있다.

테일게이트를 열면 수납공간이 등장하는데, 3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바닥면에 수납되는 방식이다. 바닥으로 깊숙이 들어간 곳에 짐을 실을수도 있고, 2, 3열 시트를 접어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다만 시트를 접고 나면 시트 고정용 고리가 그대로 노출되고 사이가 벌어지는 부분이 있어 차박과 같은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선 매트 등을 활용해 별도의 평탄화 작업이 필요하지만 2열 시트를 밀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면 평균키 정도의 성인이 누울만한 공간이 나온다.

3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아래 공간으로 들어가 더 넓은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사실 내연기관 모델을 구입했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다. 하이브리드의 특성을 가장 먼저 부분은 운전석이다. 계기판 좌측 회전계 자리에는 주행 특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배치되어 있다. 쉽게 ‘연비계’ 정도로 부를만한 이 요소는 차량이 효율적으로 주행하는지, 성능 위주로 주행하는지, 아니면 회생제동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한눈에 쉽게 보여준다. 최대한 초록 눈금의 ECO 모드를 유지하고 하얀 눈금의 파워 모드로 넘어가지 않게 노력하면 높은 연비로 주행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력 전달 상황은 LC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금 더 자세한 동력 흐름이 궁금하다면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눌러 계기판 중앙 LCD 표시 내용을 변경하면 주행에 사용되는 주요 동력이 어느 쪽인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그래픽이 나타난다. 차량은 주행 속도, 배터리 잔량, 가속 페달을 밟은 정도에 따라 배터리에서 전기를 끌어다 쓸지, 엔진을 작동시켜 구동에 사용할지, 아니면 전기와 내연기관을 동시에 사용할지를 판단해 가장 높은 효율로 주행한다. 배터리의 전력은 엔진 작동에 의해서도 충전되지만, 주행 과정에서의 제동에 의해서도 자연스럽게 충전이 이뤄진다. 원한다면 기어 레버 아래의 EV 모드 버튼을 눌러 전기모드로 주행이 가능한데, 일정 속도 이하, 배터리 용량 일정 이상 등의 주행 가능 조건들이 있어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좀 더 조용하게 이동하고 싶다거나, 극심한 정체 구간에서 최대한 전기 사용 빈도를 늘려 연비를 높이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다.

중저속에서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기모터를 중심으로 운행한다. 전기모터 비중을 높이고 싶다면 기어 레버 아래 버튼으로 EV모드를 활성화시키면 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징은 조용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조용하다는 것은 기본적인 차량 설계의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연기관이 덜 작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평균 속도가 낮은 시내구간에선 전기모터를 통한 구동이 더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이 더욱 극대화된다. 게다가 신호대기를 위한 정차 시에는 배터리 잔량이 너무 부족하지만 않다면 시동이 꺼진 채로 대기하기 때문에 조용하고, 공회전으로 인한 소음과 연비 하락이 거의 없다. 이 정도로 연비 운전하기 좋은 조건이니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하이브리드 모델이 최고가 아닐까.

2.5L 가솔린엔진을 바탕으로 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효율성 중심의 세팅이라 출력이 그리 높진 않다.

파워트레인은 2.5L 자연흡기 가솔린엔진을 기본으로 한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89마력/6,000rpm이고, 여기에 182마력의 전기모터가 더해져 총 시스템 출력은 246마력에 달한다. 패밀리카의 특성에 맞춰 추월 등 필요한 순간에는 아쉽지 않은, 그러면서도 일상에선 부드러운 특성으로 함께 탄 가족들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는 부드러운 특성의 파워트레인이다.

E-four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에 여행중 만나게되는 비포장도로 정도는 문제없이 지날 수 있다.

가족들을 태우고 산으로 바다로 놀러가는 일이 많다면 시에나 하이브리드 AWD 모델이 적합할 것이다. 가끔씩 놀러 간 곳에서 비포장도로와 같은 험지를 만나도 고생하지 않고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E-four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있기 때문이다. 이미 라브 4 등의 모델에도 적용되어 그 실력은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 구성의 서스펜션으로 승차감이 우수하다.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감은 도로에 착 달라붙어 안정적이면서도 매끄러웠지만, 특히 험지를 주행하면서도 차체가 튀거나 하는 느낌이 없는 점은 놀라웠다. 전장이 긴 이런 차들의 특성상 대부분 차량 후미가 통통 튀는 경우가 많은데, 시에나의 경우 리어 서스펜션에 더블 위시본 방식을 채택해 뒷좌석에 탑승한 사람들의 승차감까지도 충분히 고려한 것이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스포크에 ADAS 기능을 작동시키는 버튼들이 배치되어 있다.

주행보조 및 안전 기능도 충실하다.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로 부르는 안전 시스템 패키지가 전 사양에 기본으로 탑재된다. 여기에는 긴급 제동 보조,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오토매틱 하이빔 기능이 포함된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작동이 이뤄지지만 끼어드는 차에 반응하는 것은 사람보다 느리기 때문에 기능이 작동한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된다. 차선 추적 어시스트도 개입도가 낮은 편이며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 경우 타 브랜드에 비해 이른 시간에 경고 알림이 뜨니 가급적 스티어링 휠을 잘 붙잡고 있을 것.

트렁크 뿐 아니라 슬라이드 도어까지 자동으로 열리는 기능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 밖의 편의 기능으로는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로 차량 아래에 발을 넣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파워 슬라이딩 도어/파워 백도어 기능이 있어 짐을 들었거나 아이를 안은 상태에서 쉽게 문을 열 수 있다. 2WD 사양은 레그 서포터가 더해진 오토만 시트와 함께 슈퍼 롱 슬라이드 레일을 더해 시트의 전후 이동 범위가 넓어져 보다 편안한 탑승이 가능하며,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기본 적용되어 보다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조금 더 공격적인 가격으로 친환경 MPV 보급 확대에 힘을 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에나 하이브리드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가격이다. 4WD 모델이 6,200만 원이고, 2WD 모델이 6,400만 원이다. 경쟁모델인 혼다 오딧세이와는 500~700만 원 차이가 나고, 국산 브랜드로 넘어오면 2,000만 원 정도의 격차가 벌어진다. 물론 수입과 국산 모델이 가격 경쟁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특히 배터리와 모터 등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추가 부품이 있으니 가격이 올라가는 건 필연적인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 확보를 위해 본사 차원에서 조금 더 공격적인 가격을 설정할 수 있게 도왔다면 판매량 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면에서도 더 낫지 않았을까.

MPV 전동화의 첫 번째 발걸음, 언제쯤 순수전기 MPV를 만날 수 있을까?

전동화 과정에서 하이브리드는 거쳐가는 단계다. 순수전기차의 아쉬운 점을 해결하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에나 하이브리드의 출시는 다른 브랜드에도 자극제가 될 수 있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는 MPV 역시 순수전기차로 전환되어야 하고, 그 시간이 오래 걸려서는 안 된다. 하이브리드로 전동화에 첫 발을 가장 먼저 내딛은 토요타가 조금 더 속도를 내어 전기차로의 도달 시점을 좀 더 앞당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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