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7 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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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픽업 트럭의 오프로드 실력을 확인하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전에는 자동차로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어쩌다 부득이하게 만나는 비포장 구간이야 어쩔 수 없이 달려야 했지만, 일부러 즐기기 위해 찾아간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 일을 하면서부터는 생각이 바뀌었다. 오프로드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 어려운 코스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헤쳐나가고, 그러한 어려움들을 뚫고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의 쾌감이 꽤나 중독적인 것이었다.

이런 오프로드 경험을 했던 모델은 모두 수입 브랜드의 제품이었는데, 그래서 국산 모델에서 오프로드용 모델이 있다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었다. 국내 오프로드의 명가, 쌍용자동차가 있는데 말이다. 지난 24일 진행된 렉스턴 스포츠 칸 미디어 시승회 메일을 받고서야 이런 착각을 고칠 수 있었다.

다만 아쉽게도 시승에 주어진 시간은 단 3시간 뿐. 공도에서의 실력은 오고 가는 동안 테스트할 수 있으니 나머지 오프로드의 실력을 확인해볼 곳이 필요하다. 1시간 정도 거리인 경기도 이천으로 목적지를 잡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차에 탑승하니 보닛 끝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승차고 덕분에 시야가 넓어지는 점이 좋다. 덩치가 상당해 부담은 되지만 그만큼 실내나 적재함의 공간이 넓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얼른 적응하는 쪽을 선택하지 않을까. 

기어 레버나 주차 브레이크 레버 때문에 약간 올드한 느낌도 있지만, 그만큼 익숙해서 다루기 쉽다는 점이 좋다.

시승차 실내는 회색톤으로 구성되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전반적으로 평이한 구성이다. 기어 레버와 주차 브레이크 레버 등은 오랜만에 보지만 그만큼 익숙한 것들이라 탑승부터 시승을 마칠 때까지 특별한 고민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좋다. 대시보드 상단 중앙에는 시동을 켜면 솟아오르는 팝업식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고, 센터 스크린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 커넥티비티 기능이 있으며 기어 레버 앞으로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도 배치되어 있다. 뒷좌석도 제법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가족과의 여행에도 문제 없으며, 만일 적재 공간이 부족하다면 등받이를 접어 내려 시트를 더럽히지 않고 짐을 실을 수도 있다.

오프로드 타이어는 득과 실이 모두 존재한다. 20인치 휠로 업그레이드하면 외관에서 더욱 박력이 느껴질 듯하다.

오프로드 타이어가 장착되어 승차감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온로드 타이어로 바꾸기만 하면 충분히 부드럽고 매끄럽게 달릴 수 있는 모델이라 신경쓰이진 않는다. 최상위 모델을 베이스로 하지만 고급스러움보단 실용적 느낌이 더 강하게 풍긴다. 고급 나파 가죽을 적용한 시트는 오프로드 타이어로 인한 진동을 상당히 걸러줘 승차감을 높인다.

2.2 디젤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온/오프 모두에서 괜찮은 성능을 보여준다.

e-XDi220 LET 디젤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성능을 낸다. 스포츠 모델보다 적재량이 늘어난 만큼 이를 고려해 최대토크를 좀 더 높였다고. 수치상으로는 덩치에 비해 조금 아쉽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그리 아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차분하게 속도를 올려붙이기 때문에 시종일관 침착하게 주행할 수 있는 점이 오히려 좋다.

초고장력 쿼드 프레임에 5링크 서스펜션이나 리프 서스펜션 중 하나와 조합해 승차감을 높일지, 적재량을 늘릴지를 선택할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오프로드를 위해 고속과 저속으로 구분된 4륜 구동 시스템, 록킹 디퍼렌셜, 3단계로 나눠진 주행모드 등을 마련해 놓았다. 여기에는 초고장력 쿼드프레임이 기본 바탕으로 깔려있어 오프로드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오프로드 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싶다면 다이내믹 서스펜션으로 차체 높이를 10mm 올려 주파력 개선과 주행 안정성을 높일 수도 있다. 이외에도 내리막 주행 보조 등의 전자 기능도 뒷받침하기 때문에 초심자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오프로드에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두툼한 전면부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예상했던 시간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했다.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 차가 더러워지기 전 미리 사진을 찍고 오프로드 체험 후 출발지로 돌아가야 한다. 차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외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번 렉스턴 스포츠 디자인이 처음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이 ‘왜 이제야 나왔냐’고 할 만큼 이번 디자인은 역대급으로 손꼽힐만 하다. 두툼한 전면부와 가로선으로 이뤄진 보닛을 두터운 프레임으로 둘러싸 파워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오프로드 성향의 모델답게 벨트라인도 상당히 높게 잡아 차체에 비해 창문은 작다는 느낌이 강하다. 도하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 라인을 이렇게 잡은 게 아닐까 싶다.

높은 벨트 라인은 도하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승차감을 우선한다면 5링크 서스펜션을, 적재량을 우선한다면 리프 스프링을 선택하면 된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기존 렉스턴 대비 적재함의 크기를 늘린 모델이다. 그러면 늘어난 공간으로 뭘 실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모터사이클 관련 행사 중 오프로드 행사에 취재하러 가보면 상당수가 렉스턴 스포츠 칸에 오프로드용 모터사이클을 싣고 온다. 그만큼 적재 공간이 상당하다는 것. 적재함 너비는 1570mm, 적재함 길이는 1610mm이니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 정도까지는 충분히 적재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화물 적재를 위해 리프 스프링을 선택하면 최대 700kg,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을 고르면 최대 500kg까지 실을 수 있다. 탑승객들의 승차감과 더 많은 적재물 사이에서 판단은 구매자의 몫이다.

함께 발매된 다양한 옵션 파츠로 나만의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

오프로더에 맞게 박력을 더하고 싶다면 다양한 옵션 파츠들을 더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이드 스텝은 전동식과 고정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유틸리티 바, 유틸리티 박스, 롤 바, 루프 바스켓 등 다양한 옵션 파츠들을 내놓고 있어 자신의 취향이나 스타일에 맞춰 꾸밀 수도 있다. 자전거를 적재하고 싶다면 캐리어도 마련돼 있고, 캠핑카 등을 견인할 수 있는 트레일러 히치라면 떠나는 곳 어디든 나와 가족들만의 캠핑장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얼추 촬영을 마쳤으니 이제는 오프로드를 경험할 차례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구성 정도면 어디 산이나 계곡을 향하는게 더 잘 맞겠지만 시간의 부족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아쉬운대로 강변의 흙길을 내달려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고 조심스레 도로옆 진입로를 따라 오프로드에 들어간다. 4륜 모드로 바꾸고 조심스레 움직이기 시작하자 뒤로 먼지를 흩뿌리며 흙길을 달려가기 시작한다.

어느새 달려온 길이 흙먼지로 가득 찼다. 따라오는 차가 없어 다행이었다.

덩치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움직임을 보이자 슬슬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스티어링 휠을 과감하게 좌로 우로 감으며 가속 페달에 힘을 더하자 차체가 머리를 돌린채 미끄러지며 드리프트를 선보인다. 이게 바로 오프로드 주행의 참맛. 점점 더 가속 페달을 깊이 밟다가 정신이 번쩍 들어 얼른 속도를 줄인다. 재미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다. 거친 노면을 달려보지 못한 아쉬움이 다시 한 번 느껴졌지만, 그 부분은 이후 기회가 되면 다시 소개하도록 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우수한 오프로드 주파성을 갖춘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실력을 확인했으니 이젠 복귀할 차례다.

전통의 명가답게 오프로드 주파력이 상당하다.

쉐보레에선 콜로라도가, 포드에선 레인저가 원조 오프로드 픽업 트럭의 타이틀을 달고 국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내세울만한 오프로드 픽업 트럭이 있다. 넉넉한 적재공간과 전통 오프로드 명가의 기술력이 더해진 렉스턴 스포츠 칸. 물 건너온 라이벌과의 경쟁에서 토종의 저력으로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주길 바란다. 그럴 수 있는 실력은 모두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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