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1 목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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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스포티한 모델을 M의 손길로 강력하게 다듬어내면, BMW M3, M4

‘M’이란 글자에서 무엇이 떠오르는가? 드라마 제목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이 떠올랐다면 ‘중년’이란 소리를 듣기에 어색하지 않은 나이(연세까진 아니다)가 됐을 것이다. 탈모가 떠오르신 분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그리고 자동차가 떠올랐다면 BMW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 BMW의 고성능 브랜드 M 말이다.

BMW에는 M이, 벤츠에는 AMG가, 현대차에서도 N이라는 고성능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기본 모델을 엔진 튜닝부터 고성능 파츠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레이스 머신에 가까운 모델을 만들어 대중에게 판매한다. M나 AMG 등은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자사의 다양한 모델의 고성능 버전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대차도 벨로스터 N을 시작으로 라인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오늘 소개할 BMW M은 1975년부터 첫 번째 M1을 시작으로 BMW에서 생산되는 모델들을 기반으로 M의 이름을 더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드레스업 파츠나 튜닝 파츠를 제작, 양산 모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옵션으로 내놓기도 한다.

BMW M 브랜드는 다양한 일을 하는데, 오늘은 그 중 가장 핵심인 M 부서의 고성능 차량을 소개한다. 가장 스포츠성이 강한 세단 3시리즈를 베이스로 한 M3, 그리고 최근 디자인으로 말 많았던 4시리즈 베이스의 M4, 두 모델의 미디어 시승행사가 지난 4월 22일 인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진행됐다.

BMW 드라이빙 센터 내 M 타운의 모습. 실내에는 M 차량과 관련 파츠를 전시해 놓았다.

오래간만에 방문한 BMW 드라이빙 센터는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진입로 중앙 로터리에 세워진 키드니 그릴 조형물 같은 것 말이다. 알고 보니 이게 오늘의 복선이었을 줄이야. 원래는 큰 회의실이 위치했던 곳은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한다고 하더니 새롭게 M 타운으로 탈바꿈했다. 다양한 M 모델들을 전시해놓은 것은 물론이고 M 퍼포먼스 파츠 등도 전시해 자신만의 BMW를 꿈꾸는 고객들이 편하게 한자리에서 차와 튜닝 파츠 모두를 만날 수 있게 했다.

M 차량을 구매한 고객이 M 타운을 방문해 입국서류를 작성하면 M 타운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공항에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

M 타운에 왔으면 여권이 필요하단다. 인적사항을 적고 즉석 사진기에서 증명사진을 뽑아 전달하니 나중에 모든 행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 M 타운 여권을 받았다. 이게 바로 M 시민권을 획득했다는 증표(?)로, M 하이 퍼포먼스 또는 M 퍼포먼스 모델 신규 구매고객이 M 타운에서 입국 서류를 작성하면 발급받을 수 있으며, 차별화된 M 드라이빙 프로그램이나 M 트랙 행사, 라이프스타일 바우처 등이 제공되는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고 한다. M 모델을 소유하고 있진 않아도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다.

앞이 뉴 M3, 뒤가 뉴 M4다. 둘 모두 세로로 긴 형태의 키드니 그릴이 적용됐다.

한쪽 벽면을 장식한 대형 키드니 그릴이 열리자 오늘의 메인인 M3, M4 출시 행사가 열리는 특별 무대가 나타난다. 화려한 조명 아래 대형 스크린에 신형 M3와 M4의 사진이 걸려있는데, 순간 ‘왜 M3는 없지?’라고 생각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4시리즈의 큼직한 키드니 그릴이 이번 신형 M3에도 적용됐기 때문. 잠시 후 실물이 등장하자 더욱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등장한 M4도, 이어 등장한 M3도, 모두 번호판이 그릴을 가로지른다.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들었던 디자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적응되는 것인지 그리 나빠보이지 않는 느낌이다. 이것도 BMW의 노림수였을까?

카본 루프는 디자인 요소 뿐 아니라 경량화에도 기여한다.

기본 틀은 3시리즈와 4시리즈지만, 요소요소 뜯어보면 M3와 M4만의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관의 스포일러, 카본루프, 실내의 버킷시트나 카본트림, 카본 시프트 패들 같은 것들 말이다. 이번 신형 M3와 M4 모두 이러한 요소들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컴페티션 단일 모델로 출시된다.

굳이 노면에 물을 뿌리지 않아도 드리프트할 수 있을 만큼 M3, M4의 파워는 충분하다.

제품에 대한 소개를 들었으니 이제는 시승을 진행할 차례다. 시승은 드리프트, 서킷주행, 짐카나 3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진행된 것은 드리프트. 전용 공간에 도착하니 살수 장비를 이용해 연신 물을 뿌려대고 있었다. 좀 더 수월하게 뒷타이어가 미끄러지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물론 신형 M3와 M4 모두 이러한 것 없이도 충분히 드리프트가 가능하다. 탑재된 신형 직렬 6기통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S58) 덕분인데, 성능은 이전보다 향상되어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66.3kg·m을 낸다고. 이 정도 힘이면 타이어가 다 닳거나 연료가 바닥날 때까지 드리프트하는 것도 문제 없지 않을까? 여기에 별도의 드리프트 모드도 있어 자동으로 드리프트에 적합한 상태로 주행 모드를 변경하고 HUD를 통해 드리프트에 필요한 가속 페달 조작을 알려주며, 드리프트 시간, 거리, 각도 등을 측정해 별점까지 매겨주니(센터 스크린) 실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섬세한 조작이 드리프트의 비결이다. 조금만 섬세하지 않아도 여지없이 스핀으로 이어진다.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맞춰 드리프트 연습을 시작했다. 워낙 힘이 넘치니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순간 바로 카운터 스티어링(회전 방향 반대로 조향하는 것)을 해주지 않으면 차체가 휙휙 돌아가 버리기 일쑤다. 최대한 신경을 곤두세우고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감각이 들자마자 바로 카운터 스티어링을 해주니 그럴싸한 움직임을 보이며 원하는 방향으로 돌아간다. 성공으로 자신감이 붙어 조금 더 과감하게 시도하니 다시 여지없이 스핀. 자신감과 자만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새삼 다시 깨닫는다.

적절한 카운터 스티어링과 과감한 액셀러레이터를 더하면 영화나 게임에서 보는 360도 드리프트가 가능하다. 궁금하면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직접 배워볼 것.

반 바퀴 정도의 드리프트가 성공했으니 다음은 한 바퀴 원을 그리는 드리프트에 도전이다. M3와 M4 모두 차고 넘치는 파워가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데도 좀처럼 성공하지 못한다. 인스트럭터가 조언하길, 성공의 비법은 카운터 스티어링 이후 섬세한 조작과 자신있는 가속이라고. 결국 섬세한 조작 부족으로 완전히 한 바퀴를 도는 건 실패했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다음 기회를 노려봐야겠다. 프로그램 진행 내내 에어컨이 틀어져 있었지만 마치고 나니 땀이 주르륵 흐른다. 힘들지만 정말 재밌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영하는 드리프트 프로그램에 참여해봐야겠다.

인스트럭터를 따라 달리는 것이지만 참가자들의 실력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다음은 트랙 주행. 어쩌면 오늘 시승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M3와 M4를 번갈아 타지만 기본 베이스가 동일하다보니 주행에서의 차이점을 느끼는 건 쉽지 않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둘 모두 강력하다는 것.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맞춘 상태에서 직선 주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510마력에 달하는 출력이 아찔하게 다가온다. 단단하게 조여진 안전벨트와 버킷 시트 덕분에 불안함을 덜고 안정적으로 원하는 곳을 바라보며 코너를 공략해갈 수 있다. 센터 스크린의 차량 세팅을 통해 엔진 뿐 아니라 섀시,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 여러 설정이 가능하고, 트랙 모드에서는 트랙션 컨트롤의 개입도도 변경할 수 있다. 트랙이라고 해서 최대한 스포츠성을 높이는 세팅을 선택하게 되면 그만큼 더 세밀하게 컨트롤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만큼 조금 여유 있는 세팅으로 맞추고 뒤를 따른다.

엔진룸에 스트럿 바 등을 더해 차체 강성을 높였다.

기본 베이스가 되는 3, 4시리즈도 민첩한 모델이지만, M3와 M4는 이를 더욱 강화해 날카롭고 정교한 핸들링을 보여준다. 엔진룸과 차축의 스트럿과 보강 패널, 강철 재질의 마운트 등을 채택해 비틀림 강성을 강화했다고. 휠은 앞 19인치, 뒤 20인치 M 경량 단조 휠이 장착됐고, 어댑티브 M 서스펜션, M 스포츠 디퍼렌셜, M 컴파운드 브레이크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너무 과한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직선에서든, 코너에서든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원하는 라인을 그리며 달리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의미이다.

남자들의 다이아몬드 카본으로 만든 시프트 패들. 자꾸만 손이 간다.

인스트럭터가 앞서 베스트 라인을 그리며 달리고 있어 그 뒤를 따라 달리기만 하면 되는데도 따라가기 급급해 실내를 둘러볼 여유조차 없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눈길을 끄는 건 카본으로 제작된 시프트 패드, 역시 남자의 다이아몬드는 카본인 걸까. 수동 변속이 익숙하지 않은데도 자꾸 손이 가 어루만지게 된다. 변속 레버의 차가운 금속 소재의 느낌도 스포티함이 느껴져 좋다.

러버콘 사이를 빠르게 통과하는 짐카나는 강력한 가속과 제동, 그리고 정교한 핸들링이 어우러져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트랙 주행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짐카나 차례다. 짐카나는 넓지 않은 공간에 러버콘을 세워놓고 규칙에 맞춰 누가 더 빠르게 통과하는지를 겨루는 경기다. 이런 경기가 과연 고출력의 M3, M4와 어울릴까 싶지만, 이러한 경기에서 중요한 건 고속이 아니라 짧은 시간의 강력한 가속, 그리고 적절한 제동 타이밍, 민첩한 핸들링 등인데, 이런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두 모델인 만큼 누가 더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지를 겨루는 것이다.

엔진도, 브레이크도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지만 욕심이 과해 입상에는 실패했다.

2번의 연습 후 첫 번째. 분명 앞선 연습에선 별 문제 없이 지났던 코스건만 실제 기록 측정에 들어가니 빨리 달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과도한 가속으로 뒷바퀴가 쉽사리 미끄러지는 실수로 우승 기록과 큰 격차로 멀어졌다. 욕심은 금물임을 잘 알고 있지만, 다른 참가자들의 경기를 보느라 미처 떠올리지도 못한 채 두 번째 측정에 들어갔다. 앞선 도전에서 큰 시간 손실이 마음에 남아서일까, 두 번째 측정에서는 뒷바퀴가 더 크게 미끄러지며 우승은 저 멀리로 날아가 버렸다. 강력한 M3의 성능을 너무 얕본 걸까? 마음을 조급하게 먹은 게 원인이었을까? 머릿속으로 여러 생각과 함께 이날의 시승을 마쳤다.

순수한 드라이빙의 즐거움, 뉴 M3, 뉴 M4와 함께라면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도에서 진행하는 일반 시승과 달리 이날 진행된 행사는 모두 트랙에서 진행됐다. 물론 강력한 성능을 갖춘 모델이라도 공도를 달리는건 문제없지만, M3와 M4 모두 가장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곳은 트랙임을 알려주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니면 강력한 두 모델의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은 트랙 뿐임을 알려주려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두 파워 넘치는 M과 만나고 나니 짜릿한 여운이 남는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M의 힘은 강력하다. 이 강력함을 쉽게 다스릴 수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친절한 독일 사람들은 다양한 보조장비와 기능들을 더해 배우고 연습하면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BMW의 슬로건인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구현해낸 새로운 M3와 M4의 등장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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