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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세단 라인업 플래그십 모델의 존재감. 콰트로포르테 GTS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21.04.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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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의 세단 라인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콰트로포르테는 처음 선보였던 2013년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바 임무를 확실히 해나가고 있다. 언뜻 보면 세련되고 점잖은 세단 같아 보이지만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는 막상 타보면 최고출력 530마력에 72.4kg.m 토크를 뿜어내는 엄청난 V8 3.8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이 숨어있는 괴물 같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외형적으로나 드라이빙에서 느껴지는 퍼포먼스나 국내에서 판매되는 고성능 세단 중에서도 매우 손꼽히는 매력을 가진 모델로 평가받는다.

마세라티 콰트로포트테 GTS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콰트로포트테 라인업 중에서도 GTS는 수치상으로 보면 흔히 슈퍼카라 불리는 모델들과 비교해야 할 정도로 고성능 모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컨트롤하기 쉽고 부담이 적으며 장거리를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장거리 주행 시 이른바 이름 뒤에 GT라는 타이틀이 붙은 모델들과 비교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이런 콰트로포르테의 장점과 매력들을 한 번에 모두 경험해 보기 위해 장거리 시승에 나섰다.

처음 마주한 콰트로포트테의 외형은 세련된 슈트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남성의 이미지였다. 멀리서 언뜻 보면 여타 세단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고 상징처럼 존재하는 그릴의 이미지가 마세라티의 세단 모델임을 알려주는 것 정도라고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면 눈에 들어오는 요소들이 굳이 드러내고 강조하지 않아도 이 모델이 어떤 성능과 성격을 가졌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고성능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성능 모델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자동차 마니아라면 아마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모델들은 외형 디자인에서 “나 고성능이야! 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내가 얼마나 대단한지 궁금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도로에서 시선을 집중시키고 사람들의 관심을 사며 휴대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게 만든다. 그렇게 디자인만으로 원하든, 원치 않던 간에 SNS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콰트로포트테 GTS는 그렇지 않다.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숨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수치상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정도의 성능을 가졌으면 자랑하고 싶을 만도 한데 말이지”라고 혼잣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세라티는 굳이 강조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이 모델을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세그먼트”라고 구분하고 있다.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세그먼트. 말은 참 간단하고 쉽다. 하지만 이 두 단어. 하이퍼포먼스와 럭셔리라는 기준을 모두 넉넉히 충족시키는 모델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많고 존재감이 확실한 모델들이 워낙 많아 아주 많은 듯 싶어도 막상 꼽아보면 또 그렇게 많지도 않다. 아마도 트집 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 모델은 하이퍼포먼스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지 않아?” 혹은 “그 모델 가지고 럭셔리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는 조금 아쉽지. 니가 생각하는 럭셔리의 기준이 뭔데?” 라는 질문에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더 어려운 법이다.

다부진 몸에 깔끔하게 슈트만 잘 차려 입었다고 인정받지는 못한다. 신경 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넥타이, 구두, 시계, 벨트, 가방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잘 어울리고 조화가 이루어 져야 한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하지만 언뜻 보이는 그런 요소들에서 또 매력들이 드러나야 한다. 콰트로포르테 GTS는 그런 느낌이다. 실외와 실내 모두 그런 느낌이다. 어느 한 곳 과하지 않으나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만드는, 드러내고 과시하며 자랑하진 않지만 오히려 더 믿음이 가는 그런 존재. 콰트로포르테 GTS의 디자인이 그렇다. 하지만 누구는 이 모델의 디자인이 오래되고 시대에 뒤떨어지며 노후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마세라티의 실내에 엄청나게 큰 테슬라의 디스플레이가 있다고 하면 어떨까? 과연 마세라티라는 이름에 어울릴까? 앞에서 언급했듯 2013년에 출시해서 큰 변화를 겪지 않고 여기까지 무던하게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런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출시 된지 2~3년 만 되도 뭔가 오래되어 보이고 연식변경을 하던 페이스리프트를 하던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아마도 콰트로포르테 GTS의 디자인은 지금도 10년 후에도 유행을 타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라 본다. 시대를 거스를 수 있다는 것, 유행에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런 차를 소유해서 오랜 시간 질리지 않고 만족스럽게 운행해 본 사람은 아마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시동을 켜면 뭔가 엄청난 소리로 운전자를 반겨줄 것 같은 느낌인데 정작 그렇지는 않다. 마세라티의 소리와 관련된 얘기들이 워낙 유명하고 또 강조되어 있어서 달리지 않고 시동만 켜더라도 뭔가 사운드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고속으로 달리기 전에는 그런 본능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저속에서 이 정도 소리를 내는 차들은 솔직히 요즘 공도에 전혀 없지는 않다. 기대가 크면 실망할 수 있는 법. 소리에 엄청나게 큰 기대를 했다간 조용히 공회전 하고 있는 모습이나 저속으로 달리는 모습만 보고 실망할지도 모른다. 물론 소리와 관련된 얘기는 고속 주행 때 다시 얘기해야겠지만 마세라티가 소리에 신경 쓴 것은 확실하다.

실내의 조작부들은 확실히 옛날 스타일을 고수한다. 대부분의 버튼들이나 조작부들이 다 드러나 있어 딱히 물어보거나 어려워 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금방 익힐 수 있고 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대형화 되는 디스플레이 사이즈에 최첨단을 달리는 화면 속 UI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화면 속 모습에 어쩌면 웃음 지을지도 모르겠다. 아 여기에 내비게이션이라도 작동 시켜보면 더욱 안타깝다. 물론 예전에는 많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다 이 정도 수준이었다. 다 같이 욕을 먹었지만 딱히 어떤 메이커가 앞서서 개선하지 않았으니 티가 안 났을 뿐이다. 센터페이시아의 인포테인먼트는 그 정도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긴 하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지만 뭐 그것을 가지고 엄청난 단점이라 하긴 싫은게 막상 달려보면 “그게 뭐 어때서? 그래서 어떻다고?”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다른 매력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시트는 탄탄하다. 럭셔리 세단의 푹신하고 안락한 시트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처음 앉아보면 뭔 세단에 이런 시트를 넣어놓았나 싶지만 콰트로포르테 GTS의 달리기 성능을 생각해보면 이 시트가 맞다는 수긍이 바로 든다. 서킷에 들어가서 바로 고속으로 와인딩을 즐려도 무리없이 잡아주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단단한 버킷시트 정도는 아니다. 몸이 좀 적응하면 장거리도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시트만 봐도 이 차의 성격과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그런 설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고성능의 차들 중에는 달리면서 운전자의 체력을 요하는 모델들이 있다. 마치 “날 감당하려 올라탔으니 너도 이 정도 각오는 되어 있겠지?”라고 말하는 것처럼 극단적인 재미는 있으나 힘들고 어렵고 온몸을 긴장시켜 장시간 타고 내리면 다리가 탁 풀리는 그런 모델들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콰트로포르테 GTS는 그런 모델들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통합 차체 컨트롤(IVC: Integrated Vehicle Control),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 Electric Power Steering),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LKA: Lane Keeping Assist),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Active Blind Spot Assist) 같은 기능들이 더해지면서 운전은 더 부담스럽지 않고 더욱 쉬워졌다. 안전성이 높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느라 이런 기능들이 추가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능들이 이 모델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마치 독한 술을 마시며 옆에다 이런 저런 숙취 해소제들을 테이블 위에 미리 올려놓고 마시는 느낌이랄까.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매력적인 것은 매력적인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느끼는 성격이라 그럴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어서 이런 기능들이 들어간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당연히 인정한다. 하지만 3,000cc V6 엔진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정차 시에 엔진이 꺼져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모델에 스타트 & 스탑이라니. 여전히 자연흡기 대배기량 모델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이렇게 가끔은 슬픈일이다.

그래도 너무 가슴 아파할 것은 없다. 이 차의 달리기 실력은 여전히 발굴이니까. 전기차의 소위 제로백 수치가 아무리 낮게 나온다고 해도 내연기관의 엔진이 만들어내는 쏜살같이 튀어나가는 그 느낌은 만들어낼 수 없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아 그래 이것이지! 바로 이거지!”라는 탄성이 나온다. 275마력의 엔진은 최고 속도 252 km/h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6.4초를 보여준다. 외곽으로 나가 속도를 높여보면 이 차의 진가가 나온다. 페라리의 F1 엔진 디자이너였던 마세라티 파워트레인 책임자인 파울로 마티넬리의 지휘로 개발 됐다는 콰트로포르테 디젤의 3,000cc V6 엔진은 뻥 뚫린 도로를 만나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꽉 막힌 도심에서 그리고 저속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는 점잖게 입고 있던 검정 슈트 속 셔츠의 단추가 탁 하고 터지는 느낌이다.

아까 소리와 관련한 얘기를 언급하다가 말았는데 마세라티의 소리는 고속에서 진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저속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모델에는 배기가스 흡입관 근처에 부착된 두 개의 액추에이터는 마세라티 엔진 특유의 매혹적인 톤을 만들어내고 주행 스타일에 따라 엔진 사운드를 조절해주는 마세라티 액티브 사운드 기술(Maserati Active Sound Technology)이 있어 고속에서 마세라티 엔진 특유의 매혹적인 톤을 만들어내고 주행 스타일에 따라 엔진 사운드를 조절해준다. 배기가스 흡입관 근처에 부착된 두 개의 액추에이터가 만들어 주는 마세라티 고유의 사운드는 속도와 주행 모드별로 모두 조금씩 다른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창문을 열고 고속에서 이런 사운드를 들으며 달려보면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마세라티의 소리가 이슈가 되고 마세라티가 소리를 가지고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하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콰트로포르테 GTS 운전은 쉽고 재미있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또 누구나 달리는 재미라는 본질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달리기 성능과 편안함, 이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모델은 달리기 성능의 매력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운전자에게 최대한 편하고 부담이 적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장거리 운전을 해본다면 그런 느낌을 더욱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욱 큰 매력을 가진 모델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데뷔한지 올해로 8년차. 하지만 여전히 럭셔리 브랜드 세단 라인업의 플래그십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모델이 바로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 GTS다. 누군가는 경쟁모델들이 세대교체를 하며 진화하는 동안 뒤쳐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전동화된 모델들을 제외하고 내연기관 모델들하고만 비교한다면 아직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 GTS는 그 자리를 지키기에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아마도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가 국내에 등장하기 전까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가 세단 라인업의 맞형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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