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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탄생한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쌍용자동차 올 뉴 렉스턴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20.11.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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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는 보도는 끝도 없이 나왔다. 실적부진, 판매량의 감소, 매각, 퇴출 등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이 공중파와 포털사이트를 자주 장식했고 소비자로 하여금 과연 이 회사 차를 믿고 사도 되는걸까 싶을 정도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심지어 그런 기사들에 기술력도 없고 경쟁력도 없는 회사라면 오히려 정리되는 것이 맞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고, 그 댓글에 적지 않은 공감이나 좋아요 버튼이 눌러졌다. 쌍용자동차에게 답답하고 숨 막히는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매달 발표하는 판매량 실적 발표는 쌍용차의 숨통을 더욱 죄어왔고 티볼리로 기사회생했던 쌍용자동차가 되돌릴 수 없는 더 깊은 늪에 빠져버린건가 싶을 정도로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좋지 않은 분위기의 시간들이 흘러가던 중 몇 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뒤흔들었다. 소위 사진발이 잘 받은 사진이라 하더라도 여태까지 보여주던 쌍용차의 디자인과는 많이 다른 사진이 자동차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당당하고 웅장한 앞모습이 그간 쌍용차가 보여주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사실 2세대 렉스턴의 부분 변경 모델에 대한 언급이나 위장막 사진 등의 노출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2세대 렉스턴은 이미 상품성이나 성능면에서 경쟁사의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차지하는 부분이 별로 없어 판매량 역시 점차 줄어들고 있었고 세그먼트에서의 시장 점유율 또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 몇 장의 사진으로 분위기가 바뀐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2세대 렉스턴이 부분 변경 모델에 대해서 기대감을 가지기 시작했고 인터넷 상에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와 자동차커뮤니티,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에서 2세대 렉스턴 부분변경 모델인 올 뉴 렉스턴에 대한 디자인 호평은 그간의 분위기를 역전 시킬 만큼 뜨겁고 긍정적이었으며 심지어 올 뉴 렉스턴이 전시된 대리점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대리점에 사람들이 몰리는 등 기존의 쌍용자동차 모델들에게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다. 코너에 몰렸던 쌍용자동차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서광이 비추는 극적인 순간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분위기도 급물살을 탔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대세 가수 임영웅을 앞세워 온라인으로 런칭을 했는데 동시접속자가 3만명을 넘을 정도로 북새통이었고 영화 신세계로 나름의 존재감을 과시한 배우 박성웅을 기용한 패러디 광고도 나름 호평 일색이었다. 정말이지 엊그제 까지 부정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던 쌍용자동차였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는 자체가 신기할 정도로 분위기는 좋아졌고 소비자들의 반응 또한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이었다. 실제로 쌍용자동차가 발표한 사전계약 수치 역시 기대한 것보다 높은 수준이었는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모든 일들이 정말 짧은 시간에 모두 일어난 것이란 사실이다.

쌍용자동차의 시승기를 쓰면서 앞부분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던가. 솔직히 이렇게 많은 이슈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던 모델이 없었다. 대부분 아 옛날이여 혹은 어려운 살림에 이정도 만들어 낸 것도 고생했다. 아니면 쉽지는 않겠지만 건투를 빈다 식의 분위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도 다르고 상황도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있다. 물론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정작 차가 좋지 않다면 그저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 말짱 꽝 아니냐고. 차가 좋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렇게 공들여 글을 쓰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시승회를 다녀온 후 올 뉴 렉스턴에 대한 평가를 간단하게 내려보자면 생각보다 좋았고 만족스러웠으며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안타까움 마음이 생겨났다. 물론 지금이라도 이렇게 바뀌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이어졌다.

일단 디자인에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일단 차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프론트의 디자인에서 변화의 폭이 커 앞모습만 보면 마치 다른 모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전작과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그릴의 차이다. 그릴의 사이즈를 두 배 가까이 키우고 웅장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물론 전작의 디자인도 덩치 큰 SUV 치고 그렇게 못생긴편은 아니었지만 디자인으로 경쟁모델을 압도하는 경쟁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커진 그릴과 함께 주간주행등이 들어간 헤드램프로 교체하면서 라인이 좀 더 살아났고 더욱 남성스러운 느낌이 강해졌다. 말이 많았던 앰블럼도 바뀌었고 좀 더 정돈되고 세련된 느낌이 살아났다.

옆모습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지만 뒷모습은 리어램프를 좀 더 깔끔하게 세련되게 바꾸면서 큰 변화 없이도 다른 느낌을 냈다. 프론트와 리어 모두 어디서 본듯한 디자인이라는 의견들이 있지만 자동차 디자인에서 이 같은 평가들은 워낙에 흔한 일이라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 오히려 부분적으로 닮은 것보다 전체적인 완성도와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것이 요즘 분위기라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 올 뉴 렉스턴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시승차로 배정받은 올 뉴 렉스턴의 가장 상위 트림인 ‘더 블랙’ 모델은 출시 전 사진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만큼 디자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실제로 봐도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디자인적으로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이 정도라면 디자인으로 경쟁모델들과 충분히 경쟁 할 수 있을 정도라 하겠다. 더 블랙 보다 한단계 낮은 트림인 프레스티지에 7가지 컬러가 있다고 했고 시승회에 다른 컬러도 몇 개 모델이 있었지만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는 단연 블랙임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이는 올 뉴 렉스턴의 디자인을 두고 블랙 컬러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더 블랙의 느낌은 좋았다.

외형 디자인 만큼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사실 외부 디자인의 변화를 생각해보면 실내 디자인은 그렇게 큰 변화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쌍용차 최초로 들어간 전자식 기어 레버가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이전 모델의 요소를 그대로 이어간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적용하고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의 장착한 것도 실내 변화의 포인트다.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 보니 버튼들이나 조작부들이 시원스럽게 자리 잡았고 직접 작동시켜 보면 사용하기 편리하다. 단순하고 쉬운 배치로 사용자로 하여금 금방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버튼들을 눌러보면 생각보다 공들여 만들었고 세심한 곳까지 고급스럽게 마무리 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느껴진다.

 

차체의 사이즈가 크고 넉넉하다보니 뒷자리와 트렁크 공간이 넉넉하다. 요즘 차박이니 뭐니 해서 실내공간에 대한 중요성이 자연스럽게 강조되고 있는데 올 뉴 렉스턴은 이 부분에서 빠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진다. 뒷자석은 충분히 편안하고 여유로우며 특히 시트의 안락함이나 공간의 거주성이 매우 우수하다. 플래그십 모델다운 면모는 공간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820L지만 2열 시트를 접어 공간을 확장시키면 1,977L 까지 늘어난다. 이 정도라면 짐을 많이 싣는 것은 물론이고 요즘 트랜드인 차박으로도 충분하다. 바닥은 평평하게 만들 수 있어 매트나 약간의 쿠션감을 만들면 2인이 큰 불편 없이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런 차들의 실내를 경험해 보면 대형 SUV를 선호하게 되는 이유를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시동을 걸어 움직여 보면 역시나 이전 모델에서 느낄 수 있었던 묵직함과 든든함이 전해진다. 물론 프레임 바디라는 인식이 머릿속에서 고정관념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었을 테지만 초고강도 기가 스틸을 4중 구조로 엮어 만들었다는 올 뉴 렉스턴의 프레임이 주는 안전에 대한 신뢰도는 무시할 수 없다. 승차감이든 뭐든 모노코크 바디와 비교했을 때 분명한 단점이 존재하지만 아직도 SUV는 무조건 프레임 바디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메리트가 존대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포스코 고장력 강판이 차체의 81.7%를 차지한다고 하니 운전자가 안전에 대해 기대하는 바에는 충분한 보답을 한다고 생각된다.

프레임바디라고 무조건 불편하고 승차감이 거칠지는 않다. 서스펜션과 시트의 세팅 덕에 직선 도로에서는 모노코크 바디와 다를 바 없이 편하고 고급스럽다. 매끈한 도로를 만나면 세련되게 달릴 줄도 알고 불편은 없다. 저속이나 고속에서 모두 프레임바디라는 인식만 없다면 모노코크 바디와 큰 차이가 없지만 도로가 바뀌면 프레임 바디 특유의 승차감이 나타날 것이다. 이것은 장점이라고 할 것도 단점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이 차의 특성이라 받아들이면 된다. 요철이나 임도를 만났을 때 운전자의 몸으로 전해지는 이 느낌은 오히려 특유의 감성으로 프레임바디 성애자들을 열광시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모하비와 렉스턴에 애정하며 국산 프레임바디 모델의 계보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으면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정도 떨림이나 진동은 솔직히 아무것도 아니다.

탈 디젤을 선언하는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이전에는 가솔린 엔진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대형 SUV에도 가솔린 모델들이 적용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올 뉴 렉스턴은 직렬 4기통 2.2L 디젤 터보 엔진을 품었다. 전작에서 출력이나 힘이 약간씩 아쉽다는 의견을 수렴했는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로 전보다 조금씩 올라갔다. 하지만 이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틱한 성능적인 차이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고 큰 차체를 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정도다. 엔진의 아쉬움은 똑똑한 8단 자동변속기가 메꿔주는데 모드별로 바꿔가며 주행해 봐도 변속기가 굼뜨거나 답답한 면은 없다. 하지만 워낙 큰 차체에 프레임바디의 무거운 특성 때문에 가속을 해보면 초반에 시원스럽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없다. 하지만 탄력을 받으면 달리는 성능은 답답하지 않고 나름의 주행성능을 뽐낸다. 물론 고속에서의 한계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 정도 성능이라면 가격대에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장 칭찬하고 싶었던 부분은 경쟁 모델 대비 안전과 관련된 주행보조 시스템을 최대한 적용시켜 경쟁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신경 썼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소비자들의 반응이 민감해지고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인데 플래그쉽 모델인 올 뉴 렉스턴에 이 부분이 빠지면 솔직히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올 뉴 렉스턴에 적용된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타사의 반응 대비 나쁘지 않은 반응과 움직임을 보여주고 큰 차체를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한다. 길지 않은 주행이었지만 한 번도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나 반응은 느낄 수 없었으며 이 정도라면 안전과 관련된 주행보조 시스템은 수입차와 비교하더라도 빠지지 않는 정도의 수준으로 보인다. 아마도 쌍용자동차가 이 부분에 얼마만큼의 신경을 썼는지 노력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행사장에서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올 뉴 렉스턴은 쌍용자동차가 절박함의 끝에서 내놓은 회심의 일격이라고. 쌍용자동차가 힘든 상황이라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래서 올 뉴 렉스턴이 쌍용자동차에게 얼마나 중요한 모델인지는 더 설명하거나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다행히 사전계약대수도 그 이후의 판매량도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긴 하다. 올 뉴 렉스턴이 쌍용자동차에게 긴 가뭄 끝에 내려진 단비같은 존재가 되어 또 한 번의 위기에서 회사를 살려낼 효자 모델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충분한 가능성이 보인다. 위기의 상황에서 티볼리란 히트작으로 기사회생 했던 것처럼 올 뉴 렉스턴으로 다시 한 번 쌍용자동차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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