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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억에 포뮬러 원 드라이버의 꿈을 살 수 있다면?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20.01.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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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광들에게 포뮬러 원 레이스는 꿈의 영역이다. 레이스를 관람할 수는 있지만, 실력을 갈고닦아 직접 포뮬러 원에 출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전 세계의 수 많은 인구 중에서 단 20명만이 포뮬러 원 차량의 시트에 앉을 수 있다. 포뮬러 원 레이스카를 타고 달려보는 것은 커녕, 콕피트에 앉아보는 것 조차 보통 사람들이 쉽게 경험해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영국의 엔지니어링 회사 투르 드 포스 (Tour De Force, TDF)는 포뮬러 원 레이스카를 직접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기에 사용된 아주 오래된 레이스카를 처분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대부분 부유한 수집가들이 구매해 차고에 보관한다. 그러나 투르 드 포스가 판매하는 차량은 박물관에 들어갈 전시용 중고 레이스카가 아니다. 직접 서킷에서 운전해볼 수 있는 차량이다. 투르 드 포스는 레이싱 팀이 소유한 포뮬러 원 레이스카보다 더 안정적이고, 실제로 주행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저렴한 비용으로 포뮬러 원 레이스카를 소유하고 운전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독특한 패키지, TDF-1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TDF-1은 어떤 의미에서 진짜 포뮬러 원 레이스카는 아니다. 적어도 포뮬러 원 레이스에 출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말이다. TDF-1은 2011년 마루시아 MVR02, 혹은 2012년 자우버 C31 차체와 서스펜션, 관련 부품들을 이용해 만든 트랙 전용 모델이다. 현재처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기 전 모델인 순수한 내연기관 버전이다. 반면 엔진과 변속기를 비롯한 파워트레인은 마루시아와 자우버가 사용했던 코스워스 엔진 또는 페라리 엔진이 아닌 TDF의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이것은 단점이라고만 볼 수는 없는데, 포뮬러 원 레이스카의 엔진은 유지관리에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내구성을 희생하여 고성능을 내는 엔진이기 때문이다. 매번 거의 대부분 부품을 교체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쉽게 다룰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 높은 출력을 감당하기 위해 사용된 클러치는 레버 조작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포뮬러 원 레이스카라면 시동을 꺼트리지 않고 출발하기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포뮬러 4, 포뮬러 3 등의 레이스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드라이버가 아니라면 말이다.

TDF-1은 마루시아와 자우버의 차체에 맞춰 제작된 1.8리터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다. 이 엔진은 클러치가 있는 6단 반자동 변속기와 결합되어 9,000RPM에서 최고출력 600마력을 낸다. 엔진과 변속 장치 모두 차체의 원래 설계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무엇보다 엔진과 변속기에 서스펜션 부품이 달려있는 스타일 - 오리지널 포뮬러 원 레이스카의 차체와 엔진 형상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그 결과, 2011/2012 시즌 동안 마루시아와 자우버 드라이버들이 경험했던 본능적인 드라이빙 다이내믹스를 갖춘 차량을 가깝게 만날 수 있다. 이 차량은 실제 포뮬러 원 레이스카가 트랙에서 낼 수 있는 성능의 95%를 제공한다. 차량 성능을 평가할 때는 차량의 가속력과 코너링 포스를 나타내는 힘으로 G, 즉 1초에 9.8m씩 가속하는 중력가속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트랙에서 TDF-1은 고속 코너에서 4.0G, 제동 중 4.5G라는 어마어마한 중력가속도를 만들어낸다. TDF의 파워트레인은 실제 레이스카의 엔진보다 더욱 견고하고 안정적이어서, 보다 다루기 쉬우며 합리적인 비용으로 유지보수가 가능하다. TDF-1은 스티어링휠의 버튼만 누르면 시동이 걸리고, 매번의 트랙주행 때마다 분해정비 수준의 유지보수를 해야하는 레이스카와 달리 기본적인 소모품 교체만 해주면 일반 박스카와 같이 연간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도 충분히 유지 가능하다.

투르 드 포스가 TDF-1용 파워트레인을 개발할 때 설정한 목표는 원래의 파워트레인만큼 강력한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보다 유용하고 안정적이며 유지 관리가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TDF-1의 파워트레인은 1730cc 4기통 터보차저 엔진으로, 투르 드 포스 엔지니어들이 9,000RPM에서 600마력을 생산하도록 최적화시킨 레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TDF-1 엔진은 원래 V8 2.4리터 자연흡기엔진 출력의 약 90%를 제공하지만, 터보차저를 장착함으로써 더 낮은 회전수에서도 높은 토크를 낼 수 있다. 덕분에 활용할 수 있는 토크영역이 넓어져, 대다수의 운전자가 사용하기 쉽다.

또 터보차징으로 엔진의 최대회전수를 9,000RPM으로 제한하면 엔진 수명을 연장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유지 보수 수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포뮬러 원 레이스카는 주행 전에 엔진을 예열하고 각 레이스 후에 재조립해야 하지만, TDF-1의 엔진은 버튼만 누르면 시동할 수 있으며, 1년에 한 번 또는 3,000km마다 정비하면 된다.

TDF-1은 가능한 한 운전의 복잡성을 없애도록 설계되었다. 스티어링 휠 및 변속기능이 단순화되어 운전자가 기계조작이 아닌 트랙 주행에만 완전히 집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마루시아 팀과 자우버 팀이 개발한 차체의 오리지널 공기역학 패키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차량에서는 보기 어려운 포뮬러 원의 자동차의 공기저항 감소 장치(DRS, 드래그 리듀스 시스템)은 코너링 또는 제동 중에 작동하도록 업그레이드하여 조작 안정성을 더했다.

TDF-1은 자동차와 운전자가 언제든지 트랙을 달릴 수 있도록 모든 예비 부품이 제공된다. 예비 타이어는 원래 타이어 공급업체인 피렐리에 의해 소프트, 미디엄, 하드, 웨트 타이어를 주문할 수 있다. 또한 차체와 서스펜션 구성 요소들도 제공된다. 엔지니어링 복잡성이 줄어든 TDF-1은 투르 드 포스의 전문 엔지니어 팀을 통해 기존 포뮬러 원 레이스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의 극히 일부만으로 차량을 유지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매트 폴크 투르 드 포스 이사는 “우리 사업의 핵심은 현대식 포뮬러 원 레이스카를 유지하는 것이다. 포뮬러 원 레이스카들을 유지보수하고 수리에서부터 주행하는데 드는 비용, 그리고 운전하는 데 필요한 기술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TDF-1을 통해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보다 접근성이 높고, 비용이 효율적인 진정한 포뮬러 원 경험을 할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시카 호킨스 TDF-1 개발 드라이버는 “TDF-1을 타는 것은 이전에 경험했던 운전과 다르다. 반응성, 균형, 민첩성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를 낸다.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로서, 수많은 차량을 운전했다. 나는 그 중에서 몇몇 기억에 남는 차들의 스티어링 휠을 잡았지만 TDF-1에 가까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모든 수준의 경험과 능력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 최종 결과는 운전자들이 자신감을 쌓고, TDF-1으로 한계를 뛰어넘기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패키지다”라며 차량을 평가했다.

투르 드 포스가 만든 TDF-1은 마루시아, 메르세데스-AMG, 르노 F1, 윌리엄스를 포함한 많은 팀에서 포뮬러 원 경력을 가진 기술자들에 의해 설계되고 개발되었다. 투르 드 포스는 1990년대 중반부터 현대식 포뮬러 원 레이스카를 정비하고 운행한 업력이 10년 이상이다. 또 클래식 포뮬러 원 차량을 판매하고 보급하는 등 관련 분야에도 충실하다. 영국 베드포드셔에 본사를 둔 사내 설계, 엔지니어링과 제조 부서는 여러 포뮬러 원, 하이퍼카와 방위산업 분야를 위한 고성능 부품도 생산한다.

또 투르 드 포스는 TDF-1 구매자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프로 드라이버들의 일대일 훈련과 드라이버 코칭이 포함된다. 운전자들은 실력을 연마하기 위해 투르 드 포스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포뮬러 원급 드라이버 시뮬레이터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투르 드 포스의 전문 엔지니어들이 운전자가 선호하는 운전 스타일로 차량을 설정하며, 운전자는 맞춤형 시트를 장착하고 페달과 휠 위치를 운전자에게 맞춰 조정할 수 있다.

보다 단순하고 정비성을 높인 표준 트림의 TDF-1은 트랙주행시 한 명의 정비사만 있으면 충분히 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온보드 시동 패키지와 정차 상태에서도 엔진을 냉각시킬 수 있는 라디에이터 팬을 장착하면 운전자 혼자서 차를 운전할 수도 있다. TDF-1의 구매자들은 전체 피트 장비와 서킷을 위한 스페어 부품 세트, 차량 이동을 위한 비행 케이스도 제공받게 된다. 그리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서킷과 프랑스 폴 리카드 등 포뮬러 원 캘린더에 자주 등장하는 국제 레이싱 서킷에서 열리는 여러 투르 드 포스 주최 트랙데이의 초청장을 받을 수 있다.

이전에는 돈이 있더라도 그저 중고제품을 소유 할 수만 있었던 포뮬러 원 레이스카. 새로이 사용하기 편하게 컨버전한 차량을 제공하는 회사가 생겨남으로써 영상으로만 보던 포뮬러 원 차량을 이제 일반인도 소유하고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게 그렇게 대단한 일이냐고? 기존에는 레이스 팀 투자자처럼 어마어마한 돈이 있더라도 타 볼수 있는 기회는 손에 꼽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포뮬러 원 엔진 대비 내구성을 충분히 높여 유지보수가 쉬워진 엔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너링과 제동력은 어느 슈퍼카 못지 않은 고성능을 발휘한다. 아쉽게도 안개등이나 전조등 같은 공공도로를 달리기 위한 부품들이 없어 일반도로 주행은 불가능 하지만, 트랙에서만큼은 그 어느 박스카로도 따라잡기 힘든 트렉데이용 차량이다. 가격은 200만달러, 우리돈으로는 약 23억에 해당한다.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경험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23억은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닐 것이다. 일반 포뮬러 원 선수들 역시 그 이상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화를 투자하여 포뮬러 원 시트에 앉은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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