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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튤이 자동차 회사를 응원하는 방법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9.07.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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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있다. 그 중에는 아예 스포츠카만 만드는 회사들이 있고, 어떤 회사는 일반적인 자동차의 성능과 안정성을 끌어 올려 스포츠 세단이나 스포츠 SUV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이 ‘스포츠카’라는 기준은 꽤나 모호하다. 그렇기에 가끔씩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회원들끼리 싸우는 단골 주제기도 하다. 보통 스포츠카라고 하면 높은 배기량과 출력, 최고속도와 가속력 등 숫자로 표현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게 전부일까?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스포츠성 
자동차는 숫자로 표현되는 것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하지만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필수인)도 많다. 밸런스와 안정감 같은 물리적 요소와 함께 배기음과 엔진사운드와 같은 감성적 요소들도 영향을 미친다. 이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있다. 만약 이런 요소들이 모여 빠른 속도로 코너를 탈출 할 수 있고, 높은 안정성을 가지고 달릴 수 있는 차를 스포츠카라 한다면 의외로 스포츠카의 범위는 꽤 넓어진다. 그리고 이를 위해 고집스럽게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회사들이 꽤 있다. 어느 회사는 극단적으로 무게를 줄이고, 또 다른 회사들은 엔진이 놓이는 위치를 고민하기도 한다. 조금 더 극단적인 경우도 있으니, 다른 회사들이 쓰지 않는 엔진을 쓰기도 한다. 바로 스바루다. 

보통 엔진 속 피스톤은 세로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여타 엔진은 세로로 길지만, 스바루의 엔진은 가로로 길다. 가로로 움직이는 피스톤은 마치 권투선수의 주먹처럼 움직인다고 해서 박서(Boxer)엔진 또는 수평대향엔진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위와 같은 박서 엔진을 쓰는 자동차 브랜드는 현재 스바루와 포르쉐 딱 2곳 뿐이다. 이 엔진의 장점은 크고도 명확하다. 엔진이 가로로 길기 때문에 차량에 탑재하면 무게 중심을 쉽게 낮출 수 있다는 것. 무게 중심이 낮아지면 그만큼 접지력이 향상되고, 주행안정성과 함께 핸들링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또한 세로로 긴 엔진들은 진동 상쇄를 위해 무게추가 필요하지만, 박서엔진에는 필요 없다. 그래서 엔진 자체 무게도 그만큼 가벼우니 전체적인 차량의 밸런스를 끌어 올리기도 좋다. 물론 단점도 장점 만큼이나 명확하다. 

 

오로지 그들을 위해 
박서엔진은 개발비가 많이 들고 변속기도 직접 개발해야 하며, 정비성도 좋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차량 제조사는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실제로 변속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쓰는 회사들은 많지 않고, 변속기 전문(?) 회사가 개발한 것을 가져다 쓴다. 제조 단가를 낮추고 연구개발비도 줄여야(흔히 말하는 원가 절감) 최대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이 자동차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기도 하다. 

포르쉐는 비싼 스포츠카를 만드는 회사라 그렇다지만, 스바루 차량들의 가격이 아주 비싸지는 않다. 결국 이런 상황은 스바루란 브랜드의 성격을 잘 대변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그리고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뼛 속까지 스포츠를 지향한다. 이런 스바루를 위해 모튤은 스바루의 박서엔진을 위한 전용 엔진오일을 만들고 있다. 모 분유회사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소량의 분유를 만드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모튤이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스페시픽 라인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바루 뉘르부르크링 24시 우승 
스바루가 작년에 이어 올해 2019 뉘르부르크링 24시 레이스에서 클래스(SP3T) 1위를 차지했다. 스바루는 한때 WRC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브랜드지만, 규정이 바뀐 이후 참가를 하지 않고 있다. 반면 뉘르부르크링 24시 레이스에서는 2년 연속 1위를 거머쥐었다. 얼마전 현대 자동차의 벨로스터 N TCR 차량(TCR 클래스)이 참여해 완주한 그 대회다. 올해 이 대회에서는 총 158대가 달렸다. 그리고 클래스는 꽤나 다양하다. 상위에는 가장 빠른 SP 9과 SP7 클래스의 차량들이 포진해 있다. 스바루의 임프레자 WRX STI는 기록상 19번째고 SP3T 클래스 1위였다. 가장 빠른 Audi R8 LMS에 비해 12바퀴를 적게 돌았고, 24시간 동안 총 145바퀴를 돌았다. 그런데 뉘르부르크링의 노드슐레이페 코스 한 바퀴의 길이는 무려 22km니 결국 총 주행거리는 3,190km나 된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이 코스를 한 바퀴 돌았을 때 차량이 받는 스트레스는 2,000km를 주행한 정도라고 한다. 결국 스바루의 임프레자 WRX STI 차량은 29만km를 달린 것과 동일한 피로도 였을 것이다. 차량의 모든 부분은 이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한다. 당연히 엔진 안에 들어 있던 엔진오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면 다들 알고 있을 뉘르부르크링의 북쪽 코스인 노드슐레이페는 ‘녹색지옥’ 이란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로 험난한 코스다. 뉘르부르크링은 독일의 라인란트-팔츠 주에 있는 서킷으로, 프랑스의 라사르트, 영국의 실버스톤과 함께 모터레이싱의 성지로 불리는 초장거리 서킷(북쪽 서킷의 길이는 약 22km, 남쪽 서킷은 5.5km 정도의 길이)이다. 무려 1927년 처음 만들어졌고, 154개가 넘는 코너가 있는데, 이중 상당수의 코스는 앞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블라인드(보이지 않는) 코너며 고저차는 300m가 넘는다. 또한 산과 숲으로 둘러 싸여 있어 경치가 좋기는 하지만 그만큼 날씨를 예측할 수 없다. 한쪽은 날씨가 좋지만 다른 쪽은 비가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Hell이란 표현이 좀 과하다 싶기도 하지만 역사를 보면 그럴만도 하다. 1975년 F1 독일 GP의 우승자인 니키 라우다가 이 서킷에서 사고를 당한 이후 레이서들은 이 서킷에서 열리는 경기에 집단 불참 선언을 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바닥에는 수 많은 낙서들이 있는데 모두 희생자를 추모하는 내용들이다. 

 

평범함 속에 숨겨진 비범함 
작년에 이어 올해도 레이스에 출전한 스바루의 차량에는 모튤의 엔진오일이 들어 있었다. 24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상황이니 엔진의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SP3T는 배기량 2.0리터 이하의 엔진에 터보차저를 얹는 클래스. 그런데 스바루가 대단한 것은 따로 있다. 임프레자 WRX STI는 뉘르부르크링 24시 레이스를 위해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지금 판매되고 있는 차량을 들고 왔다는 점이다. 물론 안전을 위해 규정으로 정해져 있는 롤케이지를 더하고, 버킷 시트 정도는 추가했다. 당연히 엔진과 브레이크에 튜닝을 하지만 차체를 완전히 새로 만들지는 않았다. 

심지어 스바루의 정비 팀에는 전문 미캐닉과 스바루의 여러 대리점에서 선발한 일반 정비사들도 섞여 있다. 뭔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정비사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함이라고.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뭔가 감동이 밀려왔다. 원래 차량에 어마어마한 튜닝과 보강을 하고, 드라이버와 미캐닉까지 경험 많은 사람들로 꽉꽉 채운 다른 팀들 사이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달리는 것을 넘어 클래스 우승을 했다는 것이 더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것도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이 정도면 말 그대로 뼛속까지 스포츠를 지향하는 브랜드다.

모든 24시간 레이스가 끝나고 난 후 흔히 볼 수 있는, 전 스태프들이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그런데 오른쪽 스태프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뉘르부르크링 코스 모양의 귀걸이를 하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이기고 싶어 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사진이다. 올해 참가한 차량은 모두 158대. 그리고 이중 완주를 한 차량은 102대다. 물론 거의 새로 만들다 시피한 차량들이 즐비한 SP9, SP7 클래스에 비해 WRX STI가 속한 클래스는 상대적으로 많이 소박(?)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니라 내면. 사람처럼 자동차도 그렇다. 모튤은 그렇게 외롭고 힘든 길을 가고 있는 그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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