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감동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거나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모험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 같이 마음이 벅차오르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사소한 모험이라도, 자기 자신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만큼 감동적인 이야기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과거,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만 해도 하늘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서지기 쉽고 위험한 비행기로 많은 이들이 하늘에 도전하거나 또는 실패했다. 등대의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하늘을 밤새 날며 조종사들은 비행기 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도 싸워야만 했다. 그렇기에 하늘에 도전했던 이의 대서양 횡단 같은 이야기는 영웅담이 되었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이 가슴속에 모험에 대한 불씨를 심어주었다.

롤스로이스가 새로운 컬렉션 카를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 카의 이름은 레이스 이글 VIII(Wraith Eagle VIII), 1919년 6월 존 앨콕 대위와 아서 브라운 중위의 대서양 횡단 비행을 테마로 한 차다. 이들은 헨리 로이스 경과 동시대의 인물로, 1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되었던 비커스 비미(Vickers Vimy) 폭격기를 개조한 항공기를 타고 캐나다 뉴퍼틀랜드 세인트 존스를 출발해 아일랜드의 클리프덴까지 최초의 대서양 무착륙 횡단 비행에 성공한다.

이들의 모험은 결코 쉽지 않았다. 비행장을 날아오른 순간부터 하늘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난관을 겪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전파 항법장치는 비행을 시작한 거의 직후 고장났고, 빽빽한 구름 속을 날며 자세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결국 그들은 고공으로 날아올라 옛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항해하던 시절의 기술을 활용해 아일랜드 해안을 향해 날아갔다.

이들이 탔던 복엽기에는 350마력을 내는 20.3리터 롤스로이스 이글 VIII 엔진 2기가 탑재되었다. 이 두 엔진은 장시간의 가혹한 비행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모험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롤스로이스는 새로운 레이스 컬렉션 카의 이름으로 이글 VIII를 선택했다.

롤스로이스의 CEO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Torsten Müller-Ötvös)는 “레이스 이글 VIII는 또 한번 열망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영웅과 오늘날의 선지자들에 대한 경의를 담았다. 이 롤스로이스 컬렉션은 웨스트 서섹스 굿우드의 롤스로이스 홈에서 제작한 주문제작품의 탁월한 기술을 보여준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틱 박스’ 옵션을 사용하는 대량제작 명품 제조업체들의 트렌드를 거스르는 주문제작 방식으로 시장에서 왕관의 보석과도 같은 명품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레이스 이글 VIII 컬렉션 카의 외장은 앨콕과 브라운의 야간비행을 연상시키는 셸비 그레이와 건메탈의 투톤으로 구성되며, 두 색상의 경계를 황동색 선이 가로지른다. 검은색 그릴 베인은 빅커스 비미 항공기에 탑재된 롤스로이스 엔진의 그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고, 휠은 그림자를 연상시키도록 마감했다.

물론 우아한 외관이 전부가 아니다. 인테리어는 검정색 가죽으로 꾸미고, 황동색으로 악센트를 주었다. 당시 대서양 횡단 비행에 필수적이었던 황동 나침반을 연상시키도록 스피커의 커버와 RR 모노그램에 이르기까지 황동색을 사용했고, 앨콕과 브라운 경의 대서양 횡단 비행 거리인 ‘1,880’이라는 숫자가 스피커 커버에 새겨진다.

시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앨콕과 브라운은 밤하늘을 나는 동안 계기반이 높은 고도의 차가운 대기에 얼어붙었고, 제어판의 희미한 녹색 조명과 우현 엔진이 폭발하며 내뿜는 불꽃의 빛에 의지했다고 말했다. 이 묘사를 오마주하여 롤스로이스는 얼어붙은 유리 아래 희미한 녹색 불빛이 비치는 듯한 아름다운 시계를 제작했다. 시계바늘은 나침반에서 영감을 받았고, 시계 아래에는 착륙지점의 좌표가 새겨져 있다.

운전석 전면의 패널은 구름과 안개를 뚫고 밤하늘을 날았던 모험에서 영감을 받아, 스모크 유칼립투스 목재 패널은 진공에서 금으로 메탈라이즈 처리하고, 여기에 은과 구리를 상감해 밤에 하늘에서 본 지구의 사진과 같은 아름답고 섬세한 디테일을 완성했다.

또 헤드라이너는 1,193개의 별처럼 빛나는 광섬유를 통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앨콕과 브라운이 날아올랐던 당시 대서양 밤하늘의 천체 배열을 보여주며, 비행경로와 별자리를 놋쇠 실로 수놓았다. 이들이 구름을 통과해 별을 바라보며 날아갔던 경로는 붉은색 광섬유 빛으로 표시되며, 중간지점에 “1919년 6월 15일 오전 0:17, 북위 50도 – 경위 31도 서부의 천체배열”이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롤스로이스 고스트 이글 VIII 컬렉션 카는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코모 호수 인근에서 열리는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에서 공개되며, 50대가 제작되어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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