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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차가 있다. 포드 F150 플래티늄 시승기
  • 글 편집부 사진 허승범
  • 승인 2019.04.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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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직업이고 하는 일이 또 자동차와 관련된 일이다 보니 남들보다 다양한 차를 타게 된다. 남들은 꿈만 꾸는 화려한 스포츠카부터 억대의 슈퍼카, 이해하기도 어려운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차, 그리고 다양한 목적으로 개발된 특수자동차까지 실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막상 이런 경험들을 하다보면 머릿속에 있는 자동차의 이미지와 실제로 타면서 느끼게 되는 체감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차는 꼭 한번 타보고 싶긴 했지만 막상 타보니 신나게 많이 타기는커녕 영 불편하고 부담스러워 잠깐 시승하고 사고 걱정 때문에 안전한 곳에 고이 세워두다 반납하는 경우다.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또 어떤 차는 별 기대를 안 하고 시승을 진행했는데 반납하기가 너무 아쉬워 차량을 반납하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 끝까지 타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막상 반납하고 나서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다시 시승해 봐야지 하고 아쉬워하는 차도 있고 반납하는 그 순간부터 홈페이지의 구입조건을 들여다보며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차도 있다.

그렇다면 포드의 F150은 어떨까? 솔직히 F150을 처음 시승하게 됐을 때 기대감이나 설렘 보다는 부담감이 조금 더 컸던 것 같다. 포드코리아가 정식으로 수입하는 차량이 아니라 병행수입 업체의 시승차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사고나 주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차량 데미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고 차량이 워낙 크다 보니 주차나 연료비도 걱정스러웠다. 물론 말로만 듣던 F150의 괴물 같은 힘을 느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 시승을 진행하게 됐다. 하지만 부담감이 조금 더 컸던 시승 전과는 달리 시승을 마치고 반납했을 때 정말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매번 F150을 반납하면서 “정말 이런 차 딱 한 대만 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이번 시승도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시승했던 차량은 2019년식 F150 플래티늄 모델로 배기량 3,496cc 3.5L 에코부스트 V6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가격은 부가세 포함 7,689만원이다. 역시나 이 모델은 시승을 위해 마주하는 첫 만남부터 사람을 흥분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꼭 서울의 강남이 아니라도 도로에 BMW와 벤츠가 너무나 흔해진 시대, 강남의 대로변에 서 있으면 럭셔리 세단 혹은 슈퍼카도 쉽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지금 시기에도 오히려 이 모델은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장점이 있다. 국내 도로에 돌아다니는 차량 중에 이렇게 사람의 시선을 많이 받는 차량이 뭐가 있을까. 아마도 슈퍼카와 비교했을 때 시선집중은 이 모델이 훨씬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다. 도로에서 남들을 시선을 즐기길 원하는 사람에게 이 모델보다 더 좋은 선택이 있을까.

차를 건네받고 도로로 나서기 위한 준비를 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역시나 이 모델은 잠시나마 적응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이 크고 넉넉하다. 눈에 닿는 곳과 손이 닿는 곳, 그리고 몸이 닿는 곳까지 모든 곳이 다 넉넉하다. 그보다 더한 표현을 써도 되지만 그렇지 않는 이유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다. 나는 체구가 작은데 과연 이 차를 운전할 수 있을까 하는 괜한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얼마든지 가능하다. 모든 것이 넉넉해서 여유롭고 편할 뿐 그렇다고 운전자에게 부담감을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운전에 능숙한 사람이라면 작은 체구를 가진 여성 운전자를 포함한 누구라도 한번쯤 욕심 내봐도 충분한 차다.

도심에서 주행하는 F150 플래티늄은 이 차를 픽업트럭이 아닌 초대형 SUV로 착각하게 만든다. 사실 이 모델은 우리가 흔히 초대형 SUV라고 부르는 모델들이 가진 요소들을 거의 다 가졌다. 거기에 효율을 더했다고 보면 된다. 아쉽게도 럭셔리라는 단어는 붙이지 못했다. 초대형 럭셔리 SUV라고 부르고 싶지만 럭셔리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우선 기본 DNA 자체가 픽업트럭이고 실내 여기저기를 세심히 만져 봐도 럭셔리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있다. 모든 것은 효율적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차량이라는 수식어가 이를 뒷받침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선택받기 위해서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효율성이고 이 차의 곳곳에서 그런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세대를 지나오면서 화려함보다는 효율성을 위해서 만들어진 많은 요소들이 이 차에 응축되어 있는 느낌이다.

앞에서 말했듯 초대형 SUV가 가진 요소들을 모두 다 갖췄다는 말처럼 도심에서는 그런 차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데일리 차량으로 사용해도 되고 이 차를 끌고 쇼핑을 하러 가도 된다. 물론 문제가 없지는 않다. 예상들 했겠지만 역시나 골목주행과 주차다. 하지만 이 차를 며칠간 끌고 다니면서 느낀 점이 있었는데 이 차에 익숙해지면 그런 도로와 환경에도 그만큼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아마도 대형차량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골목길을 보는 순간 느껴진다. 아 여기 들어가면 고생 꽤나 하겠구나, 아 이 주차장에는 이 차를 세울 공간이 없겠구나 하고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잘못 들어갔다가 고생 꽤나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탈출해본 경험이 있다면 더욱 더 빨리 판단하게 된다. 꼭 이 차뿐만이 아니라 큰 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찬가지다. 이 점은 단점이라 말하기 참 애매하지만 시간의 차이일 뿐 익숙해지면 대부분 적응할 수 있으리라 본다.

도심에서 이 차를 몰고 다니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태생이 픽업트럭임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급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비싼 상용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차량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상용차는 어디서도 그 가격만큼의 대접을 받기 어렵다. 화려한 장소에 가면 갈수록 더 그렇다. 상용차를 타고 다니는 누군가가 카니발과 스타렉스의 다른 점이 동창회에 몰고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는 우스갯소리에 많이 공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 차는 예외다. 이 차는 심지어 픽업트럭인데도 사람들의 시선이 고급 수입차를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F150은 태생적인 출신성분도 모호하게 만들어버리는 강한 매력이 있는 차다. 시승 중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아마도 이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슈퍼카나 럭셔리 세단도 하나 더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란다. 같은 픽업트럭이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졌다.

골목길 주행과 주차를 빼면 도심에서 타는데 문제될만한 요소는 없다. 아 가끔 버스를 탄 사람들과 눈높이가 비슷해서 눈이 너무 잘 마주쳐진다는 정도? 그런 것을 제외하면 솔직히 장점이 하나가득이다. 여유로운 실내공간에 편안한 주행감도 일품이다. 휘발류를 연료로 쓰는 엔진답게 조용하고 무려 자동 10단의 변속기는 몰고 다니다 보면 이것이 픽업트럭임을 가끔 까먹게 할 정도로 정숙하고 또 부드럽다. 프론트 서스펜션에 더블 위시본이 심지어 리어 서스펜션이 리지드 임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은 너무나 훌륭하다. 운전석뿐만 아니라 뒷자석에 앉아서주행해 봐도 서스펜션으로 인한 불편함은 느끼기 힘들다. 실내에 타고 있으면 정말 잘 만들었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절로 나온다. 물론 이 혼잣말은 시간이 지나면 가지고 싶다로 바뀌곤 한다.

역시나 이런 차량을 가지고 도심에서만 주행하라고 하는 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깝다. 배기량 3,496cc에 3.5L 에코부스트 V6 엔진이 주행 중 뿜어내는 매력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시 외곽으로 나가니 역시나 F150 플래티늄은 맹수의 발톱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F150을 모델을 타본 사람은 너무나 잘 알겠지만 2500RPM이 넘어서는 순간 괴수의 양면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주행 중 속도를 높이면 차가 갑자기 그르렁 거리기 시작하는 순간을 느낄 수 있는데 계기판을 보면 영락없이 2500RPM이다.

2500RPM을 넘어서는 순간 마치 영화 속 헐크가 평소 억제된 자신의 배너박사 캐릭터를 버리고 순간 야수로 돌변해 버리는 느낌이 든다. 2500RPM 이상으로 올라가면 차량의 느낌은 순간적으로 돌변해 버린다. 2500RPM 이하에서는 우리가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부드러운 도심용 SUV와 비슷한 느낌이라면 속도를 높이면 완전히 다른 차가 된다. 어떻게 이렇게 급변할 수 있는지 진짜 신기할 정도로 터프해진다.

외곽으로 나가 주행을 하는 도중에 3월 말인데 뜬금없이 눈을 마주했다. 3월 말 유명산 코스에서 급작스럽게 만난 눈은 이번 시승을 기억에 깊게 남기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이런 시승의 기억은 쉽게 잊기 어려울 것이다. 눈이 펑펑 쏟아져 도로는 미끄러웠고 시야는 좋지 않았다. 산 위로 올라갈수록 다른 차들이 모두 비상등을 켜고 엉금엉금 달리는 상황이었는데 이 차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말 그대로 거칠 것이 없었다. 마치 운전자에게 이쯤이야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당황하지 말라고 응답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갑자기 쏟아지는 눈발에 차량 밖 도로는 혼란스러운 상태였지만 실내는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인양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눈길에서의 제동력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믿음직스러웠으며 주행 중에 부족함은 없었다. 물론 이날 촬영스탭과 포토그래퍼는 고생을 많이 했겠지만 운전을 했던 본인은 기억을 더듬어보면 편하고 재미있었다는 느낌이 난다. 운전이 힘들거나 안전을 걱정했던 기억은 없고 오히려 뒤늦은 3월의 눈구경을 하며 유명산의 와인딩 코스를 신나게 달렸던 기억밖에 없다.

시승을 마치고 차량을 반납하면서 역시나 “정말 이런 차 딱 한 대만 있으면 좋겠다!” 라고 다시 한 번 생각이 들었다. 신기한 것은 이 차량을 반납할 때마다 그 이전 시승의 반납했을 때의 아쉬움이 더 강하게 기억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이전의 아쉬움과 더해져 더욱 가슴에 미련이 남도록 만드는 것 같다. 언젠가 상황이 되면 꼭 한번쯤 소유하고픈 욕심이 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차량이다.

포드의 F150을 두고 진짜 상남자의 차니 남자의 로망이니 하는 다양한 수식어들이 왜 그렇게 따라다니는지가 궁금하다면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마도 시승을 마치고 차에서 내릴 때의 아쉬움이 계속 이어져 집에 가서 컴퓨터 앞에 앉아 F150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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