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17 월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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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현대-기아차

자동차는 참으로 복잡한 물건이다. 각종 공학과 경제학적 최적화가 이루어져 만들어지는 기술의 총합, 재화의 끝판왕이라 불릴만하다. 그런 복잡한 물건이기 때문에 자동차에 대한 평가도 무척이나 다양하다. 조용한 EQ900을 타던 아버지가 쏘나타 터보를 타면 ‘왜이리 시끄럽냐’고 불쾌해 할 것이고, 엑센트 GDi를 타는 삼촌은 ‘같은 GDi 엔진인데 너무 조용하다’며 만족할 것이다. 이처럼 각기 개개인마다 삼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평가가 편향될 수도, 왜곡될 수도 있다.

자칭 수동변속기 애호가이자, 작은 차 성애자인 기자는 차량을 판단하는 기준에 사심을 많이 넣는다. 특히 가속, 감속과 관련한 파워트레인의 평가에 주로 애정을 쏟고 있다. 수동변속기 차량의 경우, 변속레버 체결감과 클러치 페달의 작동감을 판단하고, 자동변속기는 얼마나 부드럽게 가속되고 주행환경에 맞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느냐, 얼마나 수동변속기처럼 조작이 가능한 지를 살핀다. 같은 자동차 담당임에도 동료 기자는 얼마나 가속감 있고, 브레이크 성능이 좋은 것에 주로 관심을 갖는다. 그러다보니 같은 차임에도 어떤 사람은 만족하기도, 어떤 이는 부족함을 토로한다. 이렇듯 사람마다 평가하는 기준은 서로 다르다.

이런 평가방법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전문가가 직접 자신의 돈으로 구입하여, 냉철한 평가를 할 수도 있다. 한편으론 우리가 한 가지 차를 가지고 여러 명이 서로 다르게 평가한 시승기를 여러 개 읽듯, 표본을 많이 모아서 판단하는 통계학적인 기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한, 두 명의 의견으로 쉽지 않은 평가를, 다양한 직업과 나이, 성별, 지역으로 차량의 평가를 조사하여 백 명, 천 명, 만 명의 값을 바탕으로 일정 수 이상부터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말한 방식은 미국 ‘컨슈머리포트’를 비롯한 몇몇 매거진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유료 독자를 확보하고 자신들이 직접 차량을 구입하여 전문적인 분석은 물론 충돌테스트까지 직접 수행한다. 뒤쪽에서 언급한 통계 방법은 JD파워라 불리는 마케팅 회사의 통계분석이다.

JD파워는 여러 가지 제품을 조사하고 통계내고 있는데, 자동차 부분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이고 두 번째는 내구품질지수(VDS, Vehicle Dependability Study)이다. 신차품질조사는 작년 11월부터 2월까지 미국 내에서 판매된 신차를 대상으로 한다.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차량을 대상으로 ,구매자에게 200여개 항목의 품질 만족도를 조사한다. 내구품질지수는 구매 후 3년이 지난 차량 구매자에게 신차품질조사와 동일한 항목으로 조사를 실시한다.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컨슈머리포트와는 다르게, JD파워는 실제 구매자의 평가를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자료로 만든다.

JD파워의 평가항목은 전반적인 품질, 전체적인 기계적 품질, 파워트레인의 기계적 품질, 보디와 인테리어의 기계적인 품질, 기능과 액세서리의 기계적 품질을 따진다. 또 전체적인 디자인, 파워트레인의 디자인, 보디와 인테리어의 디자인, 기능과 액세서리의 디자인 품질을 측정한다. 이렇게 평가된 데이터를, 차량 100대를 기준으로 불만 건수가 몇 건이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 내구품질지수이다. 결과는 숫자로 표기되는데, 이 숫자가 낮을수록 불만이 적은 좋은 품질로 평가받는다. 한편 내구품질지수는 평가 시기가 달라, 차량의 평가 자체가 신차품질조사와 다를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타면 내구성 안 좋은 곳은 삐걱거리는 곳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무척 맘에 안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애정이 싹틀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신차품질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차들이, 대부분 내구품질지수도 높은 경우가 많다. JD파워의 조사 결과는 미국 내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고, 소비자의 구매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 2018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는 제네시스, 기아, 현대 차량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현대기아차 그룹의 약진이 눈에 띈다.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바탕으로, 어떤 차량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살펴보자. 주황색 부분은 최우수상, 그 아래로 우수상 목록들이다. 최우수상은 가장 낮은 점수를 획득한 우수한 차량만이 최우수상을 수여받으며, 동점일 경우 동점자 모두 수여한다. 앞서 설명한대로 JD파워의 평가는 통계를 기반으로 한 상대평가이다. 하지만 수치로 표기하면 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JD파워는 점수가 아닌 등급별 총 5개의 동그라미로 차량의 평가정도를 표시한다. 동그라미는 파워서클이라 부르며, 많을수록 우수함을 나타낸다.

 

JD파워, 파워서클 부여기준

5개는 세그먼트에서 매우 우수함을 나타낸다. 상위 10%에 포함된다.
4개는 우수함을 나타낸다. 소위, 업계평균이라고 하는 정규분포 값(分布, Distribution)에서 10% 이상 순위에 부여한다. 단순히 더해서 나누는 산술평균과는 다르며, 중앙값과는 유사한 면이 있다.
3개는 평균적인 수준(분포)이다. 업계평균 분포값에서 10%이상, 20% 아래까지 포함된다.
2개는 업계평균(분포)값 20% 이하이다. 가장 낮은 평가다.

 

1. 최우수 품질상


소형차(Small) - 기아 프라이드
준중형(Compact) - 기아 K3
대형 프리미엄 차 - 제네시스 EQ900


2. 최우수 품질상

소형 SUV - 현대 투싼 // 우수 품질상 - 기아 스포티지
중형 SUV- 기아 소렌토 // 우수 품질상 - 현대 산타페

 

3. 우수 품질상

 

중형 프리미엄 차 - 제네시스 G80
미니밴 - 기아 카니발
중형차 - 기아 K5

현대차가 2000년에는 203점으로 37개 브랜드 중에 34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신차품질조사 점수는 매년 상향 평준화 되어갔다. 여기에 따라붙은 현대는 2009년 95점으로 4위, 이후 2014년에 다시 4위, 2018년에 74점으로 3위를 하게 되었다. 기아차는 2014년 106점으로 6위, 2015년 86점으로 2위 등 1, 2위를 계속 번갈아 가며 가져가고 있다. 2018년에는 72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2017년 77점 2위를 시작으로 2018년 68점으로 2년만에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포르쉐와 렉서스, BMW를 제친 점에 대해서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국산차인 현대-기아차의 품질이 점점 더 높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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