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7 금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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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한국에 상륙한 중형 SUV, 이쿼녹스

요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세단과 픽업트럭이 공존하던 과거와 달리, SUV의 약진이 눈에 띈다. 2017년 판매량 기준, 세단은 이미 5위 바깥으로 밀려났다. 픽업트럭이 여전히 3위까지 꽉 잡고 있는 가운데 4위부터 15위까지 SUV들이 눈에 띈다. 승용 세단은 단 4대 뿐이다. SUV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국내도 마찬가지. 개중, 2017 북미 자동차 판매량 12위를 차지한 모델이 한국GM의 쉐보레 이쿼녹스다. 이쿼녹스는 JD파워 평가와 북미 NCAP등 안전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며, 무척 잘 팔리는 중형 SUV모델이다.

한국GM이 18일 서울특별시 강서구 김포공항 부근에서 개최한 이쿼녹스 미디어 시승회에 다녀왔다. 코스는 김포공항 근처에서 행주대교를 건넌 다음, 자유로를 통해 편도 45 km 정도를 주행했으며, 아쉽게도 오프로드 구간은 없었다. 잠깐의 도심 주행 외에는 대부분 고속주행 위주라서 코스 선정에다. 시승차는 AWD 기능이 포함 되어있는 프리미어 모델이었다.

한국GM은 국내에 내놓는 이쿼녹스의 각 트림별 사양을 미국 제품보다 훨씬 높은 등급으로 구성했다. 국내 LS트림은 미국 LT 트림을 기준으로, 국내 LT는 미국 프리미어 트림을, 한국의 프리미어 트림은 미국의 프리미어 풀 옵션으로 구성했다. 특히 안전사양을 무척 강조했는데, 미국에서는 옵션으로 들어가는 시티 브레이킹 시스템(저속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햅틱 시스템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며 안전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자간담회에서 ‘안전사양을 빼고 가격을 더 낮추었으면 상품성이 높아지지 않았겠느냐’고 질문하자, 한국GM 데일 설리번 부사장은 ‘무엇보다 안전사양을 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한 다른 파워트레인(1.5, 2.0 가솔린 터보)에 대한 질문에도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남겼다. 한국GM은 지난 번 스파크에 이어, 이번에도 차량의 안전성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은 셈이다.

이쿼녹스에 탑재된 햅틱 시트는, 시트 양쪽에 내장된 진동자의 진동으로 차량의 각종 경보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차선을 이탈하거나, 후진시 다른 차량이 접근하면 접근 방향의 진동을 울리며, 전방 후방일 때는 양쪽을 다 울려서 알린다. 햅틱 경고가 불만일 경우 경보음으로 바꿀 수도 있다. 같은 GM 차량인 캐딜락 브랜드에 이 햅틱 시트가 포함되어 있는데, 쉐보레 브랜드에도 적용된 것이다.

프로덕트 마케팅팀 정우규 차장은 이쿼녹스의 전방 충돌 경보 시스템의 경우, 카메라와 레이더 시스템을 함께 사용한다고 말했다. 정 차장의 주장이 맞다면, 스파크와 마찬가지로 모노카메라를 위주로 동작하는 것이며, 이쿼녹스는 특별히 여기에 초음파 소나 레이더 시스템을 보조적으로 사용한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후진, 근접 센서로 주로 사용되는 초음파 센서는 20 KH에서 40 KHz의 주파수를 사용하며, 동작거리가 무척 짧다. 대부분의 고급 차량에는 일반적으로 24 GHz로 동작하는 레이더가 장착되며, 최근 자율주행 차량에는 이보다 더 높은 주파수의 77, 79 GHz 대역의 레이더를 사용한다.

이쿼녹스를 처음 탑승했을 때 느껴지는 것은 차분한 인테리어였다. 기본으로 인포테인먼트 아래 공조장치가 자리잡고, 변속레버 근처에 AWD 버튼, 차선유지 보조장치,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등이 위치했다. 조작이 필요한 버튼들은 거의 운전석 위주로 배치해서 그 외의 부분에는 딱히 흠잡을 만한 곳이 없다. 기능상 문제이긴 한데, 내리막 주행 제어 버튼 등 AWD에 있을 건 거의 다 있음에도, 하필 디퍼런셜 락 기능이 없다. 평소에 저속주행을 하면 네 바퀴를 다 사용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쿼녹스로 돌과 바위사이를 누비는 하드코어 오프로드 주행을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일까.

시승차에는 19인치 휠에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 235/50R19 타이어가 앞뒤로 장착되어 있다. 세단에 주로 장착되어 승차감을 높이는 타이어이다. AWD 옵션의 공인 연비는 복합 12.9 km/l, 고속 14.4 km/l, 도심 11.9 km/l였다. 실제로 앞바퀴 굴림 상태인 채, 45 km를 평균 71.2 km/h로 달린 연비는 13.6 km/l이다. 이전에 AWD 옵션을 켠 채로 주행한 기록은 12 km/l 부근이었다.

이쿼녹스에는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 kgf.m를 발휘하는 에코텍 1.6 리터 CDTi 디젤엔진을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1,645 kg인 이쿼녹스를 가속시키는 가속감은 잘 조율된 변속기 덕분에 초중반 가속에서는 특별히 답답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낮은 최대토크영역과 기어비의 조합으로 6단이 변속된 이후 편안한 고속주행을 할 수 있었다. 다만 고속영역에서의 가속은 초, 중속 영역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서스펜션은 승차감이 좋은편이나, 고속에서 차선 변경을 하였을 때, 적지만 롤이 발생했다. 이는 SUV 특성상 거친 노면을 달리기 위해 차고가 높고, 결국 롤센터에 비해 무게중심이 높아지는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링은 앞바퀴 굴림 상태에서 가벼운 편이다. 저속에서 네바퀴를 굴리는 전륜구동(全輪驅動, AWD) 옵션을 켜면 즉시 무거워졌다. 하지만 50:50으로 항상 토크를 배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쿼녹스의 AWD는 파트타임이 아닌 전자식 제어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풀타임(상시사륜)이라고 하지 않고 전자식 제어라고 하는 것은, 고속주행 중에는 앞바퀴 굴림 상태로 진행하다가 차량의 미끄러짐이나 구동력이 필요할 때 뒷바퀴에 구동력을 가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였다.

차량개발본부 조환철 차장은 ‘가속페달의 개도량, 현재 속도, 앞뒤 바퀴 속도 차이 등을 전체적으로 판단하여 구동력이 필요할 때는 네 바퀴굴림으로, 구동력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구동부를 분리해서 앞바퀴 굴림으로 동작한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AWD에서 특히 뒷바퀴로 구동력이 전달되기 위해 존재하는 회전부위를 극도로 최소화해서, 앞바퀴로 굴리는 동안에 연비를 높이고, 네바퀴 굴림 중에도 적극적으로 앞바퀴 굴림을 사용하면서 공인 연비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실제 연비를 낸다며 효율성을 강조했다.

노면이 나쁜 자유로를 90 km/h로 주행하니 로드노이즈가 올라왔다. 하지만 다른 차량에 비해 비교적 적은 편이었고, 풍절음도 들리지 않았다. 프로덕트 마케팅팀 정우규 차장은 ‘차량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문과 엔진 격벽에 어쿠스틱 노이즈 차단막을 설치하고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을 적용하여 타사 대비 소음저감 대책이 잘 되어있다’고 밝혔다.

평소 AWD SUV를 구입하고는 싶었는데, 트렁크 공간이 작다거나 뒷좌석이 너무 불편해서 구입에서 제외했다면 이쿼녹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넓은 실내와 트렁크 공간은 3-4인 정도의 소가족에게 안성맞춤이다. 특히 사륜구동을 좋아하는 한국 시장 특성상, AWD옵션이 장착된 이쿼녹스가 가장 많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된다. AWD를 동작시킬 때 즉시 구동방식을 바꿔 무조건 네바퀴를 굴리는 파트타임이 아니라, 평소 주행에는 전륜구동으로 동작하다가 저속 주행 등 반드시 필요한 곳에서 자동으로 동작한다고 하니,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을까.

이쿼녹스는 휠베이스가 길다보니 중형 SUV로 취급되지만, 차체 전장이 조금 짧아서 준중형과 중형 사이 애매한 곳에서 양다리를 걸친다. 하지만 가족끼리 여행 간다거나 더 많은 사람이 타기에는 3열 시트가 없는 것이 아쉽다. 양쪽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좋은 포지션 일 수도 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아닐 수도 있다. 과연 이쿼녹스는 쉐보레를 다시 일으킬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린 쉐보레의 신모델 이쿼녹스의 흥행 성적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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