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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과 즐거움. 두 마리의 토끼 사냥을 위한 엔진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8.06.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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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닛산은 6세대 알티마를 공개했다. 많은 부분이 이전 세대와 달라졌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엔진이다. 새로운 알티마에는 닛산의 VC 터보 엔진이 들어갈 예정이다. 세계 최초로 압축비를 조절해 양립하기 힘든 출력과 연비를 함께 가지고 가겠다는 야심찬 엔진이다. 아직 이 엔진이 나오기 전이지만, 그들이 이야기 한대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엔진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기대가 되기도 한다. 

VQ, VR 그리고 VC자동차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이 암호 같은 이 제목이 전혀 낯설지 않을 것 같다. 각각 순서대로 닛산이 만든 엔진의 이름들을 시간 순으로 나열한 것이다. 압축비를 조절하는 VC 엔진을 이야기 하기 전 VQ와 VR 엔진을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VQ 엔진은 1994년 VG 엔진의 후속으로 만들어져 이듬해인 1995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되었다. 그래서 이 엔진은 세계 10대 엔진을 선정하는 미국의 ‘워즈오토(Wards Auto)가 사랑한 엔진’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사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연속으로 선정된 엔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와 함께 고유가 시대가 당도함에 따라 한동안 VQ 엔진은 10대 엔진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후 VQ 엔진 보다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효율을 높여 2016년부터는 다시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 되었다. 이후 2017년과 2018년에는 VQ의 후속 엔진인 VR 엔진으로 연속 3번 선정의 기록을 갱신 중이다. 


  VR 엔진은 트윈 터보 차저로 성능과 효율성을 함께 높인 엔진이다. 터보 차저가 더해져 배기량은 줄었지만 성능과 효율이 향상되었다. V6 3.5리터 자연흡기의 VQ 엔진이 303마력에 36.1kg.m의 토크를 가지고 있었는데, V6 3.0리터에 트윈터보를 붙인 VR 엔진은 300마력의 출력에 40.8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물론 조금 더 높은 출력을 가진 모델도 있는데 이쪽은 400마력에 48.4kg.m의 토크다. 또한 성능과 효율 개선을 위해 새로운 수냉식 인터쿨러 시스템을 개발해 붙였고, 이 시스템으로 터보 차저 특유의 출력 지연 현상을 줄이고 응답성 또한 향상 시켰다. 물론 터빈 안쪽의 블레이드 새로 만들었고 속도 센서와 전자식 웨이스트 게이트 엑츄에이터 등을 달아 VQ 엔진에 비해 효율을 약 6.7%의 효율을 끌어 올렸다. 닛산은 더 높은 효율과 즐거움을 위해 VC Turbo 엔진을 개발했다.

 

압축비를 변화시키는 엔진?
VC 터보 엔진의 핵심은 VC(Variable Compression)란 이름처럼 상황에 따라 압축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진이 움직이는 것은 실린더 안에 집어 넣은 혼합기(공기와 연료가 섞인)를 압축시키고 폭발했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그런데 폭발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압축 정도가 엔진 효율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터보차저의 여부 및 엔진 속도에 따라 최적의 효율을 발휘하는 압축비가 달라지게 된다. 일반적인 2.0리터 터보 엔진의 압축비는 9.5:1에서 11.0:1 사이인 반면 닛산의 VC 터보 엔진은 훨씬 더 넓은 범위인 8.0:1에서 14.0:1 까지다. 그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최적의 효율을 내기 위한 설정이다. 사실 이 엔진의 핵심은 압축비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흔히 VVT(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를 이용해 흡기 행정 이후 압축 행정 초반까지 흡기 밸브를 열어 두는 방식으로 조절하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VC 터보 엔진이 사용하는 방식은 VVT처럼 밸브가 아니라 피스톤의 물리적인 상하 이동 거리 자체를 조정한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피스톤을 조절해 압축비를 바꾼다
이미지에서 왼쪽은 8.0:1 압축비의 경우고 오른쪽은 14.0:1의 압축비의 경우다. 압축비 조절은 피스톤과 연결되어 있는 하모닉 드라이브 액츄에이터가 담당한다. 이 부품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회전함에 따라 피스톤이 실린더 안에서 움직이는 길이가 조정되는 구조다. 또한 이 엔진은 급가속이나 빠르게 달리는 경우에는 낮은 압축비를, 느긋하게 달릴 때는 높은 압축비를 사용한다. 흔히 압축비가 높아야 출력을 높이기가 쉬울 것 같은데 이 엔진은 반대다. 물론 여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높은 출력을 내는 경우 터보 차저에 의해 압축된 높은 온도의 공기가 실린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가뜩이나 높은 온도의 실린더 안쪽에 뜨거운 공기를 집어 넣으면 온도의 지나친 상승으로 노킹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낮은 압축비를 사용하는 것은 이걸 막기 위한 조치다. 또한 터보 차저가 달려 있어 출력과 토크는 충분하니 굳이 높은 압축비를 유지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반면 출력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는 14.0:1의 높은 압축비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 경우도 문제가 있다. 압축비 자체가 높기 때문에, 압축비와 팽창비가 동일한 엔진이라면 노킹이 생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되어 버린다. 이 경우 엔진은 앳킨슨 사이클(압축비 보다 팽창비가 높은)로 작동하게 된다. 실린더에 공기가 유입되는 초기에는 흡기 밸브를 열어 압축비를 조금 줄여 주고, 폭발 행정에서만 밸브를 닫아 14.0:1의 팽창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물론 주행의 상태와 조건에 따라 압축비는 8.0:1에서 14.0:1 사이에서 수시로 변동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나 최적의 압축비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닛산의 VC 터보 엔진은 가속을 할 때는 물론이고, 느긋하게 달린 때도 최적의 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고출력 터보 엔진의 경우, 최고 출력이 나오는 구간에서 갑자기 힘이 쏟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반해 이 엔진은 훨씬 부드러운 반응을 보인다고. 또한 6기통에서 4기통으로 실린더의 개수는 줄었지만 기존 4기통 엔진에 비해 소음은 1/3 수준으로 줄였고, 진동 또한 확연히 줄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처음 시도되는 엔진이다 보니 내구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기는 하다. 

100개의 시제품과 3만 시간의 테스트 
사실 닛산이 이 엔진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킨 것은 무려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에서 7년을 더해 2010년에 시스템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후에는 100개 이상의 시제품(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얻어진 특허만 400여 개가 된다.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테스트를 한 시간은 3만 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이 정도면 내구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엔진 기술은 출력을 올리고 연료 소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지만 이제 기술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닛산은 출력과 효율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엔진을 만들었다. 실제 이 엔진이 탑재된 차량을 타봐야 알 수 있겠지만, 기술적으로는 꽤 앞서 나간 셈이다. 정확히는 앞서 나갔다기 보다 모두가 알고 있거나 생각만 했던 것을 실제로 구현해 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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