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1 목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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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에 특화된 GT카, 인피니티 Q60 시승

원래 GT카는 장거리 여행에 특화된 차량을 말한다. 속도가 빠르고 넉넉한 짐칸이, 현대에 와서는 차량의 빠른 속도에만 집중하기도 한다. 대체로 GT카는 스포티하지만 극단적인 코너링 스피드를 위해 승차감을 희생하지 않는다. 편안함과 더불어 많은 실린더 수, 넉넉한 출력으로 고속주행에 특화된 차량이다.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 그랜드 투어링(Grand Touring)의 약자이기도 한 GT. 오늘은 GT카 중 하나인 2018 인피니티 Q60을 만나보겠다.

인피니티는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이다. 닛산에는 페어레이디 Z시리즈인 350Z, 그 이후 370Z라는 걸출한 베이스가 있었다. 2시트, 2,550mm의 짧은 휠베이스로 스포츠 성향이 큰 이들 베이스 차량에, 뒷자리를 추가하며 고급화와 편안함을 더해 GT 성향의 인피니티 G35, G37을 만들어냈다. G35와 G37은 각기 G35 세단과 G35 쿠페로 한 차량 안에서 모델이 나뉘었다.

이후 인피니티의 네이밍 규칙이 바뀌며, 2014년 G37 세단은 Q50으로 G37 쿠페는 Q60으로 분리되며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2016년 실내 인테리어, 엔진, 서스펜션, 스티어링 등 많은 부분이 대대적인 변화를 거친 Q60은 G37이후 진정한 3세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쿠페라인, 튀지않는 비율

우리가 시승한 차량은 다이나믹 선스톤 레드 색상이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했던 전작에 비해 훨씬 세련되고 날카로운 인상으로 변했다. 곡선이 많긴 하나 전체적으로 날카로움을 살짝 남겼다. 전면부를 보면 기존의 사람 눈을 형상화 했다고 하는 헤드라이트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헤드라이트의 테두리는 주간 주행등 겸 방향지시등 LED라이트로 둘러놓았다. 헤드라이트는 눈 꼬리가 뒤쪽으로 쭉 빠지며 날카로운 느낌을 준다. 또 차량 형태에 딱 맞추지 않고 튀어나와 눈처럼 입체감이 있다. 코 부분에는 거대한 사다리꼴의 그릴이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사다리꼴 끝 꼭지점이 삐쳐나가며 눈머리를 향해있고, 아래쪽 선과 좌우 끝 모서리는 둥글게 처리됐다. 위쪽은 두텁게 되어 그릴과 후드 부분의 포인트를 준다. 인피니티의 더블아치 그릴 디자인이다.

윈드실드 위쪽에는 카메라가 장착되어 차선유지기능과 각종 안전기능을 담당한다. 그릴 가운데 위치한 인피니티 로고 일체형의 레이더와 주변에 소나시스템은, 크루즈 콘트롤 기능과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세단인 Q50에서는 가운데가 아니라 한 쪽으로 치우쳐 아래쪽에 위치했지만, Q60은 대담하게 위쪽으로 올리며 인피니티 엠블럼과 통합시켰다. 이는 최근 차량에서 많이 보이는 형태이다. 범퍼 아래쪽 좌우에는 안개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범퍼 하단에 위치한 스플리터가 차량 하부의 공기흐름을 좋게 한다.

측면부는 훨씬 쿠페답게 아름다워졌다. G37의 라인을 돌이켜보면, 2인승을 억지로 4인승으로 늘린 것만 같은 라인이었다. 그러나 Q60은 다르다. 제대로 쿠페라인은 살리면서 트렁크까지 곡선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후륜구동 특유의 롱노즈 숏데크 디자인이지만, 다른 후륜구동 차처럼 앞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줄이지 않고 노즈 중간에 위치한다. 운전석 도어는 프레임리스 도어이다. 뒷좌석 쪽창은 꼬리 아래쪽이 곡선으로 살짝 말린 흩날리는 깃발 모양의 사각형 창이다. 1열과 2열 유리창 주변에는 크롬장식을 둘러 라인을 더욱 드러나게 했다. 사이드 미러는 아래쪽 부분에 블랙, 위쪽은 보디에 사용된 다이나믹 선스톤 레드 색상의 투톤 컬러이다.

전륜 휠하우스 쪽에 위치한 공기배출구 더미는 크롬으로 멋을 냈다. 휠은 20인치 알루미늄 합금 휠이 장착되었다. 타이어는 앞, 뒤 모두 브릿지스톤 포텐자 S001 255/35R20 타이어이다. 처음에는 앞 뒤 같은 너비의 타이어를 사용해 AWD 모델이 아닌가 착각하기도 했으나, 휠스핀을 보고 후륜구동임을 알게 되었다. 대체로 고출력 후륜구동 차량은 뒤쪽 타이어를 좀 더 넓은 것을 사용하여 오버스티어를 줄인다. 앞 뒤 같은 너비의 타이어를 장착하면 아무리 자세제어장치가 잘 잡아준다고는 해도 상대적으로 뒤쪽의 접지력이 떨어지면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기가 쉽다. 적극적이고 재미있는 움직임을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세팅 같다.

뒷모습은 뒷유리창에서 내려온 곡선이 부드럽게 일체형 스포일러가 성형된 트렁크까지 이어진다. 후미등은 길고 두께가 얇아 차량을 낮고 넓어보이게 한다. 배기구 팁은 둘레에 타공이 되어있어 고성능을 강조한다.

트렁크 높이는 쿠페 차량이 그렇듯, 조금 높은 편이다. 트렁크는 입구가 좁지만 내부가 넓어지는 타입이다. 용량은 340리터로, 뒷좌석을 폴딩할 경우 훨씬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좌측 후미등에는 후진등 옆에 작게 정사각형의 크롬재질의 버튼이 있고,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로 버튼을 누르면 트렁크 잠금이 해제된다. 전동식 닫힘 기능은 없지만 손잡이를 잡고 내리면 적은 힘으로 잡아당겨도 트렁크가 가볍게 닫혀서 아쉬움이 덜했다.

 

405마력 VR30DDTT 트윈터보 엔진

시승한 Q60은 G37에 장착되던 330마력의 V6 3.7리터 VQ37VHR 엔진을 개선해 트윈터보를 적용하고 다운사이징을 거친, V6 3리터 405마력 VR30DDTT 터보엔진을 7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장착했다. 수동변속기 모델은 없다. 해외에선 AWD와 RWD 두 가지 모두 선택할 수 있지만, 국내에는 좀 더 스포티한 후륜구동 방식만 들어왔다. 이 엔진은 Q50에도 이미 적용되어 선보인 바 있다. 직분사 기술과 DOHC, 전자식 흡기/유압식 배기 밸브 제어 타이밍, 트윈 터보가 적용되어 효율과 성능을 높인다. VR30DDTT 엔진은 6,400RPM에서 405마력을 발휘하고, 토크는 1,600에서 5,200RPM까지 넓은 영역에서 48.4kg.m를 뿜어낸다. 측면 3.0T와 후면 Q60 네임 옆에는 빨간색에 크롬으로 둘러진 S배지가 붙었다.

 

빠른 리스폰스와 효율을 잡은 수냉식 인터쿨러 적용

Q60에는 터빈 임펠러(날개)의 회전수를 감지하는 센서가 있다. 이를 이용해 터보차저가 최고 성능을 내는, 회전수 22만 RPM으로 회전 속도를 유지하도록 제어한다. 덕분에 기존보다 10%의 출력이 증가했다고 한다. 대부분 터보차저는 배기가스의 압력을 기준으로 제어한다. 기준으로 설정된 압력이 넘어가면 배기가스 배출구가 자동으로 열리도록 스프링 장력을 세팅하거나 엑츄에이터를 작동시켜서 더 이상 공기를 압축하지 못하도록 배기가스를 지나쳐 보내는데, 인피니티는 한술 더 떠서 회전수를 이용해 제어하는 신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터보차저 엔진에 함께 장착된 인터쿨러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공랭식이 아닌, 수냉식 인터쿨러라는 점이 포인트이다. 기존의 VQ37VHR엔진 같은 경우, 흡기구가 3기통씩 나뉘어서 두 개로 들어갔었는데 이번 수냉식 인터쿨러 역시 두 개가 따로 설치되어있다.

터보차저는 배기가스 혹은 엔진의 힘으로 흡기를 압축하여 엔진에 밀어 넣는다. 덕분에 공기에 포함된 더 많은 산소로 큰 힘을 낼 수 있다. 기본 1기압(1Bar)인 대기압에 추가로 1기압(1Bar)의 압축된 공기를 불어넣어 두 배의 공기를 넣으면, 엔진을 이론상 두 배의 배기량으로 만들어준다. 하지만 공기를 압축하면 온도가 올라가는데, 그대로 실린더에 집어넣다간 엔진의 연소온도가 증가해 엔진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높은 압력의 공기를 밀어넣는 터보차저는 항시 인터쿨러를 짝지어 압축공기의 온도를 낮추게 된다. 인터쿨러는 차량 전면, 라디에이터 앞에 장착하거나, 본네트 위쪽에 냉각용 포트를 따로 만들어 공랭식으로 식히게 된다. 공랭식 인터쿨러는 차량 전면부 라디에이터까지 압축공기를 보내 냉각하고 다시 엔진 헤드로 보낸다.

차량이 달리는 도중에는 주행풍으로 인해 인터쿨러의 냉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만, 저속으로 주행하거나 정차 중이라면 엔진으로 들어가는 흡기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효율이 조금 떨어진다. 이런 현상을 경험하기 쉬운 계절이 여름이다. 기온이 높으면 터보차저 엔진이 힘이 없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되는데, 이는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의 밀도가 낮아지며 실린더로 공급되는 산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ECU는 높아진 흡기온에 대응해 연료의 분사량을 더 많이 분사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다.

수냉식 인터쿨러는 이미 다른 회사에서도 많이 적용된 바 있는 기술이다. 터빈에서 인터쿨러를 거쳐 엔진 헤드로 가는 압축공기의 유로가 짧아지면서 가속페달을 ON/OFF 할 때 엔진의 반응이 빨라진다. 또 냉각할 수 있는 열용량이 높아져, 정차하더라도 일정 시간 압축공기를 계속 냉각해서 효율이 높아진다.

 

편안한 장거리 운행을 위한 실내공간

Q60의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도어를 열면 가죽으로 장식된 안쪽 도어패널이 먼저 눈에 띈다. 흰색과 검은색으로 색상을 달리하고 스티치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연출했다. 문짝의 웨더스트립은 방음을 위한 것인지 상당히 꼼꼼하게 되어있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카본 직조무늬로 장식된 실내장식이 눈에 보인다. 원래 고성능의 상징인 카본 직조무늬인데 흰색을 많이 섞이게 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스티어링 휠에는 크루즈 컨트롤 관련 버튼, 메뉴 조작버튼과 볼륨 조절버튼 등이 배치되어 있다. 스포크 뒤에는 스티어링쪽에 약간 말랑한 느낌의 패들쉬프터가 장착됐다.

변속레버에도 가죽 스티치로 꾸며져 있으며 변속레버의 조작감은 묵직하면서 절도있게 움직인다. 레버 바로 뒤에는 다이얼로 된 인터페이스 제어 버튼들과 위쪽 디스플레이를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디스플레이 버튼을 눌러 내비게이션을 보이거나 시계를 보이게 조절할 수 있으며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후면, 어라운드 뷰 등의 보기 설정을 할 수 있다.

그 아래로 드라이브 모드 선택 버튼이 있다. 드라이브 모드는 누를 때 마다 스노우 - 에코 - 스탠다드 - 스포츠 - 스포츠 플러스 - 퍼스널 모드로 전환된다. 각기 모드에서 변속 레버를 M으로 전환하거나 패들쉬프터를 작동하면 수동변속 모드로 바뀐다. 조작 버튼들은 운전석으로 살짝 치우쳐, 가지런히 잘 정돈되어 있다.

콘솔박스 안에는 USB포트가 있다. 컵홀더와 콘솔박스에 들어오는 은은한 조명이 야간에 따로 실내 조명을 켜지 않아도 쉽게 연결할 수 있어 디자이너의 배려가 느껴진다. USB케이블은 밖으로 꺼내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폰 8+ 같은 조금 큰 사이즈의 휴대폰은 넣고 콘솔박스를 닫으려 하면 케이블이 걸리며 닫히지 않아 조금 아쉽다. 큰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은 거치대를 함께 장만해야겠다.

디스플레이는 위, 아래의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있다. 위쪽은 후방카메라, 어라운드 뷰, 내비게이션과 시계, 드라이브 모드 설정등이 표시되며 아래쪽은 차량과 연계되어 스티어링, 서스펜션의 설정, G센서와 연비를 함께 표시하는 성능 모니터, 주행 보조기능 선택과 공조기와 음악, 라디오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어플리케이션을 설치, 삭제가 가능한 것으로 보아 추후에 다른 어플리케이션을 추가적으로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트는 8방향 전동시트이며, 푹신푹신한 느낌이다. 허벅지 옆에 위치한 스위치를 누르면 사이드 볼스터가 공압식으로 조절된다. 사이드 볼스터를 좁게 조절하면 혈압계에서 나는 것 같은 작은 펌프 소리가 나고, 넓게 조절하면 공기 빠지는 소리가 난다. Q60은 제원상 4인용으로 되어있지만, 쿠페이다보니 아무래도 1열에 대부분 집중되어있다. 하지만 뒷좌석 승차 기능도 허투로 넣지 않았다. 시트를 앞으로 젖히고 접힘 레버 옆의 작은 스위치를 누르면 시트가 앞으로 움직이며 승 하차가 편하도록 공간을 만든다. 반대로 승차 후 시트를 원래 위치로 되돌리고 아까 누른 스위치를 다시 누르면 뒤쪽으로 움직여서 1열 승차자의 편의를 돕는다. 작동하는 도중 스위치를 한 번 더 누르면 멈춰서 너무 좁거나 할 경우 적절히 조절할 수도 있다.

뒷좌석 시트는 굉장히 편안하다. 온도조절까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뒷좌석용으로 공조기도 따로 존재하며, 중간에 컵홀더가 있어 편의성을 더한다. 하지만 실제로 앉는 것은 앉은키가 작은 중학생 이하 어린이가 탑승해야 할 것 같다. 시트는 편안한 반면, 성인이 앉기에는 헤드룸이 나오지 않아 불편했다. 허리를 최대한 빼도 머리가 뒷 유리창에 닿았다. 쿠페라인을 살린 결과다. 부모님을 모시기는 어려울 것 같고, 어린 자녀를 태우는 정도가 한계로 생각된다.

 

조용한 실내, 넘치는 토크

운전석에 앉아 시동버튼을 눌렀다. 계기판 바늘이 웰컴 세레모니를 펼쳤지만 엔진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스티어링을 쥐어보았다. 가죽으로 된 스티어링은 두껍지 않고 손으로 잡기 알맞은 적당한 두께였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보았으나 뭔가 엔진 회전이 되는 것 같긴 한데 고요하다. 405마력이라는 스펙으로 기대했건만,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노이즈 캔슬링이 적용되어 소음차단이 뛰어나다. 엔진 회전수를 적극적으로 올려서 주행하는 도중에도 조수석 동승자와 작은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었다.

변속레버를 후진 위치에 놓자 후방카메라와 어라운드뷰가 동시에 떴다. 마침 주차를 끝낸 운전자가 차량 뒤편을 지나가 “삑삑” 거리며 경보음을 발생시켰다. 소나 시스템이 지나가는 사람의 위치를 따라가며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Q60은 전장 4,685mm, 전폭 1,850mm의 큰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후진과 전진을 반복하는 동안 어라운드뷰 덕분에 별 문제없이 주차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고, 본격적인 시승이 시작됐다. 어라운드뷰는 후진이 아닌 전방 주행 시에도 저속에서는 동작하지만, 일정속도 이상 올라가면 자동으로 꺼졌다. 좁은 길에 진입하면 어라운드뷰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차량이 많아, 드라이브 모드를 에코로 바꾼 후 신호등에서 출발했다. 왠지 차가 엄청 굼뜬 느낌이 났다. 405마력의 차량이 이럴 리가 없을 텐데, 페달을 끝까지 밟으니 가속이 되긴 하는데 이상하게도 페달이 발을 밀어내는 듯한 느낌이다. 가속이 끝나고 정속주행 할 때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다음 정차 시에 스탠다드 모드로 바꾸고 출발하니, 확실히 살짝 밟아도 가속감이 다르다. 그제서야 토크가 밀어내는 것이 느껴졌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60km/h까지 올라갔다. 드라이브 모드 에코는 확실히 절약하는, 아니 절약하게 만드는 드라이브 모드였지만, 원하는 대로 차량을 제어할 수 없는 답답함에 이후에는 에코를 사용하지 않았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꾼 후 창문을 열고 배기음을 들어봤다. 가속페달의 반응성이 즉각적이었고, 배기음이 조금 커졌지만, 여전히 3,000RPM정도의 회전수 까지는 별다른 감흥이 없이 조용했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제동하면, 레브매칭을 하면서 약간 엔진이 회전되는 느낌이 났다. 4기통, 3기통 엔진에서는 이미 엔진이 빠르게 회전하며 진동할텐데, 6기통이다 보니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 급가속하자 머리가 뒤로 젖혀질 만큼 강한 토크가 밀어붙였다. 1,800kg의 무게라곤 생각하기 어려운 가속감이였다. 제조사 발표에 따르면 정지 상태에서 100km/h 까지 5초가 걸린다. 어댑티드 쉬프트 콘트롤(ASC, Adaptive Shift Control)은 주행습관과 현재 주행환경(경사도, 스티어링 각도 등)최적의 기어를 차량이 선택해서 변속하는 기능이다. 언덕이어서 킥다운을 해 가속한다거나, 언덕을 지난 내리막인데 아직도 5단을 물고 있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상당히 똑똑한 변속 알고리즘이었다.

 

마법같은 가변 댐핑 서스펜션과 전자식 스티어링 휠

Q60의 서스펜션은 앞쪽에 더블 위시본, 뒤쪽은 멀티링크 서스펜션이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탠다드로 놓으면 편안한 승차감과 스티어링 조작성을 느낄 수 있다. 노면이 거칠지만, 스티어링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없다. 반면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의 경우 댐핑이 단단해지면서 좌우 롤도 줄어들고, 노면의 정보가 엉덩이와 스티어링을 잡은 손을 통해 모두 전달된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성도 날카로워진다. 하지만 장시간 스포츠 플러스로 주행하면 꽤나 피곤하다. 그럴 때 다시 주행모드를 스탠다드로 바꾸면 손잡이 달린 쇼파가 따로 없다. 적극적으로 댐핑을 조절하는 DDS(다이내믹 디지털 서스펜션)과 조향시스템에 적용된 DAS(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 덕분이다.

DDS는 보디의 롤(좌우), 피치(앞뒤)와 바운스레이트(상하 진동)을 감지하고 4개 쇽업쇼버의 댐핑을 조절해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평소에는 편안한 환경으로, 달리고 싶을 때는 롤을 줄이며 단단하게 노면을 붙잡아준다. 고급 스포츠차량에서 적용되던 기술을 더욱 갈고 닦아 보디의 제어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Q60의 스티어러 타입은 랙 앤 피니언 구조로 되어있으며 기존 기계식 방식이 아닌 전자식 파워 어시스트 스티어링이 탑재됐다. DAS라 불리는 전자식 스티어링은 세계 최초로 Q50에 탑재되었으며, Q60에는 이것의 후속인 2세대 DAS가 장착되었다. 스티어-바이-와이어(Steer-by-Wire)시스템을 적용해서 평소에는 기계식 연결이 되어있지 않아 기계적 유격이 없고, 모터의 피드백만으로 운전하게 된다.

잠깐 Steer-by-wire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비행기 조종석에 먼저 사용된 Fly-by-wire 시스템이 원조이다. 기존의 유압제어로 승강타와 방향타를 조종하던 것이, 전기모터로 대체된 것이다. 항공기에서는 3중 메인 컴퓨터와 2중 보조 컴퓨터를 사용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무거운 유압시스템을 줄여 무게가 감소하고, 유압케이블이 한 곳이라도 손상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대체하는 장점이 많은 기술이다.

전자식으로 스티어러가 연결된 것은 따로 이야기 해주기 전 까지 운전자가 알아채기가 어렵다. 3개의 ECU가 초당 1천 회를 통신해 스티어링 휠에 피드백을 전달하며, 스티어링 컬럼과 클러치로 분리되어있는 조향장치 커플러는 전원차단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최소한으로 연결되어있다.

DAS는 프로세서가 거친 노면에서 스티어링 휠도 전달되는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고, 필요한 정보만 스티어링 휠로 피드백을 보낸다. 레이싱게임을 하다보면 포스피드백 기능이 있는 스티어링 휠이 더 현실감 있게 게임상황을 전달하듯이, 모터의 힘에 의해 노면의 정보를 전달하거나 혹은 전달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일반 스티어링 차량은 노면이 나쁜 곳에서 스티어러가 좌우로 마구 흔들리게 되는데, 스티어링 휠을 잡은 사람에게 이 흔들림이 전달되고, 스티어러를 잡은 손이 함께 흔들리며 진동이 증폭되어, 스티어러가 더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DAS가 장착된 차량은 노면 상태가 나쁜 곳을 지나가더라도 보디가 흔들릴지언정, 스티어링 휠 자체는 고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Q60에 장착된 DAS는 스티어링을 돌리는대로 차량이 조작되는 것은 물론, 차선과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해 ECU가 스티어링 각도를 보정한다. 저속에서는 스티어링이 조금만 움직여도 각도가 크게 나오고, 고속에서는 적게 움직이는 가변비율식 스티어링의 개선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여기에 적게 꺾을 때는 적게 움직이고, 이보다 조금 더 크게 움직이면 넓게 움직여서 운전자의 조정에 충실히 따른다.

 

와인딩도 가능하지만 차체가 무거워

 

Q60을 가지고 와인딩 코스로 향했다. 모래가 흩뿌려져 있어 노면이 나쁜 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는 드라이브 모드를 스노우로 전환했다. 쉽게 말해, 접지력이 부족한 노면에서 1단이 아니라 2단 출발을 하면서 타이어의 미끄러짐을 줄여준다. 전조등은 스티어링 휠과 연동되어 움직였다. 어두운 곳에서 주행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고 코너에 진입했다. 오르막에서는 역시 높은 출력과 토크로 인해 주행이 재미있었다. 수동변속 모드로 바꾸고 레드존까지 엔진을 회전시키자 제대로 된 배기음과 함께 차가 튀어나갔다.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다운쉬프팅을 하니 엔진이 자동으로 레브매칭이 되며 더욱 흥분되는 소리가 나왔다. 자꾸만 가속페달을 밟으라고 말하는 듯 했다.

조종성도 뛰어났다. 꺾으면 꺾는대로 다 돌아나갔다. 드라이브 모드가 스탠다드 인 것 보다는 스포츠 플러스 일 때 스티어링 조작성이 올라가고 롤이 줄어들며 노면정보도 더 전달이 잘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내리막이었다. 무겁고 커다란 차체는 코너링스피드를 높이기 어려웠다. 타이어의 한계는 꽤 많이 남아있었지만, 긴긴 내리막에서의 차량 브레이크 마진을 생각하면 빠르게 달리기 힘들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처음에는 가볍게 제동되다가 뒤쪽부터 제동이 강하게 걸린다. 무겁고 큰 체구에 비하면 밀리지 않고 잘 선다. 고속이나 저속이나 비슷하게 동작하는 것이 맘에 들었다. 전륜에는 4피스톤, 후륜에는 2피스톤의 이케보노 스포츠 브레이크가 장착되어있다.

 

넓은 대역에 넘치는 토크, 편안한 장거리

장거리 테스트를 위해 고속도로에 올라 인텔리전트 크루즈 콘트롤을 동작시켰다. 왕복 360km의 조금 먼 거리였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콘트롤은 전방 상황을 레이더와 카메라, 소나 시스템으로 인식한다. 크루징 속도는 32km/h에서 144km/h까지 설정, 동작이 가능하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설정이 가능하고, 앞차와의 거리를 3단계로 지정해 줄 수 있다. 제일 가깝게 설정하면 Q60 두 대가 들어갈 정도까지 좁히고 가장 넓게 조절하면, 8대 정도 거리로 국도에서는 꽤나 멀다 싶을 정도 거리로 앞차를 잘 따라간다. 속도 조절은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앞차가 제동에 들어가거나 가속할 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교통흐름에 방해되지 않는다.

국도에서 신호등에 걸려 제동되는 상황이 될 경우 정지까지 작동되고, 정지 후 재출발은 지원되지 않는다. 아쉽게도 전자식 브레이크가 아닌 풋 파킹브레이크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완전 정지하면 “삐삐삐“ 하는 경보음이 울린 후 인텔리전트 크루즈 콘트롤이 해제된다. 80km/h로 달리다가도 알아서 정차까지 하는 편리함은, 신호등이 있는 국도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또 시승이 끝난 후에도 크루즈 콘트롤을 찾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차선 이탈 경고시스템은 차선을 벗어나면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전달한다. 그래도 복귀하지 않는다면 스티어링을 강제로 조작하는 게 아니라, 벗어난 반대방향의 앞, 뒤 바퀴에 제동을 가해 차량 스스로 복귀하도록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차선 인식기능은 같은 차선과 차선 바깥의 차량을 구분하여 앞 차가 다른 차선으로 이동을 완료 하거나 내 차선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곧바로 설정된 거리가 될 때 까지 속도를 줄인다.

고속도로에서 다른 차량을 추월할 때는 넘치는 토크 덕분에 어느 회전수에서건 편안하게 추월이 가능했다. 차량은 고속으로 주행하면서도 불안한 느낌이 없었다. 차량 아래쪽에 공기흐름을 좋게해 양력을 없앴기 때문이다. 인피니티는 제로 리프트(양력 0)라고 강조한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탠다드로 놓으면 댐핑이 물렁해지면서 시멘트 포장의 고속도로도 편안한 실크로드로 변했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도 차량이 불안하지 않았으며, 터보렉은 거의 없거나, 약간 느낄 정도였다. Q60은 장거리 주행에 특화된 컴포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배기량에 비해 뛰어난 고속도로 연비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드라이브 모드를 스탠다드에 놓고,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했으며, 추월 시에는 스포츠 플러스를 사용했다. 출발하면서 고급유를 34리터 정도 주유했다. 트립 컴퓨터상에서는 순간연비가 계속 15km/l, 17km/l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오로지 고속도로에서만 달린 연비는 평균 14km/l다. 연료탱크는 76리터가 들어가는데, 희한하게도 중간 회차지점에서 확인한 주유 게이지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 엔진의 최대 토크 48.4kg.m를 발휘하는 회전수 영역(토크밴드)이 1,600에서 5,200RPM까지 넓다보니 연비가 좋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도에 접어들어 와인딩에서 급가속하자 거짓말처럼 연비가 5km/l 까지 나빠졌다. 가속페달 밟는 것에 연동해 연료게이지가 떨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연료게이지와 연비를 보고 있자니, 가속페달을 깊속히 밟는 것에 주저하게 되었다.

 

2세대 DAS와 DDS로 GT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고성능 차량은 조금 불편해도 단거리에서 빠른 차와, 긴 거리를 편안하게 가는 차 두 가지로 나뉜다. 서두에서 Q60을 GT카라고 강조한 이유는, Q60이 스포티함도 가지고 있지만 장거리 주행을 배려한 것 때문이다. 낮은 엔진 회전수부터 최대 토크가 넓게 발휘되며, 전자식 스티어링인 2세대 DAS와 전자식 댐핑제어 DDS를 적용해 주행 중 올 수 있는 피로감을 줄이고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어린 자녀가 탈 수 있는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도 있다. 하지만 Q60은, 원한다면 언제든 드라이브 모드 변경을 통해 스포츠주행에 어울리도록 405마력의 힘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닛산(인피니티)가 처음으로 개발하고 적용한 어라운드 뷰는, 처음 탑재되어 나왔을 때 파란을 일으켰다. 하늘에서 보는 것처럼(Top view) 차량 주변을 모니터에 비추어주면서 주차하는 것이 마치 게임처럼 편리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량이 등장하는 지금에 와서 어라운드 뷰는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전자식 스티어링도 마찬가지로 처음엔 잘 모르는 새로운 것이라 배척당하고 불안하겠지만 한 번 사용해보면 마법 같은 스티어링이 되어 장거리 여행에서 편안하고 안락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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