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모터쇼를 앞두고 자동차 메이커들의 신차 홍보 전쟁이 뜨겁다.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구도로 차체 일부만을 살짝 공개하는 메이커도, 반대로 위장막을 씌우고 달리는 이미지를 메이커가 직접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후자다. 메르세데스는 제네바에서 공개될 주요 모델의 이미지와 제원을 가장 일찍 공개하는 메이커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이번에 공개한 EQC의 티저이미지는 뜻밖이었다.

위장막을 완전히 벗지 않은 크로스오버가 GLC를 닮았다고 느꼈다면 정확하다. 이미지만으로는 별로 특별할 것 없어 보인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가 말하길 이 테스트중인 차량이 새로운 EQ브랜드로 출시될 첫 양산형 전기차 ‘EQC’라고 한다면, 사진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작년 가을 EQC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들의 주문 예약을 받았다. 고객들은 2,500달러의 금액을 내고 EQC를 예약할 수 있었지만 모습을 볼 수는 없었으며,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EQ 콘셉트카를 바탕으로 양산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만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에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카모플라주 필름을 입은 EQC의 모습은 북부 스웨덴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스웨덴 아르데프로그에 시험센터를 세웠고, EQC는 영하 35도의 혹한 도로와 테스트 트랙에서 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는 EQC 프리프로덕션 모델과 함께 연료전지를 이용한 GLC F-셀 모델의 테스트를 함께 진행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혹한 주행 테스트 사진을 공개한 것은 물론 EQC의 성능과 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내연기관과 비교해 전기모터는 주위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차량 시동에서부터 주행성능, 배터리의 작동시간과 수명에 이르기까지 혹한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는 성능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500가지가 넘는 테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차량이 냉각된 상태에서의 전기모터 출력과 배터리 특성, 연료전지의 특성, 차량의 주행특성과 EPS 시스템의 튜닝, 심지어 가정용 콘셉트에서부터 다양한 충전기를 이용한 전원공급까지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직 EQC의 정확한 제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역동적이고 강력하며 한편으로 조용한 글라이더 같은, ‘새로우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조합을 갖춘’ 차”라고 강조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석 엔지니어 마이클 클레즈는 이미 EQC가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차량을 런칭하기 전 미세 조정에 집중하는 단계라고 말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QC는 혹한 테스트에 이어 남유럽과 미국에서 추가적인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며, 실제 출시는 내년이 될 예정이다. 재규어-랜드로버의 ‘I-페이스’처럼, 럭셔리 카 메이커들도 차세대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EQ 브랜드, 그 첫 번째 작품인 EQC가 럭셔리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기대와 함께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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