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타는 운전자의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는 충전 잔량에 따른 전기차 충전소 방문이다. 어찌어찌 충전소를 찾았다 할지라도, 휘발유를 넣고 달리는 일반차가 주차되어 있으면 충전 케이블이 닿지 않아 충전이 불가능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빤히 전기차 충전위치라고 바닥에 표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주차하는 소위 ‘얌체족’들이다. 이들은 차를 빼달라고 하면 ‘그저 주차장이 모자라서 잠시 주차했을 뿐’이라는 핑계나, 아예 전화를 무시하고 받지 않는 일 까지도 빈번해, 전기차 운전자를 두 번 울리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억울함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28일 국회에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위의 예시처럼 전기차 충전소 관련 민원이 점차 늘면서, 정부와 국회가 서둘러 법제 마련에 나선 것이다. 과태료를 부과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기차 충전구역 얌체주차에 제동을 건다.

이번 개정안에는 2017년 8월 7일, 9월 28일 발의한 두 가지 항목이 들어가 있다. 첫 번째는 최근 현대 넥쏘(NEXO)같은 수소차 보급과 관련하여, 수소 연료공급시설 설치와 연구 관련 지원 확대, 그리고 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위에서 이야기한 충전구역 일반차량 또는 적치물로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에 관한 사항이다.

홍의락 의원, 신보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이번 개정안 본문에 따르면, 제안 이유에 ‘충전 구역을 일반차가 주차하여 전기차가 충전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위를 단속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전기차의 발을 묶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방해 행위를 금지하고, 만일 위반할 경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단속에 동등한 수준인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려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국무회의 상정을 거쳐 약 8일에서 9일 이후 공포하게 된다. 정부가 개정안을 공포하게 되면, 6개월 이후부터는 전기차 충전소에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일반 차가 주차할시,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적치물 등으로 충전이나 통행을 방해할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위반 차량은 시, 도지사가 교통, 환경, 에너지 관련 등 소속 공무원에게 단속하게 된다.

그간 전기차 충전소 이용에 불편을 주는 이기적 얌체 주차도, 관련 법규가 없어 아무런 대응책이 없었다. 국회의 진행이 늦어진 것은 다소 아쉽지만, 뒤늦게나마 법제처를 통과하여 개정안이 진행 되는 것에 반가움을 표한다. 이번 개정안 소식을 계기로 전기차 보급이 더욱 늘어나고,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하는 얌체족들의 뿌리가 싹 뽑혀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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