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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몬스터, 포드 F-150 플래티늄 & 램 1500 롱혼 시승기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8.02.2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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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렉스턴스포츠의 런칭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다시 한 번 픽업트럭이라는 장르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어떤 이는 다소 의외라 할수도 있고 어떤 이는 왜 이제서야 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요즘 픽업트럭이 핫한 장르인 것은 맞다. 렉스턴스포츠의 성공적인 이슈몰이로 덩달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차량들이 있으니 바로 오늘 시승의 주인공들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시승의 주인공은 포드의 픽업트럭 F-150 플래티늄과 램의 1500 롱혼 모델이다. 두 모델 모두 픽업트럭 시장에선 내로라하는 베스트셀러 모델로 픽업트럭을 구매하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의 위시리스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미 아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이 모델들은 정식 수입되지 않는다. 이 모델들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본인이 해외에서 직접 가져오는 방법과 병행수입업체를 통해 수입된 차량을 구입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하지만 전자는 인증 등의 과정을 본인이 직접 진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행수입업체를 통해 구입한다. 특히 픽업트럭은 국내에 전문적으로 수입해서 판매하는 업체가 다수 있을 정도로 거래가 활발한 편인데 수요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업체 수도 꾸준히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참고로 이번 시승은 병행수입업체 터프컨트리의 차량 지원으로 진행됐다.

참고로 정식수입되지 않는 차량의 시승진행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대부분의 병행수입업체는 시승차의 개념 자체가 아예 없는 곳이 많고 시승차 없이 쇼룸에 전시된 차량을 그대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심한 경우 소비자들이 운전은 고사하고 시동소리 한 번 들어보지도 못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일도 많다. 그래서 픽업트럭를 구입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해외에 머물렀을 때 픽업트럭을 소유해본 경험이 있거나 필요에 의해서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과거에는 시승차가 없어도 잘 팔리는 것이 픽업트럭 시장이기도 했는데 경쟁이 치열해진 요즘은 정식으로 시승차도 운영하고 전과는 달리 홍보와 마케팅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시승 당일 날 아침, 차량을 인도받았다. 약속한 장소에 가보니 두 마리 괴물이 한 자리에 서있었다. 한 대만 세워놔도 엄청난 포스와 위용을 자랑하는데 두 대가 나란히 서있으니 이건 뭐라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대체 뭐지 이건. 지나가는 사람 중에 우리를 쳐다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대면 모르겠는데 무지막지한 괴물 같은 픽업트럭 두 대가 도로를 나란히 달리니 쏟아지는 시선집중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전에 경험해봤던 페라리나 롤스로이스를 타고 달렸을 때도 이렇게까지 시선이 집중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신호에 걸리면 사람들이 창문을 내리고 구경하는 것이 보인다. 고개를 빼고 자세히 구경하는 사람들도 자주 본다. 하지만 다행히 빵빵거리며 물어보지는 않는다. 시선의 높이가 남달라서다. 두 대 모두 좌석에 앉았을 때 눈높이는 거의 버스의 좌석 높이쯤 된다.

차량의 크기가 워낙 무지막지 하다 보니 두 대를 나란히 세워놓고 차량을 둘러보고 싶어도 생각보다 넉넉한 장소가 필요했다. 그래서 차량을 전달받자마자 외곽으로 빠졌다. 그리고 이 차량이 어울리는 장소를 행해 달리기 시작했다. 시승을 함께한 기자들의 눈빛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자동차 기자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독특한 차 중 하나를 타고 있으니 당연히 재미있을 수밖에. 그렇게 이 두 차량의 특징과 성능을 경험하기에 가장 어울리는 장소에 도착해 두 모델을 경험해보기 시작했다. 배경이 좋은 곳에 두 대를 나란히 놓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멋진 그림이 나왔다. 어디서 어떻게 찍어도 그럴 듯 했다. 사진기자는 연신 감탄을 하며 셔터를 눌러댔다. 카메라는 시승 내내 쉴 틈이 없었다.

두 대를 번갈아가며 타는 시승이니 만큼 한 대 한 대를 디테일하게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긴 했으나 두 대의 차이를 경험해보는 것도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타보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배경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 것보다 많이 움직여야 한다. 업체가 허락도 했겠다 그래서 신나게 타보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코스를 빠른 속도로 무지막지하게 달려보기도 하고 과연 들어가도 될까? 하는 곳을 용감하게 들어가 보기도 했다. 그렇게 역대급 시승이 진행됐다.

포드 F-150 플래티넘 모델은 외형 디자인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한다. 아무리 개성강한 차량들 사이에 세워 놓아도 존재감 하나는 확실하다. 수입차를 넘어서 슈퍼카도 흔하다는 강남 한복판이라 하더라도 이 차량을 끌고 다니면 쉽게 주목받을 수 있다. 모든 디자인이 선이 굵고 크며 강하다. 남성적인 디자인의 전형이라 할 수 있으며 누구라도 이 차를 끌고 다니면 상남자 소릴 들을 가능성이 높다. 만일 체구가 작은 사람이 이 차에서 내린다면 반전매력을 선사할 수도 있다. 체구가 작은 동양인이 운전해도 전혀 불편함 없이 운전할 수 있으며 적응만 잘 하면 여성 운전자도 쉽게 운전할 수 있다. 생긴 것과는 달리 운전은 부담스럽지 않은 스타일로 운전하고 있으면 이게 과연 픽업트럭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분고분하다.

외부 디자인 스타일은 그대로 실내로 이어진다. 그 스타일이 그대로 실내 인테리어에 적용돼 버튼도 송풍구도 액정창도 모든 것이 큼지막하고 각진 스타일이다. 말 그대로 남성스럽다. 처음 몰아보는 사람도 원하는 버튼이나 기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직수입 차량이다 보니 한글화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인데 포드코리아를 통해 들어오는 차량이 아니다 보니 그건 사용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픽업트럭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실내도 거칠고 저렴한 소재를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구성이나 소재는 오히려 고급 SUV에 가깝다.

달리기 시작하면 정말 거짓말처럼 미끄러지듯이 움직인다. 외적인 모습만 보고 어느 정도의 진동과 소음, 그리고 거친 승차감을 생각한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휘발류 차량이다 보니 정숙성이 우수하고 움직임이 부드럽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만일 그렇게 외형만 남성적인척 하고 고분고분한 성향의 부드러운 녀석이었으면 이 시승기의 제목에 몬스터라는 이름을 붙이진 않았을 것이다. F-150은 두 얼굴을 가졌다. 저속이었을 때 이렇게 고분고분 부드러운 녀석이지만 가속페달을 조금만 더 밟아 속도가 올라가면 발끝에서 다른 응답이 온다. 뭔가 그르렁거리는 느낌. 더 이상 밟으면 봉인이 풀려버릴 것 같은 그런 느낌. 비유를 하자면 정말 힘 센 투사견 같은 개를 목줄에 묶어 데리고 갈 때 목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 같다. 만일 이 목줄이 풀리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이 날 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상을 밟으면 봉인이 풀린다. 그르렁거리던 F-150은 이내 쏜살같이 달려나가며 두 얼굴의 이면을 운전자에게 경험시켜준다. 최고출력 365마력, 최대토크 58.2kg.m를 보여준다고 하는데 그런 수치상의 숫자들은 큰 의미가 없다. 이성은 숫자를 생각하나 감성은 이런 차에서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한다. 가속페달을 쭉 밟으면 정말 미친 듯이 튀어나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 넉넉했던 저속토크가 일시에 사라지고 마치 고속으로 세팅된 차량처럼 변한다.

일반적으로 덩치가 크고 이렇게 무식하게 생겼으면 둔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마치 마블의 캐릭터 중 헐크처럼 큰데 빠르고 강하다. 아마도 온로드에서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기 겁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넘치는 힘을 끝까지 경험한 순간 이 차를 서킷으로 끌고 가서 제대로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속도를 줄이면 이내 고분고분한 타입으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되돌아온다. 경험하면 할수록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다. F-150은 그런 양면의 매력을 가진 정말 괴물 같은 차량이다.

램 1500 롱혼 모델은 우선 다른 것을 다 떠나 이것부터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심장이 5.7L V8 헤미 엔진이다. 5700cc 8기통 엔진인데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세상이 아무리 다운사이징이니 연료 효율성이니 그런거 따지든지 말든지 난 그냥 5700cc 8기통 엔진 달고 내 갈길만 묵묵히 가련다.”라고 외치는 것 같다. 헤미엔진의 장점과 단점을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런 차량은 사람에 따라 죽기 전에 한 번쯤 타보고 싶은 차량이라고 되뇌이거나 아니면 아예 위시리스트 끄트머리에도 못 올리는 극과 극의 성향을 보여주는 바로 그런 존재다.

외형 디자인은 상당히 고전적이다. 올드스쿨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곳곳에서 레트로풍의 요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금속성의 범퍼와 옛날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한 것 같은 디자인의 그릴. 전체적인 느낌은 요즘 디자인인데 부분적으로 옛날 픽업트럭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이 차를 보고 있으면 그 모델이 떠오른다. 동일한 5.7L V8 헤미 엔진이 장착된 닷지 챌린저 R/T 클래식. 그 모델 역시 과거 머슬카의 디자인을 최대한 계승하려고 노력한 티가 역력한 디자인이다. 그래서 그 모델에 미친 듯이 열광하는 머슬카 마니아들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 차의 이미지도 딱 이 모델과 동일하다. 전체적으로는 요즘 디자인이지만 곳곳에 레트로의 요소가 가득 찬 그런 모습. 감성적으로 옛 픽업트럭 이미지를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F-150보다는 이 모델의 디자인에 더 눈길이 갈 것이다.

실내 디자인은 외형 디자인 스타일의 그대로 적용한 F-150과는 많이 다르다. 램 1500 롱혼의 실내 디자인은 많이 현대적이다. 그래서 외형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크고 각졌으며 남성스러운 느낌을 최대한 강조한 F-150과는 완전 딴판이다. 둥글둥글한 부분이 많고 어찌 보면 요즘 SUV 느낌이 많이 난다. 모든게 커서 직관적인 느낌이 강한 F-150과는 달리 외형 디자인에 비해 아기자기한 느낌도 든다. F-150과는 달리 가죽소재에 눈길이 많이 간다. 그리고 갈색 톤으로 실내를 완성시키는데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눈에 들어온다. F-150과는 완전히 다른 감성으로 완성된 실내다. 조작은 편리하고 여럽지 않으며 역시나 한글이 지원되지 않은 인터페이스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5700cc 8기통 엔진이 장착된 차량이니 만큼 밟으면 포드의 에코부스터보다 더 미친 듯이 튀어나가겠지?” 솔직히 그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아마도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더 솔직해지자면 사실 거친을 넘어 흉폭함을 기대했다고 고백하겠다. 하지만 막상 타보니 그렇진 않았다. 초반의 움직임은 F-150과 비슷한 점이 많다. 부드럽고 또 조용하게 미끄러지듯 잘 움직인다. 그런데 F-150처럼 특정 구간에서 괴물로 변하는 양면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쭉 밟으면 예상한 그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반응한다. 최고출력 395마력, 최대토크 55.3kg.m를 보여주는 엔진은 오히려 감성보다는 이성적으로 반응한다.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쭉 올라갔다가 발을 데면 또 쭉 내려온다.

물론 가속성능이야 논할 것이 없다. 5.7L V8 헤미 엔진으로 기름을 쏟아 붓고 달리는데 못달리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쏜살같이 튀어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너무 정직한 느낌이라 오히려 재미는 떨어졌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한계점까지 묵직하게 밀고 올라가는 타입이다. 하지만 장점이 있었다. 운전은 확실히 F-150보다 편했다.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도가 덜했고, 여러 가지 요소에서 SUV의 느낌들이 강하게 전달됐다. 쉽고 편한 차량을 원한다면 이 모델을 운전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외형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그대로 유지하고 좀 더 쉬운 운전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모델이 딱이다.

타보고 싶은 데로 얼마든지 타봐도 된다는 수입사의 협조를 구했기 때문에 산길, 눈길, 물길, 언덕, 자갈길 등 다양한 코스를 신나게 누볐다. 시승하면서 가장 감동이었던 것은 그 어떤 코스를 누비더라도 두 대 모두 한결같이 믿음직스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물론 두 대가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공통점은 망설이지 않게 해주고 주행하면서 모든 걱정을 잊게 해준다는 것. 그렇게 운전자를 맘 놓고 달리게 해준다. 달리다 보면 몸속에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온다. 고성능의 스포츠카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느껴지는 것과는 또 다른 쾌감이다. 손과 몸으로 전달되는 거친 진동도 창밖으로 들려오는 주행 소리도 쾌감을 커지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일 뿐이다. 단순히 상남자의 차, 터프한 주행성능 같은 말로 이 차의 느낌을 표현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타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그리고 타고 도심만 달려서도 모른다. 이 차의 진짜 매력을, 이 차의 진짜 진가를.

이 무지막지한 두 대를 몰고 물로 들어갔다. 도하라는 표현을 사용하기에는 수심이 그리 깊지는 않은 곳이었지만 분명 승용차로는 무리가 있는 그런 곳. 달리다보면 미끄러지고 또 바퀴가 헛돌기 일수 인 곳이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다 보면 마음대로 컨트롤이 안 된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바퀴가 헛돌아 접지력이 없을 때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늦게 움직이다가 타이어가 바닥면과 잘 맞닿으면 그 순간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앞으로 튀어나간다. 가끔은 와이퍼를 작동시키지 않으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물보라가 생긴다. 두 대가 그렇게 물에서 서로 왔다 갔다 하며 수로 속에서의 주행성능을 경험했다. 경험하는 내내 입에서는 감탄사가 떠나지 않는다. 이 커다란 덩치를 이렇게 조작이 힘든 코스에서 이리저리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도 신기하지만 이런 조건에서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주는 차량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속에서 두 차량을 거칠게 움직이면서 느낀 것은 역시나 가장 큰 것은 심리적인 믿음이었다. 움직이다 보면 이 차량을 믿게 될 수밖에 없다. 불안함 따위는 금세 사라진다. 물이 조금 깊어져도 코스에 큰 돌이 나타나도 별다른 걱정이 들지 않는다. 걱정이 사라지고 믿음이 생긴 후 그것은 금세 재미로 이어진다. 촬영을 위해 사진기자가 동일한 움직임을 계속 재촉하다 보면 금세 재미가 없어지고 지칠 만도 한데 그런 것이 없다. “한 번 더? 오케이!”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무리 험하고 거친 길도 믿을 만큼 뛰어난 서스페션 성능 덕에 몸이 피로하지 않는다. 여태까지 경험했던 시승 중 가장 험하고 하드코어했으며 본능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몸은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온로드를 기반으로 한 SUV로는 아마도 이런 재미는 꿈도 못 꿀 것이라 생각이 든다. 걱정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갈 수 있을까? 차가 고장이 나지 않을까? 차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이 두 대의 차량은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 모든 준비가 되어있다. 튜닝이 필요하지도 별도의 준비물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냥 타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복귀를 위해 도로로 들어서니 또 다른 재미가 기다리고 있다. 한참 어렸을 적 국산 프레임바디의 SUV 차량에 서스펜션 작업과 하체를 모두 보강하고 33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을 온로드에서 처음 탔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기억을 곰곰이 되돌아보면 재미는 있었지만 장거리 주행 후 몸이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몹시도 시끄러웠고 진동 등으로 편하진 않았다. 그런 비슷한 차량들을 몇 년에 한 번씩은 조수석에서나마 경험하게 됐는데 하지만 그것이 매력이라 생각했고 또 그것이 재미라고 이해했다. 지금도 나름 좋은 추억들이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시승한 이 차량들은 그렇게 튜닝한 차량들과는 다르다. 온로드 주행을 해보면 달리기 능력 자체가 다르다. 심장도 차체도 서스펜션도 모두 다르니 온로드 주행성능 또한 무척이나 우수하다. SUV를 그렇게 튜닝해서 타는 분들에게 꼭 시승을 권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느낌이 다른데,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다. 굳이 설명하자면 태생이 다른 것이라 표현하겠다.

 설계와 제조 때부터 그런 DNA를 가지고 만들어진 차량과 태어난 후 그런 목적으로 튜닝된 차는 결과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외형적으로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타보면 다름을 인정하게 된다. 지금 이 차량들은 결과적으로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오프로드 튜닝에서 만족할 수 있다면 이런 차량으로까지 넘어오진 않을 것이다. 오프로드 튜닝 작업 한 자신의 차량에 조금의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타볼 필요가 있다. 느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 타는 순간 느낄 것이라 본다. 원하는 모든 것이 순정 그대로 구현이 되어있는 매력은 절대적으로 비교불가다. 태생적으로 타고난 DNA가 다른데 그걸 어떻게 뛰어 넘겠는가.

그럼 단점은 없는가 라고 했을 때 단점도 얼마든지 꼽을 수 있다. 크기가 크기이다 보니 예상처럼 주차는 불편하고 휘발유 엔진 차량이다 보니 신나게 달리다 보면 아무래도 기름 값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승을 진행하면서 두 대를 끌고 밥을 먹으러 갔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식당의 메뉴나 음식의 가격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주차장의 크기였다. 아마도 이런 차량을 끌고 다니면 한적한 주차장을 가진 식당을 많이 알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저렴한 셀프 주유소도 함께. 하지만 생각보다 수리나 워런티에 대한 걱정은 덜하다. 터프컨트리라는 수입사에서 3년에 6만 워런티를 제공하고 서비스 네트워크가 대도시 기준으로 총 14곳으로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그 부분은 생각보다 의외로 잘 되어있어 놀랐다.

너무나 멋진 두 차를 전달받아 미친 듯이 시승을 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기억을 되돌아보면 시승차를 반납하면서 아쉬움이 컸던 차량들이 적지는 않았지만 이번 두 차량은 유난히 미련이 남았던 것 같다. 시승하면서 계속 기자들하고 “이 차 가지고 이런거 하면 재미있겠는데? 저런거도 해보고 싶지 않냐? 반납 전에 요런걸 해봤어야 하는건데!”라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말들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매력도 엄청나단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모니터 속 사진을 보며 아직도 그날의 여운이 남는 듯 입맛을 다시며 아쉽지만 시승기를 마무리한다. 그런데 조만간 또 다른 것을 해보자고 다시 시승 요청 전화를 하게 될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 어쩜 이미 머릿속에서는 다음 픽업트럭 시승에 어울리는 코스를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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