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변속기에 대한 논란은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다. 자동변속기의 보급률이 시장을 거의 통일했고, 한눈에 봐도 자동변속기보다 수동변속기가 잘 어울려 보이는 차량에도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다 보니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성능보다 ‘상징성’을 이유로 자동차 메이커가 ‘수동 변속기’를 장착한 변속기를 단종 시켜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에는 터보차저를 장착한 다운사이징 엔진이 대세인 가운데 ‘자연흡기 엔진’ 또한 수동변속기와 비슷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포르쉐는 전 세계에 수많은 광적인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스포츠카 메이커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포르쉐는 ‘PDK’ 더블클러치 기술과 터보엔진 분야에서도 막강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911 카레라와 박스터, 카이맨을 포함한 대부분의 모델에 터보차저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과거 포르쉐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했던 ‘공랭식 자연흡기 박서엔진’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한편으로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으리라.

하지만 포르쉐는 결코 자연흡기엔진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자동차 매체 드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프랭크 스테판 포르쉐 GT 모터스포츠 담당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자연흡기 엔진은 레이스카용으로 적합하며, 터보엔진으로는 같은 결과를 낼 수 없다”며 포르쉐가 GT3 레이스카에 터보엔진을 탑재할 것이라는 루머를 철저하게 부인했다.

포르쉐는 모든 엔진을 터보차저 라인업으로 채울 계획이 없으며, ‘가능한 오래’ 자연흡기 엔진을 이어나갈 생각이라는 것. 포르쉐가 내놓을 신형 911 GT3 RS의 경우 현재 500마력의 최대출력을 내며, 신형 GT3는 4.0리터 수평대향 6기통 박서엔진을 탑재해 520-550마력의 최대출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포착된 911 GT3 RS의 스파이샷에서는 엔진으로 이어지는 에어인테이크 형상과 크기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물론 포르쉐의 라이벌들이 600마력 이상의 강력한 터보엔진을 탑재하고 등장한다면 포르쉐 또한 터보엔진의 탑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새로운 911 GT3 RS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고, 오는 3월 제네바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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