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오토쇼가 막을 내리고 인도의 델리에서 지난 7일 오토엑스포 2018(이하 델리 모터쇼)가 개막했다. 인도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개발도상국의 이미지와 허름한 자동차를 떠올린다. 그러나 자동차 메이커로서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젊은 시장이면서 엄청난 인구를 가진 인도가 미국 이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 여겨질 수도 있겠다. 현대와 기아,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등 20여개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델리 모터쇼에 참가했고, 디트로이트 오토쇼 이상으로 많은 월드프리미어 모델과 콘셉트카를 쏟아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인도의 자동차 시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업은 현지의 자동차 메이커일 것이다. 인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언제까지나 저렴하고 허술한 자동차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올해 델리 모터쇼에서 타타모터스는 H5X라는 SUV 콘셉트를 공개했다.

델리 모터쇼에서 공개된 자동차들의 특징이라면 ‘젊다’는 것. 아직 성숙하지 않은 시장에서, 아직은 구매력이 약하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 기대되는 운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자동차들이 필요하다. 때문에 크고 화려한 럭셔리카를 만드는 메이커들도 인도시장에 특화된 콤팩트하면서도 알찬 구성을 갖춘, 소형차를 좋아하는 운전자 입장에서 아주 구미가 당길만한 모델들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낮지만, 타타모터스는 인도의 다국적 거대기업인 타타 그룹 산하의 자동차 메이커다. 재규어 랜드로버가 현재 타타그룹 산하의 자동차메이커라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타타 H5X는 모노코크 섀시를 가진 SUV로, 재규어 랜드로버의 협력으로 랜드로버 D8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개발한 신형 OMEGA(Optimal Modular Efficient Global Advanced) 모듈러 플랫폼과 타타모터스의 임팩트 2.0 디자인언어를 적용했다.

랜드로버 아키텍처를 계승했으니, 사실상 인디아판 랜드로버 또는 레인지로버라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SUV지만 쿠페스타일의 차체와 공중에 슬쩍 띄운 듯한 느낌의 루프, 슬림한 라이트 디자인에서 언뜻 레인지로버의 그림자를 보게 된다.

구체적인 사양은 많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차체 길이는 4575mm, 휠베이스는 2740mm, 너비와 높이는 각각 1960mm, 1686mm다. 파워트레인은 디젤 엔진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소식은 타타모터스가 이 H5X 콘셉트의 양산모델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미 생산준비의 80%가 진행되었고, 올해부터 실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것. 타타 H5X는 2019년 5월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인도 시장에서는 ‘현대 크레타’와 같은 SUV 모델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타타 H5X 콘셉트, 랜드로버 플랫폼을 계승한 인디아 브랜드의 SUV. 인도 시장만을 위한 모델이라기엔 아까울 정도의 잠재력을 보게 된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랜드로버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아직 타타모터스의 자동차를 우리가 직접 만나볼 수 있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가 살짝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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