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혼자 순수한 척, 고집을 부리던 람보르기니도 결국 전동화 흐름에 손을 들었다. 순수한 슈퍼 스포츠카는 자신 뿐이라는 듯 대배기량 자연 흡기 노선만을 지켜가던 람보르기니가, 2020년대 초반에 아벤타도르를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만 출시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자존심이었을까, 다운사이징 없이 상징과도 같은 V12 자연흡기 엔진만큼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전동화 하는 것이 남들이 다 하는 것이라서, 배기가스 규제를 맞추지 못해서가 아닌 고성능 업그레이드라는 자존심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미 혼다 NSX, 페라리 라페라리, 맥라렌 P1, 포르쉐 918 스파이더, BMW i8 등의 경쟁 차량이 등장한 이후라 조금 늦은 감이 없진 않다.

영국의 자동차 매체, ‘오토익스프레스’의 보도에 따르면 람보르기니 연구 개발부서 책임자인 마우리지오 레가니는 신형 아벤타도르가 2020년대 초반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레가니는 람보르기니 브랜드의 가치는 최상급 제품 자체이기에 반드시 순수한 슈퍼스포츠카로 있어야 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 자신들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것으로, 람보르기니는 V12 자연 흡기 엔진을 골랐다.

람보르기니는 EV에 대해서, 당장은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래가니는 뉘르 부르크링에서 빠른 차량을 추구하고 있는데, 뉘르를 두 세 바퀴 돌 수 있는 것과, 전동화로 한 바퀴밖에 못 도는 것은 큰 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터리의 성능이 충족되기 전 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아벤타도르 하이브리드 모델 이후 슈퍼카로 개발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더 나은 성능이 필요하면 EV로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에 람보르기니가 선보인 미래형 터조 밀레니오 콘셉트카는 전기차였다.

경쟁사의 차량들을 보면서 람보르기니의 팬들은 아벤타도르 하이브리드 버전을 많이 기다렸을 것 같다. 자연흡기엔진 옵션을 없애버린 람보르기니가 야속하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환해서 과연 얼마나 고성능의 차량이 나올지 기대된다. 한편으론 2시터 미드십 방식에 거대한 자연흡기 6.5L V12 엔진이 들어가서 공간이 부족한데, 과연 람보르기니의 연구진들은 엔진 다운사이징 없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어떻게 구현해낼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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