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BMW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SUV시장에서 브랜드를 대표할만한 대형 럭셔리 SUV모델이 없다는 것은 BMW의 약점 중 하나다. BMW 또한 SUV시장의 요구에 의한 럭셔리 ‘스포츠 액티비티 비클’을 개발중이며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 X7 i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양산모델 출시 전까지 여러 차례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대중의 기대감을 부추기고, 디자인을 수정해 나가는 것은 BMW를 비롯한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다만 콘셉트카는 단 한 대가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공장의 생산라인을 거쳐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생산라인을 갖췄다는 것은 양산모델의 디자인과 사양이 결정된 최종모델의 출시가 임박했다는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으리라.

BMW는 X7의 사전생산모델(Pre production model)을 공개했다. 이 차량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되었고, 앞으로 12개월간 테스트를 거쳐 최종 생산 모델이 2018년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차량의 구체적인 사양은 전혀 공개하지 않았고, 차량 외부에도 꼼꼼하게 위장무늬를 씌워 세부 형상은 확인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X7이 공개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과정에서는 차량의 많은 특징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곳곳에서 노출되는 하나하나의 디테일들을 모아보면 X7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다.

차량의 전체적인 실루엣 뿐 아니라 헤드라이트, 그릴과 같은 디자인요소들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헤드라이트의 실루엣은 키드니 그릴과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파노라마 선루프와  범퍼와 하단 에어인테이크의 형상 일부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디테일은 양산모델에 이르러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헤드라이트나 범퍼와 같이 부품을 교체해 디자인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숨김없이 노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차체의 실루엣을 비롯한 전체적인 모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인테리어의 일부도 공개되었다. 기어노브의 형태, 그리고 스위치와 다이얼의 배치를 확인할 수 있다. 7시리즈와 비교하면 기어노브 형태는 보다 각진 형태이며, 인디케이터는 노브 뒤쪽에 배치되었다. 아쉽게도 주행모드와 같은 자세한 기능은 사진을 통해 확인하기 어렵다.

후드 아래에는 V8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보이지만, BMW는 아직 X7에 탑재될 파워트레인 라인업의 세부사양을 공개하지 않았다. 엔진 또한 X7이 출시될 시기에 맞춰 최신의 것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어디까지나 현재의 X7은 양산을 앞둔 사전 생산모델로 테스트를 위한 것이라고 하니까.

BMW X7은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X5, X6과 조립라인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의 약 70%가 전세계 140개국으로 수출되며, 연간 최대생산능력은  약 45만대다.

이렇게 생산된 X7 사전생산모델은 개발부서로 전달되어 차량등록은 물론 내구성과 다양한 환경에서의 주행시험을 거치게 된다. 죽음의 사막이나 눈 덮인 스칸디나비아 슬로프 등에서 누군가 다시 이 차량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BMW X7 사전생산모델의 공개는 BMW가 만든 럭셔리 SUV를 기대하고 또 기다려왔던 이들에게 갈증해소가 되었으리라. 하지만 이 또한 BMW의 ‘장난’일 수도 있다. 혹시 아는가? 이번에 BMW가 프리프로덕션 모델을 일부러 공개한 것 또한 의도적인 복선일지. 더욱 다듬어진 양산형 모델은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깨는 모습으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물론 정말로 그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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