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세계적인 슈퍼카와 함께 일탈을 꿈꾼 적이 있는가. 특히 자동차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자신의 생활에서 벗어나 여행이나 서킷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을 때 생각나는 자동차가 혹시 슈퍼 스포츠카가 아닐까. 멋진 스타일과 고성능을 자랑하는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하지만 지금 내 자신의 자동차생활을 뒤돌아 생각해보면 현실과 꿈은 같지 않다. 드림카, 즉 슈퍼 스포츠카의 존재만으로도 꿈은 이루어질 것만 같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자신이 동경하는 슈퍼카, 혹은 슈퍼 스포츠카 하나씩은 마음에 세겨 놓은 모델들이 있을 것이다. 페라리, 람보르기니를 시작으로 포르쉐, 부가티 등등의 슈퍼카들은 연인을 만나는 것 만큼이나 설레고 가슴을 들뜨게 만든다. 쉽게 소유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미래를 생각할 때 하나쯤 옆에 놓고 싶은 차가 바로 슈퍼 스포츠카일 것이다.

물론, 이런 슈퍼카에는 흔히 들어보지 못한 차종들도 있다. 아스톤 마틴 DB, 코니세그 CC, 파가니 존다, 스파이크 C8 등은 물론 롤스로이스 고스트, 메르세데스 벤츠 맥라렌, 마세라티 MC12 등이 슈퍼카 계열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각 자동차 메이커들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슈퍼카를 개발해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내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슈퍼카의 기준을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 흔히, 슈퍼카는 스포츠카 중 성능은 물론 디자인, 인지도,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해 희소성 있는 자동차를 가리킨다. 물론, 슈퍼카라는 용어는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고, 시대에 따라 그 정의가 변화해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슈퍼카는 성능만 고출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완성될 수 없다. 충분한 자동차 역사와 철학적 가치가 뒷받침 되었을 때 슈퍼카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고 한다.



세기를 누비는 슈퍼카로 분류하는 기준은 있지만,
진정한 슈퍼카는 유저들이 드림카로 인정한 모델
 

슈퍼카를 분류할 때는 출력대비 중량, 가속능력, 최고속도, 제동성능, 조작성능 등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자동차 경주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레이싱카의 경우 슈퍼카라는 의미를 쓰지 않으며, 슈퍼카는 높은 가속력과 좋은 조작성을 위해 엔진출력은 높게하고 차량 중량은 작게 설계해 우수한 순발력을 발휘하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맥라렌 F1, 부가티 베이론, 엔초 페라리, 코니세그 CC 등은 이런 면에서 확실한 슈퍼카 범주에 속한다.

슈퍼카의 명칭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가속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0-100km/h(약 시속 60마일) 가속성능은 4초 이내에 도달해야 하고, 0-160km/h(약 시속 100마일) 가속성능은 10초 이내, 그리고 0-400m(약 4분의 1마일) 도달성능은 19초~20초(시속 177km 이상)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최고속도에 있어서도 슈퍼카들의 경우 320km/h 이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런 성능이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슈퍼카를 분류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우리가 통상적으로 불리는 슈퍼카들의 경우 이런 범주를 만족시키고 있다.

0-100km/h 가속성능에서 맥라렌 F1은 3.1초, 부가티 베이론은 2.5초를 보였으며, 0-160km/h 가속성능을 볼 때 페라리 엔초가 6.5초, 맥라렌 F1은 6.3초 만에 통과했다. 또한, 페라리 엔초는 0-400m 도달성능에서 11.1초(214km/h)를 기록했고, 코니세그 CCR은 9초(225km/h)로 슈퍼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고속도의 경우 코니세그 CCR이 387.87km/h를 기록하며, 맥라렌 F1이 갖고 있던 327km/h를 넘어섰고, 부가티 베이론 16.4는 400km/h를 넘어섰다.

이렇게 슈퍼카들은 고성능을 갖추고 마니아들을 이끌고 있지만 이에 앞서는 것이 유저들이 생각하고 있는 드림카 만이 진정한 슈퍼카라는 대우를 받는 것이다. 희소가치를 위해 한정적으로 몇 대만을 생산해 시판하고, 이것을 슈퍼카의 범주에 올리는 것은 메이커의 기준이지만 마니아들에게 브랜드 가치와 호응도를 얻어야 만이 진정한 의미의 슈퍼카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된다.



슈퍼카는 메이커들의 기술력 싸움이 얻어 낸 결과
장인정신이 이끌어낸 수제품들은 그 진가 더 있어
 

슈퍼카의 무대는 메이커들의 기술력에 대한 한계치를 보여주는 전쟁터다. 일반적인 스포츠카와는 또 다른 범주에 속하는 슈퍼카들이기 때문에 마니아들은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그 메이커의 기술력을 인정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같은 하위 그레이드 모델을 볼 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모델라인업에 어떤 것이 포진하고 있는가에 평점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페라리, 람보르기니가 영원한 라이벌로 슈퍼카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고, 포르쉐, 맥라렌, 로터스, 그리고 파가니 존다, 마세라티 등등 자동차 메이커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차종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그 동안 양산형 모델들을 시판해 오던 메이커들도 슈퍼카 업체들을 인수 합병한 후 스페셜 모델들을 통해 슈퍼카 시장을 두드리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다양한 슈퍼카들은 그동안 쉽게 타거나 접근할 수 있는 차종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누구나 탈 수 있는 슈퍼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델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마디로 드림카로만 존재했던 슈퍼카를 직접 소유하고 운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포르쉐와 닛산, 그리고 토요타 등이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슈퍼카 범주에 들어선 모델들을 통해 색다른 만족감을 주고 있다.

이제 드림카로 남아있던 슈퍼카들은 국내에서도 천천히 시장을 움직이는 모델들이 되고 있다. 포르쉐가 이미 스포츠카 시장에서 많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도 국내 시장에 신차들을 출시하면서 슈퍼카의 대중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아우디와 마세라티, 그리고 벤츠 등이 스페셜 슈퍼 스포츠카 등을 공개했고, 닛산은 GT-R을 도입해 이 시장에 힘을 보탰다.

이와는 달리 안방을 내주고도 스포츠카 시장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국내 메이커들은 이제 일반 스포츠카 범주에 들어선 모델을 시판하고 있는 수준이다. 흔히, 판매량이 적은 시장을 버리고 많이 팔기 위한 시장을 찾는다는 기업의 생각은 알겠지만 앞으로 메이커의 자존심을 지키며 슈퍼카 범주에 들어가는 국산 스페셜 모델들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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