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과 쾌청한 날씨, 사이클링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가을이 왔다. 햇살은 아직 따스하지만 선선한 바람과 쾌청한 날씨 덕에 땀도 흐르지 않고 쾌적한 기분으로 마음껏 달리기 좋은 날씨다.
하지만 매일 아침 자전거로 출근하거나 날마다 저녁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날씨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 것이다. 매일 아침과 낮, 저녁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간절기의 날씨에는 적절한 라이딩 복장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낮이라면 짧은 소매의 저지와 빕 쇼츠로 충분하지만, 해가 기울어진 다음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에 떨지 않으려면 한기를 막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하루에도 계속 바뀌는 변화무쌍한 날씨, 낮과 저녁이 10도 이상 기온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다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하지만 두꺼운 옷을 입고 나서기엔 아직 조금 부담스러운 시기인 간절기 라이딩 복장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바람은 서늘하고 햇볕은 쨍쨍
초가을 이른 아침, 현관문을 나서자 바람이 꽤 쌀쌀하다. 짧은 소매의 숏 슬리브 저지와 빕 쇼츠를 입고 나서기에는 추운 날씨다. 하지만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생각하면 긴 옷을 입기에는 조금 이르지 않나 고민하게 된다. 사실 자전거를 타다보면 몸에서 끊임없이 열이 나기 때문에 추위를 금방 잊게 된다는 것 또한 옷 선택의 고민의 이유가 된다.
날씨가 좋고 운동량이 많은 날이라면 얇은 긴 소매의 저지와 무릎아래를 감싸는 팬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간절기용 의류를 따로 구입하기 부담스럽다면 팔과 다리를 감싸는 ‘워머(Warmer)’를 이용해보는 것이 어떨까?
팔과 다리를 감싸는 토시, 하지만 여름철 피부가 타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착용하는 얇은 토시와 달리 워머는 피부에서 발산하는 체온이 달아나는 것을 막아준다. 외부의 바람을 막아주는 소재로 이루어져 있고 내피는 융으로 되어 있어 부드럽게 팔을 감싼다. 숏 슬리브 저지의 소매 안쪽, 빕 쇼츠의 바짓단 안쪽에 워머의 단을 넣어 피부가 드러나지 않게 착용하면 마치 긴 소매 저지, 긴 바짓단의 팬츠를 입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매치된다. 가장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방법은 사이클링웨어를 입기 전 팔과 다리에 워머를 미리 착용하면 된다.
라이드매거진기자가 착용한 오스바이크웨어의 워머는 기존의 제품과 달리 외부에 실리콘 처리가 되어있다. 짧은 소매/바짓단 안쪽에 워머를 착용했을 때 미끄러져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팔에 닿는 재봉선은 부드럽게 처리되어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착용 시에는 관절의 방향을 확인하고 반사 띠가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하면 주변 사람들과 차량으로부터 시인성을 높여 안전 라이딩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워머는 라이딩 중 일부를 내려 피부를 노출시키거나, 벗은 다음 접어서 저지의 주머니에 넣어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날씨에 대응하기 편리한 아이템이다.
보통 팔과 다리를 감싸주는 것만으로 간절기의 추위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간혹 바람이 옷을 통과해 피부를 닿는 서늘한 기운을 느낀다면 워머와 함께 몸통을 감싸는 조끼를 입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사이클링용 조끼를 베스트(Vest) 혹은 질렛(Gile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사이클링용 질렛은 다른 스포츠웨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아이템이다. 일반적인 방한용 조끼와 달리 바람을 막아주는 기능에 충실하게 디자인되었고, 보통 몸의 앞부분에서 허리까지를 방풍소재로 감싸 한기가 스며드는 것을 막고, 등 부분은 열과 수증기형태의 땀 배출이 쉽게 만들어진다.
낮 시간 반 팔 저지를 입고 라이딩 할 때도 질렛을 함께 착용하면 몸이 식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등을 달구어도 열기로 인한 부담을 덜어 주면서 서늘한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에 4계절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이다. 워머와 마찬가지로 질렛 역시 접었을 때 성인 손바닥만큼 작게 접히며 저지 뒷주머니에 보관하기 좋다.
어둠과 함께 한기가 찾아오는 해질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겨울을 향해 달려가면서 해질녘의 바람은 더욱 쌀쌀하다. 여름 보다 빠르게 지는 해로 어둠과 함께 한기가 찾아온다. 늦여름부터 가을로 넘어 가는 시기부터 질렛을 준비하고 달리는 것이 좋다.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신나게 달리고 복귀하는 오후가 되면 땀이 식으면서 온기가 사라져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질렛으로 바람을 조금이라도 막는다면 체력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따뜻한 해가 지고 쌀쌀해지기 시작할 무렵이 아닌, 이미 차갑게 공기가 식어버린 야간에 라이딩을 즐기려 한다면 처음부터 추위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하고 라이딩을 나서는 것이 좋다. 많은 라이더들이 출퇴근에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퇴근 후 라이딩을 즐기는데, 집을 나서거나 혹은 자전거로 퇴근하기 전 윈드브레이커(Windbreaker, 바람막이)를 꼭 챙기는 것이 좋다.
사실 시중의 스포츠웨어 전문점에서 주로 등산용으로 제작된 윈드브레이커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윈드브레이커의 소재는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원단으로 제작되며, 제품에 따라서는 멤브레인 원단을 사용해 약간의 비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있다. 하지만 등산용 윈드브레이커와 자전거용 윈드브레이커는 디자인이 조금 다른데, 일반적으로 등산용 윈드브레이커에 모자가 달려있는 반면 자전거용은 모자가 없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모자가 달린 윈드브레이커를 입고 라이딩을 할 경우 모자에 바람이 들어가 부풀어 오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모자를 목 깃 안쪽에 수납할 수 있는 제품이라 하더라도, 목 부분을 두툼하게 감싸기 때문에 열기가 빠져나가기 어렵고 움직임이 불편하다. 또한 자전거용 윈드브레이커는 앞으로 숙인 자세에서 등을 가릴 수 있도록 뒷부분이 조금 더 길게 디자인되며 소매 끝과 허리 부분이 밴드 처리되어 몸에 밀착하도록 디자인 된 제품도 있다.
특히 윈드브레이커는 간절기 야간 라이딩 시 자주 입게 되는 옷이다. 빛을 잘 반사하거나 눈에 쉽게 띄는 형광색 의류를 입으면 어두운 구간 또는 도로에서 자동차에게 라이더의 위치를 쉽게 알림으로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간혹 어두운 색상의 윈드브레이커를 착용하더라도 등허리 쪽이나 목 부분에 반사재질이 부착된 제품을 입기를 권한다. 별 것 아닌 부분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안전한 라이딩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옷을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가지 제품보다는 용도에 맞는 작은 파츠들로
간절기에는 조금 서늘한 정도로, 겨울에는 “조금은 춥지 않을까?”하는 정도로 입는 것이 라이딩 할 때 적당한 체온을 유지하기에 좋다. 출발 전 서늘한 기운에 조금 두꺼운 재킷이나 옷을 챙긴다면 라이딩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후회하게 된다. 더워서 벗게 되는 라이딩 중 옷의 무게와 부피가 큰 짐이 되기 때문이다.
먼 거리를 달리게 될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옷을 입거나 벗을 수 있도록 질렛과 워머 또는 윈드브레이커와 워머를 조합해 입는 것을 권한다. 몸이 더워지면 워머를 벗고 질렛의 지퍼를 내리거나 완전히 풀어 열기를 빼낼 수 있다. 땀이 식으면서 찾아오는 추위는 지퍼를 다시 채우고 워머를 착용하여 온기를 모으면 된다.
날씨가 조금 더 추워지더라도 체온 조절을 돕는 기본 베이스 레이어 위에 워머, 저지 순서로 착용하고 바람막이로 온기를 조금 더 보존하면 늦가을까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만약 겨울이 찾아오기 전까지만 라이딩을 즐기고자 한다면 다양한 옷의 조합을 통해 의류 구입비용을 다소 아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날씨와 라이딩 상황을 통해 간절기의 의류 착용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곧 다가올 단풍의 계절, 자신에게 맞는 사이클링웨어 선택으로 포근한 가을 라이딩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구민정 koom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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