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스포츠 마니아들이라면 자전거 경주의 가장 긴박하면서도 멋진 순간으로 ‘피니쉬라인을 향해 돌진하는 스프린터들의 대결’이라는 부분에 공감할 것이다. 불과 타이어 하나 두께의 작은 차이로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 필사의 결의로 피니쉬라인을 향해 질주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엄청난 긴장과 박력을 전해준다.
열성적인 자전거 마니아라면 한번쯤 ‘선수처럼’ 멋지게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봤을 것이다. 일반 동호인이 참가할 수 있는 레이스도 있지만, 선두권에서 피니쉬라인 스프린트 대결에 참가하는 선수는 상위권의 몇 사람 뿐. 내가 레이스에서 가장 멋진 순간의 주인공이 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스페셜라이즈드가 레이스에 대한 열정을 가진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재미난 이벤트를 열었다. 레이스의 이름은 ‘I AM RE:VENGE', 작년에 열렸던 ’I AM VENGE' 이벤트의 부활이다. 단 300m의 단거리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레이스로 토너먼트 식으로 진행되며, 1대1 대결을 통해 이긴다면 더욱 강한 상태와 승부해볼 수 있다. 게다가 승패와 상관없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레이스의 가장 짜릿한 순간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으니 자전거 마니아, 특히 레이스에 대한 열정을 가진 라이더라면 놓쳐서는 안 될 이벤트였다.
스페셜라이즈드는 I AM RE:VENGE 이벤트를 압두고 '스트라바 챌린지'라는 온라인을 통한 기록 경쟁 이벤트를 진행했다. 전국 각지에 준비된 코스를 달린 수많은 라이더들이 자신의 주행기록을 온라인에 올려 실력을 겨루었고, 무대를 준비한 스페셜라이즈드는 푸짐한 상품을 걸고 축제의 흥을 돋웠다.
하지만 스트라바 챌린지가 연습경기였다면 I AM RE:VENGE야말로 메인 레이스다. 온라인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라이벌을 실제로 만나 1:1로 겨루는 화려한 무대. 여기에 참가한 모두는 더욱 빠르게 달리고 싶다는 열정을 가슴에 품은 라이더로 승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다.
탑 스프린터의 자리를 노려라!
8월 22일 아침, 아마추어 최고의 스프린터를 꿈꾸는 선수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2014년 봄에 열린 ‘I AM VENGE’에 참가했던 라이더들도 있었다. 2015 ‘I AM RE:VENGE’는 그동안의 연습으로 다진 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기회다.
높이 솟은 레드컬러의 스페셜라이즈드 깃발과 레이스 행사를 알리는 아치가 참가자들을 맞아주었다. 선수와 응원을 나온 많은 갤러리들이 행사 장소를 메웠고 여름 끝자락의 뜨거운 햇살만큼 예선을 준비하는 모습은 분주했다. 미리 준비해온 롤러 트레이너를 설치하고 안장위에 올라 몸을 달구었다. 30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동안 온 몸의 힘을 끌어내서 달리는 스프린트 경기이기 때문에 사전 워밍업이 중요하다.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부상 방지를 위한 스트레칭은 필수다.
시작을 알리는 간단한 축사와 함께 A, B, C, D, E그룹으로 나뉘어 예선 레이스가 진행 되었다. 출발위치로 이동하는 선수들의 표정이 비장하다. A그룹을 시작으로 두 명의 선수가 달려 경쟁하는 드래그 레이스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예선에서는 그룹에 상관없이 출발지점과 피니쉬라인에 설치된 기록지점을 통과한 시간을 기준으로 64명의 본선진출 선수를 선발했다.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선수들의 꽉 다문 입술에서는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출발 신호가 나오자 춤을 추듯 힘찬 페달링과 함께 기합소리가 허공에 퍼졌다.
그러나 승리는 준비 된 사람의 것이다. 강한 토크를 내는 갑작스러운 페달링에 자전거의 체인이 빠지거나 변속 트러블로 피니쉬라인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그러나 체력을 키우는 것과 함께 평소 자전거의 정비를 꼼꼼하게 하고 트러블 없이 변속하는 요령을 몸에 익히는 것 또한 실력이다.
예선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의 장비가 똑같은 성능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비의 격차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스포츠용 모델이 아닌 저렴한 입문용 자전거로 최선을 다해서 본선에 진출 한 경우도 있다. 때로는 노력과 열정이 좋은 장비를 뛰어 넘기도 한다.
기록으로 진행되는 예선전임에도 많은 선수들이 함께 달리는 라이벌을 의식했음이 분명하다. 눈으로 쫒기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피니쉬라인을 통과하는 선수들, 기록을 정리해보니 동일한 기록을 낸 선수들도 여럿 있어 추가 예선경기를 통해 본선진출자를 결정해야 했다.
모두가 함께 하는 시간
다른 모든 취미도 마찬가지지만, 사이클링은 혼자 할 수 없는 스포츠다. 가족의 이해와 협조가 없다면 마음껏 자전거를 즐길 수 없을 것이다 ‘I AM RE:VENGE’는 단순히 스프린터를 위한 행사가 아닌 자전거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파티였다.
현장에는 더위를 날려 줄 시원한 스포츠 음료, 푸드트럭과 함께 다양한 즐길 거리들이 가득했다. 자전거와 함께 하는 다양한 용품들의 체험부스를 시작으로 스페셜라이즈드의 자전거 시승행사가 함께 진행 되었다.
출시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최신 에어로 바이크 벤지 ViAS pro를 시작으로 알루미늄 에어로 로드바이크의 최고봉을 노리는 모델 알레 스프린트, 뉴 타막, 타막 디스크, 여성용 레이스바이크인 아미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을 직접 시승 해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스페셜라이즈드의 데모 바이크는 이번 행사뿐 아니라 매주 진행되는 ‘런치라이드’와 ‘나이트라이드’를 통해 사전 신청으로 시승이 가능하다.
긴장감 가득했던 예선과 점심식사 후의 나른함을 날려 줄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했다. 에스웍스 벤지 ViAS를 통해 단축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하는 '5 Minutes' 페스티발 존에서 라이더와 갤러리들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열렸다. 이벤트에 참여하여 스탬프를 모으면 물통케이지와 함께 자전거 휴대공구를 간편하게 장착할 수 있는 SWAT 스토리지 케그를 증정했다.
또 스페셜라이즈드의 후원을 받는 콘티넨털 팀인 KSPO(국민체육진흥공단)선수들이 현장을 찾았고, 박성백 선수의 250m 스프린트 기록에 도전하면 다양한 선물을 증정하는 ‘박성백을 이겨라’와 같은 흥미진진한 이벤트가 함께 진행되었다.
I AM RE:VENGE - 스프린트 최강자를 위해서
오후가 되어 MCT(마스터즈 사이클 투어) 팀 전이 본선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MCT에 참가하는 마스터즈 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경기로, 각 팀에서 두 명의 선수가 나와 달리게 된다. 두 선수의 기록을 합산하여 가장 좋은 기록을 낸 팀이 우승하게 된다. 출발 전 함께 달리는 파트너와 작전을 세우는 모습이 진지했다. MCT 팀 전은 ‘팀 자이언트’가 우승을 차지했다.
휴식시간에도 스타트라인에 설치된 기술지원 부스는 분주했다. 결승은 앞둔 4강 경기부터는 에스웍스 벤지 ViAS pro를 타고 레이스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안전과 원활한 레이스를 위해 에스웍스 벤지 ViAS pro를 최적의 상태로 제공했다.
왜 선수 본인의 자전거가 아닌 최신형 에어로 바이크인 에스웍스 벤지 ViAS pro를 준비 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이 같은 대회를 열 필요 없이 시승용 자전거를 준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예선을 통과해 4강에 진출한 선수들이 장비의 격차 없이 동일한 조건으로 달릴 수 있게 하기위한 것도 이유겠지만, 이처럼 자신의 한계를 눈앞에 두고 달리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퍼포먼스를 지닌 에어로 바이크를 제공함으로서 가장 멋진 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스페셜라이즈드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I AM RE:VENGE - 치열한 속도 경쟁 드라마
우리는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반전 스토리에 열광한다. 올해의 I AM RE:VENGE도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예선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끈 선수가 있다. 다른 선수 보다 발달한 두꺼운 다리근육과 경기 전의 긴장된 분위기에 익숙한 듯한 노련한 분위기로 참가자, 바로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 선수였다.
분명 사이클링은 그의 주 종목이 아닌 만큼 아마추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평소 훈련으로 다져진 체력은 일반 동호인 라이더와 비교하기에 마치 반칙이라 생각될 정도. 게다가 많은 스케이팅 선수들이 평소 훈련을 위해 자전거를 탄다고 한다. 아마 모태범 선수는 강력한 다리 힘 뿐 아니라 자전거를 다루는데도 상당한 실력을 지닌 강력한 스프린터일 것이라 예상되었다.
: 모태범 선수와 엄희태 선수의 결승 피니쉬라인 통과 순간!
그리고 실제로 모태범 선수는 예선경기를 여유 있게 돌파하며 남자부 결승에 올라 최후의 대결에 나선다. 모태범 선수의 라이벌은 엄희태 선수. 스타트를 알리는 총성과 함께 두 선수가 총알처럼 뛰쳐나갔다. 그야말로 눈으로 승패를 가리기 힘든 순간, 피니쉬라인을 통과하는 엄희태 선수의 바퀴가 근소한 차이로 모태범 선수를 앞섰다. 불과 0.1도 안 되는 순간의 차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모든 경기가 끝나고 오늘의 주인공들을 위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0.1초 차이로 2위를 차지한 모태범 선수의 축하를 받으면 엄희태 선수는 I AM RE:VENGE의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여성부 결승도 지난해 입상했던 송청미 선수를 제치고 처음 대회에 출전하는 최예림 선수에게 우승이 돌아갔다.
남자부 개인 우승자에게는 부상으로 마지막 대결의 경주마로 활약한 스페셜라이즈드의 최신 모델인 벤지 ViAS 프로를, 이어서 진행 된 여성부 우승에는 최예림 선수에게는 2016 루비 콤프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각 부문의 시상식이 끝나고 I AM RE:VENGE를 개최한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 및 협력업체들이 준비한 상품을 건 걸린 럭키 드로우 행사와 함께 모든 이벤트가 종료되었다.
레이스의 결말은 피니쉬라인을 통과하는 짧은 순간에 결정된다. 하지만 단 한순간을 위해 몇 주에 걸쳐 뜨거운 땀을 흘려온 선수들의 열정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 아닐까? 스페셜라이즈드가 준비한 이 무대 위에서 활약한 모든 선수들이 레이스의 주인공이었고, 뜨거운 태양 아래 열정을 불사르며 멋진 추억을 남겼다. 올해의 I AM RE:VENGE는 막을 내렸지만 드라마는 끝난 것이 아니다. 스페셜라이즈드와 함께하는 다음 이벤트가 기대된다.
글
구민정 koomin@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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