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이제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가 된지 오래다. 자전거 문화라고 해봐야 한강변을 달리고 가끔씩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근거리 투어나 다니는 것이 전부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전거 문화는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재미난 즐길 거리들로 가득이다. 자전거라는 문화를 즐기는 방법은 사람들 저마다 다른데 7월 24일 저녁 서울 압구정에 또 하나의 자전거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슴푸레한 하늘아래 촉촉한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그곳에서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꽃인 노란 해바라기가 환하게 빛나며 라이더들을 맞이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르꼬끄 스포르티브(le coq sportif)는 압구정 직영매장에서 ‘투르 드 프랑스 2015 라이브 중계 이벤트’를 진행했고, 100여명의 열성 사이클링 팬들이 방문해 사이클링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함께 나누는 특별한 시간을 가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르꼬끄 스포르티브를 단순히 컬러가 화려한 패션브랜드라고 알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식도는 더욱 그러하다. 르꼬끄 스포르티브가 자전거용 저지를 만들었다고 하면 자전거 시장이 워낙 인기니까 르꼬끄 스포르티브도 시장의 흐름에 맞춰 그냥 하나 만들었나보다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1951년 투르 드 프랑스의 첫 공식 스폰서가 된 스포츠웨어 브랜드이며, 40여년 이상 지속되어온 스폰서십을 통해 투르 두 프랑스를 주름 잡았던 수많은 레이서들의 포인트 저지를 제공해왔다. 다시 말해 자전거 역사를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브랜드란 의미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국내 라이더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서였을까?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작년부터 라이더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자전거 축제라고 할 수 있는 투르 드 프랑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진행되는 투르 드 프랑스 2015 라이브 중계 이벤트는 지난 7월 15일부터 20일까지 5일간의 사전모집 이벤트를 통해 당첨된 50명의 라이더와 동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당일 진행될 투르 드 프랑스 스테이지 19를 함께 시청하는 것은 물론, 여러 상품을 놓고 펼쳐진 각종 경품 이벤트와 가벼운 다과가 준비되어 즐거운 파티 분위기를 더했다.
르꼬끄 스포르티브, 투르 드 프랑스의 메신저
르꼬끄 스포르티브 압구정 직영매장의 입구를 장식한 노란 해바라기에 반가움을 느낀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매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새파란 하늘아래 해바라기가 만개한 노란 들판을 선수들이 달려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풍경은 사이클링 팬들이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투르 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장면이다.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지난 수십 년간 투르 드 프랑스를 공식 후원해왔던 브랜드답게 투르 드 프랑스의 ‘문화’를 국내의 라이더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물론 그런 사실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일단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기에는 충분하다. 우리나라처럼 라이더들이 즐길 거리가 많지 않은 환경에서 진행되는 몇 안 되는 이벤트라 그런지 이런 행사를 기획하게 진행하는 르꼬끄 스포르티브가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행사장 곳곳을 장식하는 해바라기에 익숙해지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레이스의 리더들을 위해 제작된 저지들이었다. 투르 드 프랑스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개선문 앞에서 마지막 스테이지의 경기를 마치는 전통이 있는데, 올해가 바로 이 전통을 40년째 이어나가고 있는 해라고 한다. 이를 기념하기위해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산악왕이 입는 폴카 닷 저지를 제외한 옐로우, 그린, 화이트 저지에 파리의 개선문 문양을 넣었다.
메인이벤트인 투르 드 프랑스 2015 경기의 라이브 중계가 시작되기 전, 르꼬끄 스포르티브가 판매하는 사이클링웨어들을 구경하고 직접 입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이번 이벤트에 초대된 라이더들은 자유로운 파티 분위기 속에 담소를 나누며 더욱 친밀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열성적인 라이더들은 자전거를 타고 행사장을 방문했다.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자전거를 타고 오는 라이더들을 위해 행사장 입구에 자전거 거치대를 준비했고, 투르 드 프랑스 기념 물통을 특별 선물로 준비했다.
어느덧 초저녁을 지나 밤이 깊어가고, 프랑스 현지에서는 레이스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많은 라이더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메인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투르 드 프랑스 경기를 인터넷으로 중계하며 이름을 알린 열성라이더 정성인 씨와 함께 특별 게스트로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인 장선재 선수와 KBS의 ‘우리 동네 예체능’ 사이클링 편에 출연했던 벨기에 출신 연예인 줄리안이 함께했다.
3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중계는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수의 투르 드 프랑스 중계 경험을 살린 정성인 씨의 재치 있는 입담과 장선재 선수에게 직접 듣는 프로 레이서들의 경험담, 사이클링 강국 벨기에가 고향인 줄리안이 전해주는 현지의 이야기는 보다 레이스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스테이지 19가 진행되는 사이 구간 우승자 맞추기 이벤트를 위해 라이더들은 경품 응모함에 자기가 예상하는 우승자를 써 넣었다. 12시가 넘은 늦은 시간까지 함께한 참가자들은 앞선 구간 우승자 맞추기 이벤트와 럭키드로우 이벤트를 통해 풍성한 경품을 가져가는 행운을 누렸다.
어떤 이의 눈에는 이번행사가 단순히 해외에서 열리는 자전거 대회의 중계를 함께 지켜보는 것에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시차 덕분에 늦은 시간에 모여서 봐야 했고 더군다나 국내 대회도 아니기 때문에 전체 라이더들 중에서도 그저 소수의 호응만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무척이나 한정된 행사로 보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투르 드 프랑스의 공식 스폰서인 르꼬끄가 준비한 이번 이벤트는 단순히 중계를 같이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이클링의 본고장 프랑스의 문화를 함께하는 자리였다. 작년 보다 사람들도 늘어났고 반응은 뜨거웠으며 이제 슬슬 사람들은 문화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 같아 보였다. 아마도 내년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투르 드 프랑스를 함께 지켜보며 응원하는 문화를 즐기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이벤트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이클링의 매력을 전하고, 한편으로는 국내 사이클링 문화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그와 함께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매력적인 프랑스 감성 사이클링웨어를 국내에서도 더 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장낙규 rockyou@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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