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투르 드 프랑스는 예년보다 훨씬 박진감 넘치는 영상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터사이클과 헬리콥터를 탄 카메라맨이 잡아내는 ‘밖에서 바라본’ 영상 뿐 아니라 선수들의 자전거에 장착된 카메라가 ‘안에서 보여주는’ 영상이 훨씬 더 생생할 것이라는 점에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 고프로로 촬영된 레이스 영상. 심지어 선수 뿐 아니라 미캐닉과 레이스를 서포터들이 고프로를 장착하고 현장의 모습을 전달했다. 마치 직접 현장에 가있는 듯한 생생한 영상은 레이스 팬들의 궁금증 해소를 넘어 감동을 가져다준다.
올해 투르 드 프랑스에서 선수들의 자전거에 장착된 카메라는 뛰어난 화질의 영상으로 익스트림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고프로(GoPro)의 액션캠 히어로4 블랙(HERO 4 Black)이었다. 고프로 히어로4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은 유튜브의 고프로 채널 등에서 공개되어 수많은 사이클링 스포츠팬들을 열광시켰다.
: 환골탈태!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지만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한 형상이었던 고프로4가 하루만에 날렵한 모습으로 바뀐 것을 팬들이 목격했다.
그런데 고프로는 투르 드 프랑스 기간 중 히어로4 카메라의 신모델을 선보였고, 팬들은 선수들의 자전거에 세련된 ‘고프로 히어로4 세션(Hero 4 session)’이 장착된 것을 목격했다. 지금 투르 드 프랑스 현장을 촬영하고 있는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은 발표와 거의 동시에 국내에서도 출시되었다. 이 화제의 모델을 라이드매거진이 만나보았다.
고프로를 반으로 잘랐다
그동안 라이드매거진 기자들과 함께했던 고프로 히어로4 블랙, 카메라의 성능은 아무 불만이 없었다. 사실 고프로 히어로4 블랙의 성능을 절반밖에 사용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4K 영상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임에도 늘 1080p로 촬영했으니 말이다. 고프로 히어로4 블랙은 필자에게는 과분할 정도의 성능을 가진 카메라였다.
: 고프로 히어로4 세션 / 레고 주사위 / 고프로 히어로4 블랙 크기 비교
그러나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고프로 히어로4 블랙의 상자모양 디자인에는 불만이 많았다. 고프로 히어로4 블랙은 앞에서 보았을 때 렌즈가 넓적한 모양이 날렵한 자전거와 잘 어울리지 않았고, 방수 하우징까지 씌우면 무척 크고 무거웠다. 조금만 더 작고 날렵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니었으리라.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을 보는 순간 ‘역시 고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제품의 성능제원을 파악하기 전에 모양새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단 고프로보다 훨씬 작은 크기. 두께는 더 두껍지만 정면에서 보았을 때 마치 고프로 히어로4 블랙의 렌즈만 가져와 방수하우징을 씌운 듯한 깔끔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네모반듯한 큐브 모양의 히어로4 세션은 가방 속에 늘 휴대하고 다니는 디지털 액세서리로도 손색없을 듯하다. 4K 영상에 욕심이 난다면 히어로4 블랙을 사용해야겠지만, 1080p 영상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히어로4 세션이 더 끌릴지도 모르겠다.
히어로4 세션, 사이클리스트를 위한 콤팩트한 액션 캠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의 내용물을 살펴보면 상자 안에는 카메라와 카메라를 고정하는 프레임(표준형, 저배형) 2개, 접착식 마운트 2개(곡면부착 1, 평면부착 1)+마운팅버클 2개, 마이크로 USB 케이블의 심플한 구성이다. 히어로4 세션과 함께 새롭게 출시된 볼 조인트 타입 마운팅 버클이 하나 들어있는데, 별다른 공구 없이 간단히 목을 움직여 카메라가 바라보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기존의 고프로 히어로4 블랙과 달리 배터리는 분리되지 않는 내장형이다. 전원케이블을 본체에 직접 연결해 충전해야 한다. 배터리가 완충된 상태에서 약 2시간 정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제원상의 설명. 충전 케이블은 스마트폰 충전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마이크로 USB 타입으로 바뀌었다. 휴대폰 충전기만 있으면 어디서나 충전 가능하니, 별도의 케이블을 갖고 다니는 수고가 줄었다. 제원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HERO4 Session Camera
비디오 : 1080p60 / 960p100 / 720p120fps
카메라 : 12MP / 30fps 버스트
와이파이 : GoPro 어플리케이션 + smart Remote 호환 가능
비디오 촬영 해상도 : 4Kp15 / 2.7Kp30 / 1440p48fps
SuperView 모드 지원
자동 저조도 모드 지원
SD카드는 포함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카드 슬롯에 대각선으로 들어가는 것이 독특하다. 충전 케이블과 카드 슬롯을 덮는 커버는 기존의 고프로 시리즈와 달리 커버로 단단하게 밀폐되는 구조다. 별도의 방수하우징을 씌우지 않아도 고프로 히어로4 세션 본체만으로 10m 방수를 지원한다.
버튼은 상단의 촬영 버튼과 후면의 와이파이 페어링 버튼 2개가 전부다. 촬영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전원이 들어오며 영상촬영을 시작하고, 촬영버튼을 3초간 누르면 스틸사진 촬영을 시작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고프로 앱을 설치한 다음, 고프로 히어로4 세션 카메라와 무선으로 연결하면 촬영 모드의 세부 설정이 가능하다. 스마트 폰 외 Smart Remote2 리모콘 등의 액세서리와 연결하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스마트폰용 고프로 앱의 설정화면. 스마트폰의 화면을 통해 히어로4 세션 카메라가 촬영중인 영상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지만, 약 1초 정도의 시간차가 발생한다. 또한 스마트폰과 히어로4 세션 카메라의 배터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실시간 영상 확인은 카메라의 화각을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를 권한다.
자전거 장착과 테스트
: 가민 속도계와 고프로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 필자는 상하 2대의 고프로를 장착하기 위해 마운트 구조를 약간 변경했다.
구성품과 제원을 살펴봤으니 이제 자전거에 장착할 차례다. 아쉽지만 기본적으로 포함되어있는 마운트만으로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을 자전거에 깔끔하게 장착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종류의 고프로 순정 마운트가 있지만, 자전거에 특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프로팀의 자전거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K-엣지의 알루미늄 마운트를 사용해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을 핸들바에 장착했다. 카메라의 실측 무게는 73g이니 마운트를 포함해 과자 한 봉지 정도의 무게가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일단 자전거에 장착하고 보니 기존의 고프로 히어로4 블랙보다 사이즈는 50% 작아진 느낌이다. 렌즈 앞부분이 평평하여 공기저항은 약간 늘어나겠지만, 앞에서 보면 딱 렌즈의 면적만큼 공기에 노출되니 이 정도라면 자전거의 외관과 성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카메라 전면 구석에 보이는 구멍은 소리를 녹음하기 위한 마이크다.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은 앞뒤 2개의 듀얼마이크 시스템이 적용되어 바람이 많이 불 때 또는 다운힐용 자전거나 모터스포츠 같이 속도가 빠른 스포츠 같은 경우는 자동으로 최적의 오디오에 가장 잘 맞는 상태로 마이크가 전환된다. 어떤 환경에서 관계없이 바람소리가 줄어들고 오디오 품질이 향상 되었다.
자전거에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을 장착한 상태에서도 측면의 포트 커버를 열어 SD 카드를 손쉽게 삽입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장시간 촬영을 위해 외부 전원을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 전원을 연결하기 위해 커버를 연 상태에서는 방수/방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카메라를 뒤집어 장착했기 때문에 스위치는 아래에 위치한다. 상태 표시 액정 역시 아래로 내려가지만, 어차피 액정은 촬영 시작할 때 잠깐 보기 위한 것이니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 기존의 고프로 히어로 시리즈는 카메라를 뒤집어서 장착할 때 카메라의 상하 반전 설정을 해줘야 했지만,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은 위아래가 뒤집힌 것을 자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셔터 버튼만 눌러주면 자동으로 촬영 방향이 조절되어 추후 편집 시 영상을 뒤집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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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을 이용해 주행하며 촬영한 테스트 영상
영상의 품질은 주행환경과 설정에 크게 좌우된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대체로 카메라의 기본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영상을 촬영하더라도 깔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주변 환경의 조도에 따라 영상의 밝기를 조절하는데, 화창한 날씨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어두운 밤길을 달리며 촬영했음에도 제법 쓸 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고프로를 블랙박스 용도로 사용하고자 하는 라이더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블랙박스의 경우 깔끔한 화질의 자연스러운 영상촬영보다는, 화질을 다소 희생하고 부자연스러운 색감이 나오더라도 주변 사물을 뚜렷하게 촬영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빛이 거의 없는 어두운 곳에서 블랙박스로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카메라는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체스트 마운트를 이용해 고프로를 라이더의 가슴에 장착하고 시승촬영을 진행했다.
카메라의 콤팩트한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 덕분에 체스트 마운트와 같은 액세서리를 이용해 카메라를 착용하기도 무척 편해졌다. 특히 그동안 고프로를 헬멧에 장착해 사용했던 라이더라면 앞에서 방향을 자유롭게 돌려가며 장착할 수 있는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이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카메라인지 벌써 그 가치를 짐작하지 않을까?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은 작아진 만큼 활용도는 더욱 넓어졌고, 더욱 쉽고 재미있어졌다. 익스트림 스포츠 뿐 아니라 모자의 챙에 장착해 일상생활을 촬영한다거나 귀여운 애견의 몸에 부착해 비일상적인 멋진 영상을 촬영하는 등 인터넷만 조금 검색해 봐도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은 ㈜세파스를 통해 수입되며 소비자가격 \495,000원에 판매된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카메라 전문점을 방문해 히어로4 세션의 성능을 직접 체험해본다면 이 귀엽고 강력한 카메라를 아마 마음속의 버킷리스트에 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글
장낙규 rockyou@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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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모터사이클, All New 스카우트 시리즈 국내 최초 공개
